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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에 대한 각종 미화와 오해들
게시물ID : sisa_4220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린라임
추천 : 3/18
조회수 : 860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3/08/04 18:31:51


 전 2002년에 노무현을 직접 제 손으로 찍었습니다만, 지금은 그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10년도 더 전이네요.


 노무현에 대해 잘못 알려진 각종 이미지들에 대해 바로잡고자 본문을 씁니다. 노무현을 찍었던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책임은 져야 할 것 같아서요.



1) 노무현은 김대중을 잇는 햇볕정책의 지지자였다?


: 아닙니다.


 노무현의 최대 실정 중 하나인 대북특검이 노무현 취임 직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여럿 피보고 결국 김대중 정권 시절 여러 인사들이 소위 작살이 납니다. 물론 대북사업에 앞장섰던 현대그룹도 박살납니다.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자살하는 사건으로 이어졌을 정도죠. 노무현이 남상국만 죽인 게 아닙니다.


 당시 정몽헌 위상이 지금 이재용이나 정몽구 위상보다 낮지 않습니다. 대사건이었죠. 이 사건으로 인해 노무현은 너무나도 많은 적을 만들어 버립니다.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게 되었죠. 오랜 김대중 지지자들부터 다 돌아섰습니다. 소위 ‘난닝구’라고, 친노들은 지역이기주의자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만 대북특검부터 한 걸 보면 정말 파렴치한들이죠.


 아마 이런 무리한 대북특검은 정몽준에 대한 증오심에서 비롯되었을 겁니다. 실제로 대북특검만 들어간게 아니고, 당시 현대그룹 세무조사 다 털렸고 축구협회까지 털렸습니다.


 노무현 정권은 철저하게 친삼성 반현대였고, 이 시기부터 삼성이 단연 1등 재벌그룹으로 치고 나갑니다. 그 전엔 현대가 1등이었죠.


 괜히 정상회담이 노무현 끝물에야 진행되었던 게 아닙니다. 제대로 했다면 일찍 했어야죠. 아무런 약속도 이행할 수 없었던 시기에 회담 해봐야 효력이 있을 리가요. 한편으로 김대중 집권하고 현대가 대북정책에 적극적이던 시절에는 결코 지금처럼 걸핏하면 친북이니 빨갱이니 하는 저질 낙인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저 때부터 심해진 거예요. 친노세력도 호남 세력, 진보 세력과의 투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런 레드컴플렉스를 곧잘 이용했고요.



2) 노무현 시절엔 민주주의가 좋았다?


: 이 역시 아닙니다.


 노무현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였습니다. 가장 큰 건 역시나 자신이 속했던 당을 파괴하고 재창당을 한 후, 그 당마저도 퇴임 전에 깨버렸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인 정당 기반의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깨부순 행위입니다. 노무현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세력 - 주로 젊은 층 - 은 정당을 기반으로 한 좋은 민주주의를 보기도 전에, 정당이 깨지는 걸 보면서 정당에 대해 우습게 여기게 되는 아주 큰 악영향을 남기기도 했지요.


 또한 노무현은 매우 적극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했을 뿐 아니라, 기자실을 폐쇄하기까지 한 민주화 이후 초유의 대통령이었습니다. 조중동 프레임의 피해의식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그 피해의식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려우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정부가 언론을 직접 나서서 통제하는 건 경우가 없는 일입니다. 방송사 사장 낙하산 인사는 노무현이 원조격이고요. 직접 전 부처에 공문을 보내 실명 홍보성 댓글을 달라는 지시를 할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는 매년 민주주의 순위 발표를 하는데, 노무현 때보다 지금이 훨씬 민주주의 지수가 높게 나오고 순위도 좋습니다.


 시위 같은 건 뭐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보다 노무현 정부 때 훨씬 시위가 심각했고, 사망자도 여럿 나왔고 시위로 인해 구속된 사람도 훨씬 많았습니다. 심지어 소위 ‘명박산성’ 조차 애초에 ‘무현산성’이 원조입니다. 진짜로요. 대추리 때는 뭐 완전 군사정권 저리 가라였죠.



3) 조중동 때문에 노무현 정부가 망했다?


: 그럴 리가요. 말도 안 됩니다.


 일단 노무현 정부는 당시 ‘조동’을 제외한 모든 언론을 장악하다시피 했었습니다. 중앙은 빠집니다. 애초에 삼성계열인데 노무현 정부랑 아주 쿵짝이 잘 맞았죠. 홍석현 회장을 노무현이 주미대사로까지 임명해주고 아주 친하게 잘 지냈습니다. 노무현은 철저하게 친삼성이었는데 중앙이 노무현을 나쁘게 대할 리가 있겠어요? 노무현 없었으면 삼성은 현대 넘어서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건데요.


 게다가 당시만 해도 이미 종이신문 위력이 많이 떨어지던 시절입니다. 공중파는 다 노무현 편이었고, 사람들은 무가지와 인터넷 신문을 많이 보기 시작한 시대입니다. 중앙까지 노무현 편이었는데 조동이 제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국회까지 장악한 노무현 정권을 어찌 해볼 수가 없었죠.


 노무현 정권은 그냥 본인들이 워낙 못해서 망한겁니다.



4) 노무현은 억울하게 탄핵되었다?


: 대표적인 오해입니다.


 노무현은 본인이 원해서 탄핵이 되었습니다. 안 믿겨지실 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이 거의 사실입니다.


 애초에 열우당 생기고 민주당 분당되던 시점부터 소위 구민주당 - 김대중쪽 - 세력과 노무현 사이엔 건널 수 없는 마음의 골이 생깁니다. 그런데 노무현이 선거 운동 과정에서 불법을 자행했어요. 정치 중립의무를 지키지 않고 대놓고 열우당 편을 들었거든요.


 선관위한테도 제제받고, 민주당도 여러 번 경고를 했지만 노무현은 어디 해볼 테면 해봐라 식으로 들은 척도 안하고 계속 열우당 지지를 했습니다. 거의 약을 올리는 식이었죠. 그에 결국 탄핵 소추가 올라갔고, 여러 번 탄핵을 안 당할 기회가 있었지만 당하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심지어는 탄핵소추가 통과되던 날엔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던 국회의장까지 나서서,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진다 생각하여 노무현에게 직접 전화까지 해서 탄핵을 막으려 했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은 그런 도움의 손길조차 거부하고 그대로 탄핵을 당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급 지지율 반등 이후 열린우리당의 대승으로 끝났지요.



5) 노무현이 그래도 정치/경제는 잘했다?


: 말도 안 됩니다. 속된 말로 더럽게 못했습니다. 객관적으로 이명박이 노무현보단 더 잘했죠. 그보단 김대중 정부가 더 잘했고요. 물론 김영삼은 말할 가치도 없으니 논외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민주화 이후 제대로 해놓은 게 없는 유일한 정부입니다. 하려고 한 것 중 그나마 이명박 정부에서라도 이어서 된 게 한미 FTA랑 구럼비고, 나머진 하나도 안 됐습니다. 아, 대추리가 되긴 했는데 그건 노무현 정부의 흑역사 오브 흑역사입니다. 당시 관련 자료 찾아보면 혐오사진 여럿 나옵니다.


 경제는 성장하지 않았느냐고 할 수도 있는데, 사실 그 당시는 세계적인 호황기였고 노무현은 딱히 잘한 것 별로 없이 그 흐름을 탔습니다. 근데 비교해보면 그때 유일하게 한국은 OECD 평균 성장률을 밑돌았습니다. 다른 정권에서는 전부 다 예외 없이 OECD 평균 성장률을 상회했지요. 이명박 정부 때도 노무현 정부 때보다 더 성장했습니다. 심지어 2007년에는 환율관리를 잘못해서 무역적자까지 일어납니다. 괜히 이명박이 취임하자마자 무리하게 환율 건드린 게 아닙니다. 물론 무리하게 해서 부작용이 매우 컸고 잘못된 정책이 되었지만요. 참고로 환율 건드린 건 노무현도 건드렸고, 세율도 인하한 건 똑같습니다. 조금 정도차이는 있었지만요.


 실제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심해지고 서민경제가 박살난 건 다 노무현 때 일입니다. 노무현은 이런 각종 문제들에 대해 거의 제대로 대응을 못했습니다. 지지율이 얼마나 바닥을 쳤는지, 2004년에 열린우리당이 대승했음에도 불구, 불과 2년 후 지방선거에선 야권 역대 최악의 쪽박 성적을 거둡니다. 그 후 지지율은 IMF 김영삼을 제외하면 민주화 이후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죠. 이명박은 참 인기가 없긴 했지만 당시 노무현보다 지지율이 떨어져본 적이 없습니다.




6) 노무현은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 그럴리가요.


 노무현 정권은 제법 적극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탄생을 묵인 또는 방조하였습니다.


 2007년 초에 당시 여권 차기대통령 지지 1위는 고건이었습니다. 총지지율로 치면 이명박 박근혜 고건 순이었고, 이 셋이 빅 3 후보쯤 되었습니다. 이 중 이명박과 박근혜는 일단 같은 당이었기 때문에, 고건으로 잘 결집하면 승산이 있었습니다. 참여정부 인기야 바닥이었지만 고건은 노무현 탄핵정국 당시 안정적으로 대통령 대행을 했던 적도 있고, 노무현 때문에 반감이 컸던 당시 민주당쪽의 지지도 얻어낼 수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고건은 경선에도 나서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이 발목을 잡아서였죠. 이건 고건의 증언으로 차후에 확인이 되었습니다. 노무현은 한 번 민주당을 깬 것도 모자라 열린우리당 계열에 대한 책임까지 없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정권을 이어나갈 생각도 하지 않았죠. 만약 당시 노무현이 고건에게 했던 행동을 2002년에 김대중이 똑같이 했다면, 노무현은 절대 당선될 수 없었습니다. 이명박도 박근혜에게 그런 짓은 안했고요.


 노무현은 애초에 한나라당에 대해 그리 나쁘게 대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거의 호구처럼 굴었다고 보는 게 맞지요. 애초에 대북특검부터 시작해서 그 후 열우당 승리에 언론까지 거의 장악했던 시절에도 박근혜 천막당사 하나에 밀릴 지경이었으니까요. 그 후엔 대연정까지 제의하면서 거의 공식호구 수준이 됩니다. 이후엔 고건 발목까지 잡으면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숨은 공신이 됩니다.



7) 노무현을 찍었던 사람들은 계속 노무현을 좋아한다?


: 절대 아닙니다.


 10년 전에 노무현을 찍었다가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것은 민주당 자체 대선 조사에서도 나온 결과입니다. 노무현이 너무 정치를 잘못 해서 지지를 잃고, 이후 아직까지 신뢰를 못 되찾았다 보는 게 맞습니다.


 많은 노무현 추종자들의 상상과는 달리,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 중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이는 노무현 정권의 정치적 실패 때문이며, 과격한 노무현 지지자들의 비판을 거부하는 태도 및 무조건적 비아냥과 편가르기와 악플 등으로 더욱 심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런 태도는 변화하지 않았고,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친노 스타일이 아닌 온갖 의견들을 온갖 낙인을 찍어가면서 없애버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한발자국만 밖으로 나가면 그건 사실이 아니지요. 그저 수많은 사람들은 친노세력의 과격함과 후안무치함에 질려서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친노세력은 실제 인터넷 여론만 보면 계속 이겼어야 할 테지만, 2006년 지방선거부터 시작해서 온갖 보궐선거, 지난 총선 및 대선까지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습니다. 탄핵정국 이후 근 10년간 민주당 계열의 승리는 오직 친노가 권력을 쥐지 못했던 2010년 지방선거 때 뿐입니다.




 아마 이 글에도 온갖 비아냥과 악플이 달릴 거라 생각합니다. 노빠들은 항상 그래 왔고, 자기들만 정의고 비판을 수용하지 않으니까요. 전 제 손으로 노무현을 뽑았었고, DJ를 포함하여 오랜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지금은 민주당이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안철수를 비판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도 요즘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어서 계속 잘 한다 싶으면 앞으로는 찍어줄 지도 모르고요.


 정치에서 기본적인 태도는 정치하는 사람들은 원래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너무 믿거나 너무 추종하거나 할 만한 대상이 아닙니다. 시민의 바른 역할은 어떤 정치가가 잘 하나,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고 실제 각종 법안들과 제도가 어떻게 상정되고 어떤 효과를 발휘하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이지, 누군가를 맹종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그러는 게 아닙니다.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가의 말은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는’ 기업의 말과 크게 다른 게 아닙니다. 대략 그 정도 어감으로 이해하면 되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믿으면 안 되는 게 무조건적으로 어느 한 쪽의 정치인 또는 정치 집단을 무조건 잘했다고, 가장 과격한 어조로 추정하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온갖 비아냥을 해대고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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