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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게시물ID : sisa_3284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워춥다구
추천 : 6
조회수 : 20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2/20 17:48:35
 지지한 후보가 졌다. 안타깝지만 선거에서 진 것이고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선거 결과를 보아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적어도 선거에 참여한 한국인 과반수는 너와 다르게 생각했다. 결과를 받아들이고 깨끗이 승복할 줄 아는 것도 민주주의다.

 그러나 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께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 그러나 그 절반이 정상적으로 사고한 결과가 이것이겠습니까. 사람을 죽이고도 당당하고 권력을 잡아 호의호식하던 그들이, 언론을 통제하고 더 나아가 교육을 통제한 결과입니다. 만일 제대로된 교육과 의식이 있는 국민이 마찬가지로 의식있고 성찰할 줄 아는 후보를 선택한 결과였다면 나는 깨끗이 인정했을 겁니다.
 
 나는 편협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베오베에 있는 어느 분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정의롭기를 바라는 하나의 사람입니다.
 
  유치하게 무슨 정의씩이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어릴 때부터 '남의 눈에 눈물 나면 네 눈에는 피눈물 난다', '정직하게 살아라'하는 어른들 말씀을 들어왔을 겁니다. 내가 말하는 정의는 거창한 게 아닙니다. 이런 사소한 것들입니다. 작지만 항상 생활 속에 묻어있는 것들이요.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이라고들 했습니다. 그리고 이긴 쪽은 가슴 아프게도 남의 눈에서 눈물을 피를 뽑아낸 쪽이었습니다....
 
 내가 뭐 지금 당장 탱크를 타고 청와대에 쳐들어가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잊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어제의 결과에 진심으로 눈물 흘리며, 아직 어린 동생에게 '운지, 홍어를 함부로 말하지 말아라' 가르쳐주고 그 이유를 설명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어제 광주 분들 많이 우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눈물을 닦으며 위로해주고 싶다는 뜻입니다. 내가 말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어른들이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걱정하시는 세상이 또다시 올지도 모릅니다. 정직하게 살아라, 말씀하시던 그분들이 그러나 남을 속이고 죽인 사람 밑에서 굽신거리던 가슴 아픈 세상.... 그리고 어쩌면 나는 그 속에서 정을 맞아 떨어져 나갈지도 모릅니다.
 
 그 속에서 어찌 살아야 할지 가슴이 먹먹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기에는 내 남은 세월과, 지나온 시간 속 가르침이 너무 아깝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미약한 힘으로나마 몇 자 적습니다.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할 가슴과 그 연유를 따져 물을 머리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광주분들, 빨갱이 아닙니다. 누가 그렇게 부르면 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그 이유를 설명해줍시다. 권력에 피해 입은 사람이 있으면 달려가 위로하고 같이 싸워줍시다.
 
 머리와 가슴으로 배우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절대로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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