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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국민이 찬성했으니 응원해주자는 사람들 보세요.
게시물ID : sisa_3330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크원
추천 : 10
조회수 : 21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12/21 15:56:11


오유인들이 지금 멘붕상태에 빠져 '나 삐졌뜸' 코스프레를 하는 건 사실이에요.
근데 왜 삐졌고 왜 멘붕인지 제대로 알고 저렇게 말하는 건가요?

절반의 국민을 무시하냐구요? 절대 아닙니다.
그들도 똑같은 유권자들이고, 볼테르가 말했듯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자유를 위해서는 함께 싸우겠다."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멘붕하는 이유는
이번의 표심은 진정한 민주주의적 생각으로 투표한 것이 아니니까 그러는 겁니다.

어제 오늘 올라온 멘붕 글들의 이유를 요약해보면 몇가지의 종류가 있습니다.

1. "공약따위 꺼져버렷 우리는 무조건 한나라당, 박근혜" - 노년층의 생각, 영남지역의 패권주의
많은 표심이 이 이유로 기울어져있었습니다.

i)  박정희 딸이니까, 박정희 신화를 이어갈 것이니까 
이건 정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생각인겁니다.
특히 노년층의 대부분은 이런 생각으로 박근혜를 찍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생각이 자리잡게 된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박정희의 신격화, 편향된 언론사선택 등등이 주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 딸이니까 뽑아준다?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이게.
여러번 얘기하지만 박근혜가 "박정희 딸" 프레임을 들고 나올 것이면, 그와 연관된 박정희의 비리, 의혹, 명백히 드러난 잘못들은
청산하고 가야 했습니다. 과거의 공을 가지고 가려면 과거의 과도 깨끗이 인정해야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는겁니다

ii) 박근혜가 불쌍하니까
위의 글과 대동소이한 이유입니다. 부모를 순식간에 잃었으니까? 물론 개인적으로는 매우 유감이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힘들 상황이지만, 그 이유를 대통령을 뽑는 대선에 갖다 대다니요? 한 나라의 대통령을 불쌍하니까 공약도 읽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뽑는 나라가 도대체 어딨습니까. 이또한 이미지 생성에서의 박정희의 서민적인 점 (막걸리 마시기) 등만 접했던 노년층의 친근감에서 비롯한 오류입니다. 마치 지인이 죽고 그 딸을 보듬고 싶어하는 마음이라는 건데, 충분히 인간적인 마음이지만 대선을 그런 생각으로 임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iii) 호남차별 (강준만 교수는 지역감정이란 말이 양측이 가해자라는 생각을 심는 언어유희라고 얘기했습니다)

이제는 명백한 호남차별. 

여전히 우리가 남이가와 한나라당이 안되면 경상도 다죽는다의 프레임에 갖혀있는 경상지역이 개탄스러운겁니다.

더 웃긴건 강준만 교수가 얘기했듯 호남이 결집하면 욕하기에 바쁘고 영남이 결집하면 불과 몇년전까지는 그 국민성을 칭찬받고, 지금에 와서도 호남처럼 욕을 먹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렇게 세상이 발달하고 범국가적으로 글로벌 시대를 외치면서 정작 국내에서 이따위의 영남 패권주의에 갖혀있다는것이 비통한 겁니다. 길게 말하기엔 너무나 할얘기가 많지만, 쉽게 말하면 호남지역은 독재를 했던 한나라당에 대한 반대지 영남에 대한 것은 미미한 반면, 영남 및 비호남 지역은 그 증오의 대상이 호남에 집중되었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2. 국민성에의 실망감

이 부분은 1번에서 얘기한 것에서 비롯한 것인데, 21세기에 와서도 아직까지 저런 사람들이 남아있다는 것이, 공약을 보는 것이 아닌, 무조건적 지지를 한다는 것이 문제인겁니다. 노년층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 혹은 사회학에 대해 배우지 못한 인구가 압도적이라지만, 그것 뿐만이 아닌 다른 이유들까지 아직도 횡행한다는 것이 슬픈겁니다.


i) 국개론에 부합하는,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후보를 찍는 이들에 대한 한탄

 FTA를 유지하면 누가 직접적 타격을 입습니까. 농어민이에요. 근데 그 농어민들은 박근혜를 찍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멘붕이 오는 문제는, 정작 그만큼의 타격을 입지않을, 비교적 도시민들이나 덜 사회적 약자들이 모여서 시위를 하거나 결집을 시도하면 정작 우리의 싸움이 위하는 그 농어민, 사회적 약자들이 빨갱이, 좌좀 등등으로 몰아가는 것에 힘이 빠지는 겁니다.

강준만 교수의 '전라도 죽이기'의 한 구절을 인용할게요

"여자 여럿이 어디 놀러가서 집단 강간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한여자가 맹렬히 싸워준 결과 다른 여자들은 도망을 갈 수 있었다. 결국 그 싸운 여자만 강간을 당하게 되었는데, 나머지 여자들이 그 강간당한 여자에게 '더러운 년'이라고 욕한다면?"

이런 기분인겁니다 우리는.


자기는 여유있는 집안에 산다. 이기적 이유로는 박근혜식의 정치가 우리집 먹고살기는 편하다. 하지만 난 민주주의를 위해, 사회 전체를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해 그런 이기적 소신을 버렸다.

이런 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저또한 이런 계층입니다. 집은 여유로운 상황이고, 아버지는 소위 사짜 직업 서대문구에 23년째 사무실 내셔서 어머니는 어학원 원장이시고 외동아들에 장손이며 6년의 호주 유학을 갔다왔고, 성대다니며 그 비싼 등록금 부모님이 대주시고 용돈 다달이 6,70만원 +@ 받으면서 22살인 지금 휴학해 아르바이트는 영어 강사 널럴하게 하면서 월 250에 그돈 다 용돈 합니다.

재수없게 보실 분들은 재수없게 보실수밖에 없겠지만, 제 요지는 이겁니다.

저희집은 수꼴하면 집안 잘 삽니다. 근데 아버지, 어머니, 저 모두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가 나아져야한다는 생각으로 문재인 후보 찍었습니다.

저와 아버지가 어제 나눈 얘기가 이겁니다.


"힘들지 않은 우리가 그렇게 힘들어하는 사람들보다 더 절박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힘들지 않은 사람이 힘든 사람 도와주려는데 욕먹는 상황이 얼마나 열받고 힘빠지는지 아는겁니까.


필력이 딸려서 말이 자꾸 새지만, 결론적으로 우리는 박근혜가 뽑힌게 멘붕의 이유가 아닙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국민성이 이렇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 우리가 수호하고자 하는 신념, 민주주의가 너무도 쉽게 넘어갔다는 것, 우리가 자기자신 외에 지켜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비방하는 것, 이게 우리가 멘붕하는 이유인겁니다.



요약.

대구 경북 욕하는건 아직도 아무생각없이 선동당해서 우리가 남이가 이 짓하고 있어서 화가 나는데 표현하기가 너무도 힘들어서 그래요.

노인이랑 농어민 욕하는건 노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 계층을 위해 우리는 싸우는데 정작 그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어서, 섭섭해서 그래요.


우리가 원하지 않던 후보가 되어서 그러는게 아니에요.

우리가 간절히 바라보던 민주주의가 날아가서 그래요.

유권자들이 너무 쉽게 생각하는 투표권이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것인데, 그걸 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래요.

그 피를 흘리게 한 장본인들을 뽑아주니까 그래요. 너무도 중요한 표를 막았던 사람들이 호위호식하면서 살수 있게 아무 생각없이 던져버려서 그래요.

근데 응원하라구요?

mb가 "기왕 된거니까 편안하게" 이거랑 뭐가 달라요. 우리가 믿는 신념이 날아갔는데

난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면서 캐낼수는 있어도, 기회를 줄 순 없어요. 이미 오래전부터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사람들인데 뭘 기회를 줘요.

그러니까 그런말 하지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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