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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몽매한 승리자들의 착각에 바친다.
게시물ID : sisa_3346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브마린
추천 : 10
조회수 : 19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12/22 03:48:23

나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

 

하지 않는다는 게, 게시물을 올리지 않는다는 뜻이지 계정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가끔 들어간다.

잠깐 들어가보니 참으로 안타까운 글이 보였다.  

 

 

그러니까,

노인네들이 설마 나라를 망치려고 박근혜를 찍었겠느냐,

그들은 우리보다 더 오래살고 지혜를 가진 사람들이니까 징징대지 말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라는,

그래서 좋든 싫든 결과에 승복하고 화합하자(?)는 논지다.

 

막돼먹은 꼴통들이 싸는 똥이 아닌, 논리적인 글처럼 보여서였을까, '좋아요'도 많이 받았더라.

사실 말이다. 똥보다 더 안타깝고 슬픈 게 저런 글이다. 근래에 본 가장 멍청한 글이다.

 

슬픈 반론을 하고자 한다.

 

 

 

노인네들이 설마 나라를 망치려고 박근혜를 찍었겠느냐?

 

애초에 기득권과 피기득권의 대결을,

이른바 1:99의 대결을 컨셉으로 들고 나온 쪽은 문재인이었다.

 

그러나 컨셉은 대실패했다. 결과가 그렇지 않았음을, 지지율 분석을 보면 알 수 있다.

지식인과 무지한 자의 대결이 되었고, 다수의 무지한 자가 소수의 지자를 이겼다.

이번 대선은 지식인의 패배다.

 

직업별 지지율

*무직: 朴 60.4-文 19.3%

*가정주부: 朴 55.6-文 32.3%
*농림 임업 어민: 朴 55.2-文 37.1%
*자영업: 朴 50.2-文 37.1%
*학생: 朴 27.9%-文 57.7%
*블루칼라: 朴 43.1-文 48.1%

*화이트칼라: 朴 32.7-文 53.5%

 

월(月) 소득별 지지율
*200만 원 이하: 朴 56.1-文 27.6%
*201만~300만 원: 朴 40.1%-文 47.6%
*301만~400만 원: 朴 43.5-文 47.3%
*401~500만 원: 朴 39.4-文 50.6%
*501만 원 이상: 朴 40.8-文 46.4%

 

학력별 지지율
*중졸 이하: 朴 63.9-文 23.5%
*고졸 이하: 朴 52.8-文 33.1%
*대재(大在) 이상: 朴 37.4-文 49.6

  

저학력, 저소득자를 '무지한 자'라고 하는 것이 비약인가?

그래, 기분이 나쁠지 모르겠다.

그러나 기분 나쁘게 들리는 말과 실제의 분석은 잘 가려 들어야 한다.

앞서 얘기한 그 페북 글의 논지는 그러니, 오륙십대의 무지한 선택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나는 무지한 자의 선택을 도저히 존중할 수 없다. 그러니 결과만 '인정'할 뿐이다.

이해를 위해 칼럼니스트 김동렬씨의 말을 인용한다. 

 

버스기사가 졸도를 했다면?

버스기사를 끌어내고 대신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

모르는 승객들이 놔둬라. 운전은 기사가 해야지. 당신이 왜 운전석에 난입해?’하고 막으면?

그래서 그 버스는 전복되고 승객이 죽으면?

 

승객의 뜻은 무엇이었을까. 승객의 뜻은 버스 전복사고로 죽는 것이었나? 아니다.

승객이 무슨 말을 하든, 승객이 누구에게 표를 주든, 승객의 뜻은 사는 것이지 죽는 것이 아니다.

 

배운 사람은 안다. 그 버스기사가 졸도했다는 사실을아는 사람에게 발언권이 주어져야 한다.

이번 대선을 결정한 사람은 50대 이상 노인네들이고 현실에서 벗어나 있는 가정주부들이었다. 그들에게 맡기면?

 

그 버스가 전복될 것은 뻔하다왜냐, 소통이 안 되니까.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운전을 맡겨야 한다.

운전할줄 아는 사람에게 버스를 맡겨야 한다. 저학력자와 가정주부들이 박근혜를 찍었다.

운전경험 없는 자들이다.

 

그 버스가 전복될 것은 뻔하다.

왜냐하면 그 버스는 이미 전복된 버스이기 때문이다.

그 승객들은 5년전에 이명박을 찍은 그 자들이기 때문이다.

 

노인네들이 설마 나라를 망치려고 박근혜 찍었겠냐고?

이 노인네들 5년 전에 나라를 망치려고 작정하고 전과 14범 찍은 것 맞고, 과연 작정한대로 나라를 망쳤다.

 

모르는 게 죄냐고 묻는다면 죄라고 말하겠다. 이어, 자기 죄를 인식하지 못함에 죄를 묻겠다.

이젠 그들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가지지 않겠다.

 

 

 

박근혜를 믿고 지켜볼 때?

 

참 아름다운 생각이다.

이번 싸움을 보수와 진보로 나눠 분석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박근혜를 믿고 지켜볼 때라고?

그녀가 먼저 믿고 지켜보게 만들기 전까지는 그럴 수가 없고, 아마 그럴 일 없을 것이다.

엠비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박근혜가 엠비보다 독재자라는 뜻이 아니다.

 

엠비가 대통령이 될 때와 지금은 판 자체가 다르다.

당시는 노무현의 개혁이 그들 손에 실패했기에 혼란이 초래되었고, 그들 스스로 이룩한 정당성이라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승부는 아니다.

인 세대가 젊은 세대의 발목을 잡은 것 외에는 그 어떤 명분도 없다.

바보들에 의해 민주주의가 민주적으로 무너졌다.

이제 내가 할 것은 믿고 지켜봄이 아니라, 냉소다.

 

그리고 싸움이다.

왜냐, 그들이 말하는 '대통합'의 의미를 나는 잘 알기 때문이다.

지켜보라. 그들은 반대파를 싸그리 눌러 죽일 것이다.

 

김대중의 가장 큰 실수는 보복하지 않은 것이다.

전두환을, 노태우를 살려준 것이다. 김영삼의 비자금을 덮어준 것이다.

약속대로 정치 보복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저들은 보복하는 자들이다. 해왔던 자들이다. 전직 대통령을 죽였다.

죽인 것도 모자라 확인사살을 하는 자들이다.

이제는 김어준을 죽일 것이고, 이정희를 죽일 것이고, 안철수를 공격할 것이다.

검찰청은 진보 인사들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다.

 

'대통합'의 세상?

절대 될 수 없을 것이다. 세력과 세력은 더 싸울 것이다.

어 누르는 세력과 그에 반발하는 세력이 더 크게 싸울 것이다.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자에게 그들은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

어 누르는 힘은 당연히 더 커질 것이다.

 

그래서, 엠비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얼마나 더 당해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화합을 얘기할 수 있는 그 아름다운 시각이 참으로 부럽다. 그리고 슬프다.

어떻게 되는지 잘 지켜보라.

 

 

 

첨언한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

 

그래, 패배에 가슴아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찌질해보이고 답답해 보일지 짐작은 간다.

너에겐 간절함이 없었을테니 당연하다. 

 

 

198일째 농성중이던 한진중공업 재취업 노동자가 '박근혜의 5년을 견디기 힘들다' 라는 유서를 써놓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당선 결과에 승복하고 정신승리하라는 말, 100번 양보해서 나같은 사람들한테는 할 수 있다 치자.

그러나 저들에게는 사형선고다.

 

저만큼은 아니지만 나또한 간절했다.

나꼼수처럼 대단한 역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과 진영을 함께했고, 십알단과 싸워왔다.

그래 안철수 말마따나, 상식이 이기는 세상을 위해 싸웠다.

 

상식과 상식의 대결이었다면 이만큼 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명백한 잘못, 비상식에 맞서 싸워온 사람들이 패배했다.

안철수, 심상정이 패배했다.

박원순, 조국, 이외수, 노종면, 이근행, 김어준, 주진우, 정봉주, 탁현민, 진중권, 공지영, 김여진, 김미화, 김제동, 정혜신, 이명수가 패배했다.

이들이 소리쳤던 이유는 명백한 잘못을 포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이길 수 있을거라 믿었다.

 

그것을 온 힘을 다해 막은 자들이 승리했다.

반대로 저쪽 편에 서있던 자들의 면면을 따져보란 말이다. 제대로 돼 먹은 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가.

김영삼, 김종필, 이회창, 이인제, 정몽준, 한화갑..

저들의 유세현장에 있던 자들을 보란 말이다.

최홍만, 김흥국, 손수조, 설운도, 은지원... 더 이름을 적는 것이 창피할 정도의 사람들이 승리했단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결과에 분노하지 않음이 더 이상하다.

나는 당연한 이유로 사람들의 분노를 이해한다. 너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분노하는 자들을 상대로 그 수준에서 글을 써라.

애써 담담하게 피멍든 마음 부여잡고 슬퍼하는 사람까지, 싸잡아서 손가락질 하지 말라.

함부로 저런 글을 쓰지 말라는 얘기다.

 

 

 

역사가 말해줄 것

 

지식인이 패한 세상에는 예술가가 판친다는 말이 있다.

몸싸움이 안되니 아웃복싱, 전력이 딸리니 게릴라전을 한다는 뜻이다.

당장의 세상, 정말 그렇게 될지 모르겠다.

 

'그때 그사람들'이란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그 영화가 만들어질 때만 해도, 예술에서 다루기에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랬다. 이제 '26년'이 나왔고, '화려한 휴가'가 나왔고, '남영동 1985'가 있다.

'프레이져 보고서', '백년전쟁', 'MB의 추억', '유신의 추억'...

 

분명히 시대는 도래한다.

누가 부끄러워야 할지, 누가 정의였는지, 역사가 말해줄 것이다.

 

프랑스는 나폴레옹을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프랑스인은 나폴레옹을 경멸한다.

헌데, 오히려 우리나라에는 그런 자를 영웅으로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박정희 신화 또한 날이 갈수록 불행해질 것이다.

박정희 신화는 독재와 친일에 관련한 모든 가치들을 끌어안고 몰락할 것이다.

매우 느리게, 천천히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었으나, 이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잠자던 박정희를 전면에 끌어낸 자가 바로 그의 딸 박근혜다.

 

큰 실수를 했다.

박근혜의 당선이 사실이 된 이상, 지식인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본 것을, 그들이 느낀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훗날의 역사가 말해줄 것이다.

역사는 이순신을 영웅으로 추앙하고, 원균을 깎아내렸다.

역사는 초열제 유비를 영웅으로 추앙하고, 위무제로 추대되던 조조를 깎아내렸다.

 

훗날 나는 내 자식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 난 문재인을 찍었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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