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선결과를 보고 멘붕 온 20대 후반 청년입니다.
베오베에 올라간 [2-30대가 어제 맨붕이였던 이유...] 에서의 말씀처럼 저 역시 태권V가 부서지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과오를 되풀이하는 우매한 국민이란 생각에 끝도 없는 허탈감을 느꼈으며,
독립투사들이, 민주주의 열사들이 자신의 목숨, 혹은 목숨 그 이상의 것들을 바쳐가며 지키고자 했던 소중한 것들이 국민들 스스로 외면해 버렸단 생각에 울분을 토했습니다.
잠도 제대로 안 오더군요.
그리고 오늘, 롤이라도 한 판 하면서 기분전환해보잔 친구의 말에 저는 지인과 함께 랭겜 큐를 돌렸습니다.
심해어인 제 지인을 위해, 저 역시 가진 계정 중 심해에서 헤엄치는 계정으로 듀오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허허허허...
저랑 지인이 선 라인이 (원딜은 저, 미드는 지인) 매우 흥하였음에도 폭풍 패배를 맛보았습니다.
탑에서 똥을 쌉니다. 정글이 와딩도 안하고선 끊임없는 카정을 당합니다.
라인전이 끝났습니다. 이제 한타를 할 타이밍입니다. 그런데 탑하고 정글이 자꾸 잘리면서 끊임없이 똥을 쌉니다. 서폿은 갑자기 봇에서 흥했다고 데캡을 갑니다. 와드를 안 박습니다. 원딜인 제가 박아줍니다. 한타를 했습니다. 포커스가 엉망입니다. 원딜을 안 지킵니다. 결국 몰살을 당했습니다. 내부포탑이 깨지고, 억제기도 날라가고, 넥서스마저 파괴당합니다.
허허허... 허허.. 허.. 허허허허허허.....
안 그래도 멘붕인데 게임하면서 조각난 멘탈의 파편마저 가루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 계정은 배치 전승을 한 계정임에도 심해에서 헤엄치는 이유는 심해에 빠진 지인들 꺼내준답시고 듀오로 큐돌리다 같이 심해에 빠졌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어짜피 세컨이라 점수 욕심 없는 계정이거든요. 그래서 소환사명도 심해에 어울리는 소환사명으로 바꿨죠. 그리고 오늘처럼 심해에서 한참 헤엄치다 느끼는 것은 딱 두 가지입니다.
'정말 이곳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구나.'
'정말 이곳은 소통이 불가능한 곳이구나.'
게임에 패하고 결과창을 멍하니 5분간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선 지금 이 심해에서 맛본 결과가 작금의 현실과 너무 맞아떨어진다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역사를 망각한 우리 국민은 똥쟁이처럼 느껴졌고, 투표하지 않은 20대는 트롤러같다 생각했으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쓰신 분들은 캐리하려해도 온갖 똥쟁이와 트롤러 때문에 결국은 패배를 맛보는 모습이 작금의 현실과 너무나도 똑같아보였습니다.
어제의 대선결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심해에 빠졌다는 것은, 결국 우리 20-40대가, 그리고 앞으로 사회에 진출할 10대들이 열심히 똥을 치워야 한다고... 근데 아무리 열심히 똥을 치워도 캐리가 힘든 심해의 맛을 봐야한단 소리겠죠.
그래도 아직 희망은 남아있습니다. 심해탈출은 정말 힘들지만, 결국 탈출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리고 탈출한 모든 이들은 말합니다. "멘탈을 지키라."고... "팀을 독려하라."고...
따라서 저를 포함한 오유인 여러분들이 앞으로 해야할 일은 멘탈을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미운 똥쟁이와 트롤러지만, 그래도 그들을 독려하는 것을 포기해서도 안되겠죠.
그냥 실의에 빠진 저 자신을 위해 위로의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낙담했을 사람들을 위해서도요.
힘냅시다, 여러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