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많이 분노했고, 많이 화났고, 심지어 이유없이 오유에까지 화가나서,
억지화풀이도 많이 했습니다. 반성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방금 공원에 나가서 산책을 좀 하고 들어왔는데,
제 앞을 걸어가는 노인분이 보이더군요.
내가 저 분을, 아무 이유없이, 박근혜를 뽑았다는 이유만으로 미워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니더군요.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언덕길을,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올라가시는 할아버지 뒷모습에서,
왠지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 분들의 인생이 다 그랬을 겁니다.
힘겹게, 힘겹게, 역사의 격동을 거쳐가며, 그 분들 또한 숱한 좌절과 절망 속에서,
그래도 험한 인생길, 천천히 걸어올라오셨겠지요.
이명박 정부 5년이 정말, 밉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도 국민을 갈가리 찢어놓았을까,
세대와 세대가, 지역과 지역이, 이념과 이념이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까지 하게 만들었을까...
지난 10년의 민주정부의 성과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역사속으로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색깔논쟁이 다시 부활하게 만들었을까...
단지, 정권을 위해서, 그들 자신만을 위해서,
이다지도 철저히 국가와 사회를 갈기갈기 찢어놓았을까...
이명박 정부와 참으로도 질기고 질긴 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미움만은 내려놓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이제 이유없는, 이웃에 대한 미움, 증오, 지역에 대한 분노는 내려놓으면 안 될까요..
못 배운 것이 죄일 뿐인, 어쩌면 그들도 희생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지요...
어차피 세상은 조금씩 변할 겁니다.
비록 지난 총선, 실패한 총선이었다고 해도 야권은 역대 최대의 의석수를 확보했습니다.
어차피 힘겨운 인생길을 걸어오신 노인분들, 이 순간에도 춥고 한 많았던 삶들, 내려놓고 떠나고 계십니다...
미워하지들 마십시다..
경상도도 변하고 있지 않습니까...예상외로 많은 표가 문재인씨에게 쏟아졌지요..
세상은 조금씩이라도 변할 겁니다.
맛있는 반찬이라도 해서, 따뜻한 밥에 저녁식사 맛있게들 하시고,
마음이 답답하신 분들은, 가까운 공원에라도 나가 한 바퀴들 휭...돌아보시고,
일상으로, 소소한 행복 속으로들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분하고 억울한 마음은 턱하니 내려놓으시고,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조금 늦어졌을 뿐,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올 겁니다.
한 번들씩, 환하게들 웃으시고 훌훌 털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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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 그만 화내고, 환하게 웃겠습니다.
이 정부, 뻘짓 하면, 그 때도 환하게 웃으며 비판하지요.
너무 많은 분노로, 청춘의 에너지를, 그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하지 마셨으면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