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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스패밀리 74화 『가족』
게시물ID : humordata_422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ue-sky
추천 : 15
조회수 : 61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3/11/26 20:05:52
오늘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 대사관 앞에 늘어서 있는 전경들을 보았다. 중, 고등학교 시절.전경들이나 군인들을 보면 멋있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어른 같았었다. 하지만 오늘 본 전경의 모습은 보잘것없는 이제 스물이 갓 넘은 학생의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 느낌을 받은 후…….나도 이제 어른이 되었다는 걸.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더 이상 나는 그들에게서 예전의 그 느낌들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쯤.내 머릿속에 한단어가 생각났다. 아버지……. 참 강한 분 이셨는데. 모든 걸 다 알고 계신 분 이었는데……. 저 전경과 마찬가지로 나는 더 이상 아버지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더 이상 아버지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 보지 않는다. 그렇게 아버지와 나와의 사이에 내가 벽돌을 쌓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하지만 아버지는 느끼셨을 거다……. 자신의 분신인 자식이 자신에게서 멀어지려 하고 자신을 더 이상 존경 하지 않고 있음을 느낄 때. 어떤 기분이 드셨을지……. 내일은 아버지와 목욕탕을 한번 가봐야 겠다. 그리고 아버지께 할아버지에 대하여 물어봐야겠다. NEXT - 아버지와 나 part I 아주 오래전, 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 나갈 길은 강자가 되는 것 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 창공을 나르는 새처럼 살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 올라 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 밑의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가족에게 소외받고, 돈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집안 어느 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 자리는 없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부비며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이제 내가 하고 있다. 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의 모습을 닮아가는 나를 보며. 이미 내가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나는 아직도 모든 거이 두렵다.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 였음을 알 것 같다. 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후에, 당신이 간 뒤에, 내 아들을 바라보게 될 쯤에야 이루어질까. 오늘밤 나는 몇 년만에 골목을 따라 당신을 마중 나갈 것이다. 할 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 두 사람은 세 월속으로 같이 걸어갈 것이다. 아.... 아부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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