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 대상을 미국으로 한정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반도에서 유사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일본 자위대가 한국을 집단적 자위권 행사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음을 뜻한다.
<아사히신문>은 9일 일본 정부가 자국이 직접 공격을 받지 않더라도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대상을 미국으로 한정하지 않고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 주변 우방국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결정에 대해 "국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대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외국'이라고만 설명해 왔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반도 유사 사태가 발생할 때 미국과 함께 싸우게 되는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 함선에 대한 방어와 후방 지원도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을 위해 이들 국가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을 더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이 한국군을 직접 지원하면 북한의 도발에 한-미-일 3국이 더 유기적으로 대처하게 될 수도 있지만, 일본의 정세 오판으로 사태가 한층 더 복잡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아베 정권이 애초 집단적 자위권 행사 이유로 내세운 '미-일 동맹 강화를 통한 억지력 강화'라는 목표를 넘어 일본과 관계없는 국외 분쟁에 개입할 여지가 커진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