저는 서강대를 졸업했고, 억대 연봉은 아니지만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나름 높은 연봉을 받고 일하고 있으며, 비싼 집은 아니지만 서울시내에 3채의 집을 가지고 그 중 두채는 월세를 놓고 있고.. 잃을 것이 많은 그런 사람입니다. 이미 온 가족이 각종 민영보험으로 충분히 보장받고 있기 때문에 의료민영화와 관계없이 충분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주변에 어려운 친지나 가족이 없기 때문에 어렵다 어렵다 하는 것도 체감하기 힘듭니다. 대학교 재수를 해보지도 않았고, 10년전에 취업이 힘들긴 했지만 4학년 학기 중간에 입사를 해서 취업준비생의 어려움도 모릅니다.
한마디로 재수없는 놈입니다. 이런 사람이 새누리당을 원해야 합니다. 문재인이 되면 잃을 것이 많아지니까요. 저뿐이 아닙니다. 저희 부모님도, 장인장모님도 잃을 것이 생기겠죠.
하지만 우리는 모두 문재인씨가 되길 원했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말할만한 재력가도 권력가는 절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후대를 위해서는 더이상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현재의 더러운 자본주의는 물려주어서는 안된다는 작은 양심선언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제...밤에 방송을 보다가 TV 를 끄고 곤히 자고 있는 아들 녀석들 옆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우리 세대들처럼 자본의 논리로 사람을 다루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그런 사회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까봐 무척 괴롭습니다. 정말 가슴이 먹먹합니다.
아마 아직도 자본주의의 단맛을 잊지 못하고 있는 바로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 반성도 해봅니다. 내가 나를 더 버렸어야 하는데...꼭 내 잘못 같아서 더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