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선정 2011 트위터 10대 인물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지고 있다. '트위터 세계' 관점에서 보면 2011년은 큰 의미가 있다. 소수 얼리 어답터에 의해 사용되던 트위터가 본격적으로 한국 사회에 닻을 내리며 큰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지난해 약 100만명에서 올해 500만 명으로 껑충 뛰었다. 트위터 성장과 함께 수많은 트위터리안들이 140자 트윗에 희노애락을 쏟아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파워 트위터리안'이 탄생하며 기존 미디어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위키트리는 2011년을 정리하며 트위터 10대 인물을 선정했다. 단순히 팔로워 수나 리트윗 수 등 기계적 수치보다는 트위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 또는 악용했는지, 얼마나 파급 효과가 있었는지, 얼마나 사용자들에게 가치있는 정보와 이야기를 제공했는지를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특히 영향력이 급상승한 이들을 우선 고려했다. 10대 인물 선정에 의견을 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편집자주> 1. '진보적 소셜테이너' 김여진(@yohjini)
위키트리는 2011년 트위터 인물 1위로 배우 김여진을 선정했다. 2011년은 '소셜테이너'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회자된 한 해다. 물론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연예계 인물들은 이전에도 많았다. 그러나 올 한해는 이들의 인지도가 소셜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전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즉 한 마디 하고 무대 뒤로 사라지는 '멀고먼 그대'가 아니라 직접 팬들과 소통하고, 심지어 팬층을 오프라인에 동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트위터에선 이효리, 김제동, 김미화 등 여러 소셜테이너들이 활동했으나, 사회적 이슈 메이킹이나 파급력 면에서 김여진은 독보적이었다. 새해 벽두부터 홍대 청소경비 노동자 해고 사태에 참여하기 시작한 김여진은 이어 반값 등록금 문제, 대학 학술동아리 학생 연행, 한진 중공업 사태, 신라 호텔 한복 사건,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한미 FTA 등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 진보 성향의 목소리를 내며 주목을 받았다. 2. '트윗픽의 황제' Kwanhee Lee (@ganiiiiii)
트위터 좀 하는 사람치고 Kwanhee Lee씨가 올리는 트윗픽을 한번 안 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트위터가 과도하게 정치적이라는 지적이 있고 실은 어느 정도 맞는 얘기다. 그래서 그가 올리는 트윗픽은 특별한 청량제 같은 느낌을 준다. 본인 프로필에 밝힌대로 "모든 트위터리안에게 웃음전파, 큰웃음 빅재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바쁜 일상에 시달리는 많은 트위터리안들에게 큰웃음 빅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참고로, 'ganiiiiii'의 뒤 i 개수는 6개다. i 개수가 모자라거나 넘치기만 해도 그를 찾는 데 애를 먹을 것같다. 그리고 도대체 어디서 그런 사진들을 다 찾아낼까? 3. '해외 뉴스의 보고(寶庫)' 임정욱 (@estima7)
'뉴스성 트윗'을 보면 대부분 조간이나 인터넷 뉴스에서 보도된 것을 퍼나르는 게 대부분이다. 팩트 차원에선 딱히 새로울 게 없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에서 눈에 띄는 트위터 계정이 하나 있다. 임정욱씨 트위터는 한국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거나 놓친 신선한 해외 정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미국 IT계의 동향에 대해선 정보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근래의 예를 들면, 아마존의 이명박 자서전 서평란 동원 의혹에 대한 얘기도 그를 통해 트위터상에 널리 알려졌다. 일본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폰 4s 출시를 환호하며 지상파 생중계까지 하는 모습도 그의 사진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보스턴에서 인터넷회사를 운영하는 임정욱씨는 조선일보 기자을 거쳐 다음(Daum) 커뮤니케이션에서 일했다. '뭐가 소개할 만한 정보인가'를 캐치하는 감각은 이러한 그의 경력에 비롯된 듯하다. 4. '구름 속의 트위터리언' 김진숙 (@JINSUK_85)
2011년 1월 6일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85호 크레인에서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이때만해도 이게 309일 동안 지속되리라 믿었던 이들은 별로 없었다. 김진숙 위원은 농성 9일째인 1월 14일 처음으로 트위터 계정을 마련하면서 35m 상공 비좁은 조종실 안에서 '트위터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그의 트위터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주요 노동운동 현장의 '허브'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그가 운동 관련한 얘기만 한 건 아니다. 상추 재배 이야기, 강아지 키우기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재잘거림'의 여유를 잃지 않았다.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하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김주익씨에게 트위터가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5. '트위터의 우파 여신' 김나나 (@_Kimnana)
이상하리만큼 트위터는 진보 여론이 압도적인 곳이다. 트위터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얼리 어답터'들 중에 진보 성향을 지닌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존 매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대중이 서로서로와 소통할 수 있는 포맷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레이싱모델 김나나는 아주 특이한 케이스다. 잘 알려진 보수 논객도 아니고 시사이슈와는 사뭇 상관 없어 보이는 직업을 갖고 있어 더욱 그렇다. 보수 트위터리언들이 몸을 사릴 때 김나나씨는 희망버스, 반값 등록금 문제 등에 대해 보수적 성향의 트윗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진보적 트위터리언들과의 격렬한 전투를 마다하지 않았다. 때문에 보수 성향의 트위터리안들로부터 '우파의 여신'이란 찬사도 들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내년엔 김나나씨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6. '정치를 공연으로' 탁현민(@tak0518)
올 한해 '나꼼수'만큼 화제 혹은 논란이 된 소재가 있었을까. 나꼼수 4인방은 김어준, 김용민, 정봉주, 주진우 네 사람이다. 하지만 나꼼수가 '골방'을 벗어나 광장에서 치러낸 공연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던 데는 탁 교수의 역할이 지대했다. 공연에 관련해서든, 다른 문제에 대해서든 트위터에서 트위터리안들과 가장 활발하게 의사소통을 주고 받는 이도 탁 교수다. 특히 올해는 '토크 콘서트'라는 공연 형식이 한국 정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해다. 내년엔 진보진영을 대변하는 공연기획자로서 탁 교수의 활동과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7.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수진 (@othooooo)
오늘 날씨가 궁금하다면? KBS 기상캐스터 오수진씨 트위터를 보면 된다. 물론 다른 기상캐스터들도 트윗을 하긴 하지만, 오씨만큼 매일 성의있게 날씨 트윗을 날리는 기상캐스터도 드물다. YTN에서 올해 KBS로 자리를 옮긴 후부터 오씨는 왕성하게 날씨 트윗을 날리고 있다. 날씨 정보는 작지만 늘 필요한 정보다. 오수진 캐스터처럼 정성이 들어간 하나하나의 트윗이 기계적으로 뜨는 휴대폰앱 날씨 정보보다 더 값지지 않을까. 8. '실명보다 유명한 허명' 투엠비십팔노마(@2MB18nomA), 스팸킴(@SpamKim), 세종대왕(@sejong_korean), 김영삼(@PresidentYSKim)
트위터는 실명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프로필 이름으로 다양한 가명 내지 닉네임이 이용된다. 그래서 실명보다 허명이 더 유명세를 탈 때가 있다. 대통령 이름을 연상케 하는 '투엠비십팔노마'는 청와대 계정과 '맞팔 관계'로까지 발전했지만, 결국 방통위는 유해 정보로 접속차단 조치했다. 이후 방통위의 SNS 심의는 '위헌적'이라는 논쟁이 불붙었고 이 계정을 만들었던 송모씨는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내년에도 SNS 심의 관련 이슈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팸킴은 카톡을 사용하는 이라면 한번쯤 받아받음직한 '스팸 여왕' 김미영 팀장이 개설한 계정이다. 대출 상담을 위해서라면 데이트 제의까지 받아들이는 발칙함을 보였던 김미영 팀장은 결국 30대 초반 남성으로 드러나면서 많은 남성들을 실망시켰다. 그는 결국 불법 스팸을 불특정 다수에 전송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세종대왕은 10월 3일 "내가 조선에 한글을 창제한 날은 시월구일이라네. 기억해주게"라는 첫 트윗을 시작으로 트위터상에서 바른 한국말 쓰기 운동을 전개했다.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는 여론과 맞물리면서, 트위터리안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영삼 계정은 각종 이슈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을 패러디한 걸쭉한 사투리 트윗을 날리면서 많은 트위터리안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심히 못마땅했던 김 전 대통령측은 방통위에 이 계정 차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현재까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9. '소셜 기자' 허재현(@welovehani)
트위터에서 높은 인지도를 누리는 언론인이 몇 명 있다. 독설닷컴 고재열 기자, 춘천 MBC 박대용 기자, 시사인 주진우 기자, 미디어 몽구 김정환씨 등이 그렇다. 올해는 특히 허재현 한겨레신문 기자가 트위터상에서 유명세를 탔다. 허 기자는 '촌철살인'이나 '특종형 트윗'보다는, 언론 속보 혹은 진행 중인 이슈를 정리해주거나 이슈에 대한 자신 생각을 트위터리안들과 소통하는 '소셜형' 기자로 이름을 알렸다. 요즘 뉴욕타임스 등 해외 매체들의 기자 혹은 에디터들이 회사의 지시로 혹은 자발적으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경우를 본다. 특히 내년에도 진보든 보수든 아마 또다른 '허재현들'이 등장할 것이다. 10. 'iHeaven'으로 간 스티브 잡스
한국사회에 한정해 트위터 인물을 선정한다 해도, 적어도 올해만큼은 이 미국인을 빼놓을 수 없다. 트위터가 널리 퍼질 수 있었던 건 사실 스마트폰 혁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한국 트위터 사회가 유독 '친(親) 애플' 성향이 강한 것도 그런 배경을 빼놓을 수 없다. 잡스 사망 이후, 한국 트위터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사망일인 잡스의 스탠포드 졸업식 연설은 트위터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잡스 본인은 트위터 계정이 없지만, 우리나라 트위터 세계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면 잡스를 10대 인물 중 한명으로 선정했다. 물론, 그런 식으로 따지면 이명박 대통령도 트위터 세계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지만 대통령은 다음 기회에 모시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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