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뭐.. 나는 곧 입대를 앞두고 있는 포동포동한 남징어임.

 

나에게는 9살 많은 친척형이 있는데 그형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대에 먼저 입대하게 됨.(지금 듣기로는 백 무슨 부대라고 하던뎅 빡센데였나봄.)

 

때는 2004년, 내가 학교에서 태극기 휘날리며 라는 영화를 보고 뒤늦게 전쟁의 아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 때였음.

 

여튼 그 형이 논산에서 손을 흔들며 이제 훈련소로 들어갈때 나도 손을 흔들며 배웅 했었음.

 

그런데 일은 얼마 안지나서 터짐.

 

나는 잘 모르는데 훈련소에 입소하면 입소할때 입었던 옷을 집에 소포로 보내준다면서요?

 

고모가 그 소포를 받아서 열어보더니 갑자기 엉엉 우는거임.

 

왜그러시나 싶어서 옆에 빼꼼 하면서 봤더니 그때 훈련소로 들어간 형의 옷이 그대로 온거임. 신발부터 양말, 속옷까지 다.

 

그때 딱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마지막 부분 할아버지가 오열하시는 장면이 떠오르면서 오만가지 상상을 하게됨.

(하필 그 영화를 볼때 선생님이 옆에서 아직 이나라는 전쟁중인 국가라고, 잠시 쉬는거 뿐이지 언제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었음.)

 

그래서 난 그때 그 형한테 무슨일 있는건가?? 설마 이제 다시는 못보는건가?? 훈련소에서 멍청한 표정으로 손흔들며 배웅한게 마지막으로 보는건가?? 하면서 나도 울먹울먹 하게 됨.

 

그러다가 고모가 손을 덜덜덜 떨면서 옷을 잡고 울고있으니까 나는 그 형이 군대에서 뭔가 잘못되었다고 지레 짐작하게 됨.

 

그래서 나도 엉엉 울음. 진짜 서럽게 울었음. 그때 진짜 고모랑 부둥껴 안고 엉엉엉 울어제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 이제 못보는거야?? 응? 고모....ㅠㅠㅠ' 이러니까 말없이 안아주면서 계속 우시니 나도 덩달아 계속 울었음.

 

난 그때까지만 해도 그 형을 다신 못보는줄 알았음. 그래서 계속 좀 더 잘할걸 하면서 의미없는 후회도 하고 했었는데 그다음주에 휴가나옴.

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뻥진표정으로 어... 고모?? 하니까 고모가 그때 얘기를 형한테 해줬나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형 진짜 배잡고 웃으면서 얔ㅋㅋㅋㅋㅋㅋㅋ 이놈앜ㅋㅋ 형좀 그만웃겨랔ㅋㅋㅋ 하면서 뒤집어짐

 

그형이 이건 최소 20년이고 길면 대대손손이라고 함 ㅋㅋㅋㅋㅋ

 

아직도 자면서 이불차는중...ㅋㅋㅋ 젠장 두고봐라 약점 하나만 잡자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