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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소설 한번 써 봤습니다.
게시물ID : sisa_3341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owalski
추천 : 1
조회수 : 23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2/21 23:15:39

오늘도 좀처럼 멘붕상태가 가시질 않아서 회사에서 멍하니 있다가

오유에서 이런 댓글을 발견했네요..'ㅂㄱㅎ가 된게 차라리 다행이다 아마 

MB정부가 싸질러 놓은 똥만 치우다가 5년 다 지나갈거다

저도 첨엔 저 댓글을 보고 'ㅋ그러게'하면서 맞장구를 쳤지만 

최근 정치권의 대통령 4년중임제 개헌발언, imf, 새마을운동, 민영화...이런 

영상들이 머리속에 떠오르면서 뭔가 큰 그림이 그려지더군요..

곰곰히 생각해 보니 MB정부가 싸 놓은 똥은 ㅂㄱㅎ정권의 좋은 영양분이

될 수도 있겠다 라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럼 MB정부가 싸 놓은 똥중에 최고의 똥은 뭘까요?

뭐 언론장악, 사대강사업, 측근비리, 안보불안, 경색된 남북관계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저는 그 중에 하나 꼽자면 땜질처방으로

폭파시간을 질질 끌어오던 아니 오히려 폭탄의 파괴력을 어마어마하게 

키워버린..1000조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400조에 이르는 공기업부채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저 무시무시한 폭탄이 어떻게 

ㅂㄱㅎ정부의 좋은 영양분이 될 수 있냐고요

나이가 좀 있으신 오유인들은 아마 imf를 잘 기억하실 겁니다. 아니 

절대 잊을수가 없죠 그 당시의 멘붕을...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주식시장..하루에도 몇 개씩 쓰러지는 기업들..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상점가의 쇼윈도우를 도배해 버린

폐업문구들..하지만 금모으기운동이나 세계에서 가장 빨리 imf를 극복한 국가등의

자부심 또한 국민들에게 안겨준게 imf의 기억이죠.

 

자 벌써 눈치챈 분들도 계시겠죠..제가 말하려는 황당한 소설을...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 ‘헌정사상 최초의 과반이상 득표 대통령’..등등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시작한 ㅂㄱㅎ정권은 집권초기에 의외의 행보를 보일겁니다.

벌써부터 화해와 탕평을 내세우고 있죠? 아마 시민사회인사를 보직에 앉히거나..

모든 민영화추진정책을 철회한다거나..재벌에 쓴소리를 한다거나 하는 액션을 보여주지

않을까 합니다. 왜 그럴까요? MB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집권초기에

큰 위기를 겪은 걸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죠. ㅂㄱㅎ정권은 초반 6개월간은

민심달래기, 반대파달래기에 주력하며 슬슬 4년중임제 개헌을 추진할 겁니다.

민심도 서서히 움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ㅂㄱㅎ가 집권하면 독재할 줄 알았는데

아니잖아?’ 라고 생각하면서 지지를 보내기 시작하죠..그러는 와중에 가계부채폭탄의

타이머는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갑니다.

 

집권 8개월..민심은 상당히 우호적으로 바뀌었고 개헌논의도 무르익어 가고 있을 무렵

드디어 가계부채폭탄이 터집니다. 이게 왜 지금 터지는지..터지는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건지는 제가 경제에 문외한이라 설명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그냥 이 황당한

소설에서는 이 때쯤 터져야 이야기가 완성 되거든요;; 만약에 저 가계부채폭탄을

인위적으로 터트릴 수 있는 거라면 총선과 대선이 걸린 집권 말기에 터트리지는 않을거란

생각입니다. 암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한국사회는 경제적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이 연장이

안되고 수없이 많은 집들이 압류당해 경매로 쏟아져 나오면서 주택가격이 폭락하게

됩니다. 수많은 가정이 파산을 하게 되고 주가도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폭락합니다.

몇몇 건설회사와 금융기관도 부도가 나고 사상 최악의 불경기 여파로 인해 힘들게 버텨오던

골목상권의 영세상인들도 무너져 버립니다. 민심은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몇 년전 티비에서 보던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를 직접..그것도 imf에서 벗어난지 불과

십여년만에 겪게 된 국민들은 MB정부와 현정부에 분노하게 됩니다.

하지만 티비에 나와서 떠들고 있는 전문가들은 다른 목소리를 냅니다. 현재의 위기가

참여정부시절의 부동산정책실패에 원인이 있다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들을 지상파,종편,

조중동에서 24시간 내내 쏟아 냅니다. ㅂㄱㅎ는 티비에 나와 대국민 호소를 합니다.

imf를 이겨낸 지혜와 단결로 이 사상 최악의 위기를 이겨내자는 취지의 호소를 하며

국가위기극복체제를 선포합니다.

 

외채를 들여오고 어쩔수 없다는 듯 공기업들을 하나하나 매각해서 민영화 해 나갑니다.

인터넷에서는 여론이 들끓습니다. 사람들이 민영화반대와 금융위기책임을 묻기 위해

다시 거리로 촛불을 들고 나옵니다. 촛불민심에 대해 정부는 국가적위기상황이라는

명분하에 강경한 대응자세를 취합니다. 메이져언론들은 이런 위기상황을 틈타 체제전복을 시도하려는 불순한 종북세력들이 인터넷과 SNS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전광석화와 같이 규제법안이 통과되고 사람들은 인터넷과 SNS를 무자비하게 검열당합니다.

이제 보수진영은 메이져언론과 인터넷, SNS까지 모두 장악했습니다..

 

대략 2년 몇개월 후..20대 총선을 한달여 앞둔 시점..

외채상환완료! 국가위기상황 극복!’이라는 속보가 뜹니다. 실제로 위기가 끝났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모든 매스컴과 인터넷 포털은 불과 2년여만에 사상 최악의 국가위기를 극복해 낸

대통령에 대해 연일 용비어천가를 쏟아냅니다.

DJ정부는 imf를 극복하는데 4년이나 걸렸지만 ㅂㄱㅎ정부는 그보다 더한..참여정부의

실정으로 빚어진 최악의 위기를 2년여만에 극복했다 라는 내용의 뉴스들입니다..

많은 이들이 기뻐합니다..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며..

물론 한달 후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개헌이 가능한 200석을 확보하고 곧바로 4년중임제

개헌안을 통과시킵니다.

 

 

 

굴지의 글로벌대기업S사의 하청업체에 다니는 비정규직 A씨는 힘든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얼마 전 새로 생긴 OO분식집에 들립니다. 이 곳은 대기업C사가

얼마전부터 시작한 분식체인점입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깨끗하고 맛있어서 단골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단골이라고 누가 알아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빙하는 직원들도 자주

바뀌고 누가 사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문한 오징어덮밥이 예쁜 그릇에 담겨 나옵니다.

; 물을 주문하는 걸 깜빡했네요. A씨는 종업원에게 물도 한개 주문합니다. C사가 운영하는

체인점이기에 물도 C사의 제품으로 가져다 줍니다. A씨는 여기오면 편의점과 똑같은 가격에 물을 먹을수 있다는 점에 항상 만족해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들립니다. 여기 화장실은 너무 깨끗해서 올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아마 청소관리용역업체가

관리를 잘 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얼마전에 자기보다 한참어린 용역업체 직원에게 야단을

맞고 있던 청소아줌마를 본 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아마 청소하면서 물을 좀 많이

쓰셨나 봅니다. A씨는 속으로 생각합니다.’어휴..ㅅㅂ 노무현이 때문에 위기만 안 왔어도

물민영화가 될 리도 없고 저 아주머니가 그렇게 새파란 어린놈한테 욕먹는 일도 없었을텐데..’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고시원으로 돌아갑니다. 거리는 전에 비해 한결 깔끔해진 것

같습니다. 지저분한 가게들이 다 사라지고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근사한 가게들이 속속 그

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선진국이 되어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고시원에 돌아와 시간을 보니 벌써 9시입니다. 티비를 켜니 9시뉴스가 이제 시작입니다.

대통령이 나옵니다. A씨의 입가에 흐믓한 미소가 번집니다. 개헌도 되었으니 얼마후에

있을 대선에서도 꼭 찍어줘야지 라며 마음속으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3천원짜리 샤워쿠폰을

챙겨 들고 샤워실로 향합니다..

 

 

다 쓰고 나서 보니 전반부와 후반부 문체가 다르네요ㅜㅜㅜㅜ

읽어 보면 아시겠지만 경제같은건 잘 모르는 평범한 아저씨가

요 근래 돌아다니는 뉴스들을 종합해서 쓴 황당한

소설이니 허접하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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