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먹고살기라는 지상과제
게시물ID : sisa_4219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91
추천 : 2
조회수 : 26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8/04 11:44:52
대한민국의 국민에게는 70년대 이래로 지상과제가 주어져 있다

경제 발전을 통해 잘 먹고 잘 사는것이다.


전쟁으로 모든것이 파괴 된지 한세대도 안 지난 시점에 

산업사회도 지나고 한참 지난 시점에서 아직도 농업국가인 국가의 국민들에게

국가가 제시한 먹고살기라는 지상과제는 국가의 프로파간다 이전에 존재하는 현실이고 내일이 문제가 아니라

오늘을 버텨 나갈수 있게 하는 중요한 문제였다.


현실과 프로파간다가 일치하는 상태에서

국민들은 국가가 제시하는 파이 늘리기 사업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파이가 한사람도 다 못 먹이는 상태라면 당연히 파이부터 늘리고 봐야 되지 않겠는가?

아직까지는 국가가 잘 되는게 나도 잘 먹고 잘 사는 길이 맞았다.

우리가 번 돈이 우리에게 돌아오기 보다 다시 인프라와 사업에 투자되는게 당연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이게 당연시 되기 시작했다.

누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다. 

모든것을 지휘하는 자들인지, 지휘받는 우리들도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건지.


파이는 커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줄 여력이 생겼지만

아직도 우리는 굶주렸고 누군가는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해 대학생들은 거리로 나가고 노동자는 스스로를 불살랐다.

그래도 우리는 한눈팔면 내일 먹을게 없기때문에 모두 다 그들을 돌아봐준건 아니었다. 


우리가 굶주려도 시간은 흐르고 어느덧 파이는 세계구 급의 크기를 자랑하게 되었다.

조금씩은 우리도 파이를 먹어보게 되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파이가 증발했다. 

우리가 파이를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우리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우리의 것을 털어 파이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파이는 원래대로 돌아왔고 누가 파이를 없앴던 건지는 어둠속에 묻혔다.


한번 파이가 없어졌기에 우리는 앞으로도 어느날 갑자기 파이가 없어질거란 불안감에 사로잡혀

당장 내일 먹고 사는것만이 우리의 지상과제가 되었다.


아직도 국가가 잘되는것이 우리가 잘되는것 이라는 생각이 남아있기 때문에 

국가의 경제논리는 나의 경제논리이고 국가에게 돈이 안되는것은 나에게도 돈이 안되는것이다.

국가가 이것은 돈이 안되기에 하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도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10년, 20년 후에 내가 어떻게 될지, 50년,60년후에 내 자녀와 손자들이 어떻게 될지는 나중 문제다

왜냐면 우리의 지상과제는 오늘을 먹고사는것이니까. 


최면에 걸려 너무 오랜기간 살아왔기에 현실은 최면이고 최면은 곧 현실이다.

이 고착된 상태를 바꾸기에는 너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신문은 우리 경제가 엄청나게 큰 위기에 빠진것처럼 매일 경제위기에 관한 기사를 쏟아내고

서점의 베스트 셀러는 정신력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로 가득차있다.


우리 주위가 한 목소리로 다른건 신경쓰지 말라고, 다른걸 신경썻다간 길거리로 내앉는다고 말했기에

우리는 다른건 신경쓰지 않았고 정말로 다른걸 신경쓰지 않으면 길거리로 내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도록

우리 스스로 방치했다.


어린이들의 순수함은 옛날이야기이고  초등학생마저도 장래희망을 월수입을 기준으로 책정하기에 이르렀다.

학문의 상아탑도 더이상 학문을 위한 곳이 아니라 학문 장사를 하는곳이 되었고, 학자들은 내일을 기약할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것이 누구의 책임이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는 50년 넘는 시간동안 진행되면서 너무 다양하게 얽혀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할 일은 우리가 한눈좀 팔수 있는사회, 먹고사는것이 지상과제가 아닌사회. 나아가 지상과제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