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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그저 헐~ 지금은 민주주의 벼랑 끝 돌진"
게시물ID : sisa_4240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百年戰爭
추천 : 2
조회수 : 2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10 15:42:31
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0810150007178

역사학자 한홍구-소설가 서해성 쾌도난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대중의 힘뿐”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취임 뒤 첫 휴가지에서 '추억'을 안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은 '유신의 아이콘'을 비서실장으로 앉혔다. 추억은 좋은 기억이다.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가, 스스로 일으킨 친위 쿠데타가 유신이다. 유신은 추억일 수 없다. '저도의 추억'이 유신의 복귀로 이어지고 있는 지금, 다시 거리가 달궈지고 있는 이유다. 8월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평화박물관 사무국에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서해성 작가가 다시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대담은 예정을 넘겨 2시간30분가량이나 이어졌다.


나와 아빠의 추억 그리고 김기춘

서해성 작가(이하 서)

휴가철이니 '저도의 추억'부터 얘기해볼까요? 뉴스 보고는 '저도 추억이 있습니다'의 오타인 줄 알았어요. 그게 '유신의 추억'일 줄이야.

한홍구 교수(이하 한)

유신은 추억이 아니지. 악몽이지. 이게 백주의 악몽이 됐는데, 정치사에서 유명한 얘기가 있거든요. '백주의 테러는 테러가 아니다'라고. 백주의 악몽도 악몽이 아닌 게 된 거지.



박근혜식 정치를 잘 보여주는 게 '저도의 추억'이에요. 이른바 수구적 의미의 '추억의 정치'거든. 추억은, 사실 긍정적 표현이잖아요. 개인과 집단의 인연을 표현하는 게 추억인데, 부정적인 것과 결합해 나온 표현이 '살인의 추억'이지. '유신의 추억'도 마찬가지고. 박근혜식 회고 정치, 추억 정치는 옛날로 돌아가겠다는 거지. 나의 추억과 아빠의 추억. '저도의 추억'을 떠올린 뒤 돌아오자마자 김기춘씨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건, 그게 추억에 그치지 않는다는 거예요. 추억이 아니라, (유신으로의) 회귀를 의미했던 거지.



그분이 유신 때 대공수사국장을 지냈고, 박 대통령 모친 살해법의 추국을 맡았었잖아. 말하자면 유신의 금부도사였는데, 박 대통령과는 인연이 깊어요. 5·16장학회(현 정수장학회) 1기로 고시를 했고, 검찰 동기 중 선두주자로 유신헌법의 실무를 맡았죠. 그걸로 승진을 했고, 파견을 나갔다가 복귀하면 한 자리씩 높아진 거지. 1974년인가, 당시 청와대로 파견갔다가 복귀하는 김기춘씨를 과장으로 승진시키려고 법무부가 새로 자리를 하나 만든 게 있어요. 그게 뭐냐? 바로 인권옹호과예요. 지난 대선 때 댓글 사건에 가담한 국정원 여직원을 두고 '가녀린 여직원의 인권 문제'를 우려했던 박 대통령과 아주 잘 맞는 거지. (웃음)



'저도의 추억'은 정리하면 현재성인 거야. 현재성이란 건 유신 회귀를 의미하지. 유신을, 그저 '추억'이 아니라 '요순시대'로 보는 거야. 그게 박근혜 정치의 핵심이지. 7인회 등은 수사에 불과해요. 통치의 주체, 지배의 주체는 유신이야. 저도의 추억이 무서운 것은, 김기춘씨 같은 유신의 주체를 복귀시켰다는 데 있어요. 이건 '노추'가 아니에요. 그분은 '아이돌'이거든. 쿠데타의 아이돌이자, 유신의 아이돌. 불편한 게 싫은 거야. '영애님' 시절을 아는 사람이 편한 거지. '박정희 대통령 각하 영애 근혜양' 시절을 아는 사람.



김기춘씨는 초원복국집 사건 말고도 기억해야 할 게 있어요. 2004년 탄핵 때, 탄핵 결정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장본이 바로 김기춘씨거든. 유신과 5공과 지역감정의 상징이 민주주의를 쫓아낸 상징적인 사건이지.


천황이 되고 싶어한 게 유신



통치권력의 언어는 대단히 중요해요.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언어로 이뤄지는 거거든. 제도와 언어 두 가지로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는데, 김기춘씨는 박근혜 언니 대통령이 원하는 가장 정확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에요. 야당에 5자회담 제의하면서 쓴 표현이 바로 '윗분'이거든. 통치권력의 실체를 희미하게 하면 권력의 힘은 더욱 강력해지고, 정치의 신비화를 이룰 수 있지. 최고 존엄, 지존파 정치인 거지. 민주와 반민주의 차이점을 가장 정확하게 구분하려면 그 나라 정치가 인격통치인가 제도통치인가를 들여다보면 돼요. 인격통치면 나라는 망하는 거지. 대표적인 인격통치 국가가 북한이거든.



북에서 '최고 존엄'이란 표현이 등장한 게 비교적 최근이에요. '약발'이 떨어지니까 나온 거야. 대통령은 자리고, '윗분'은 사람이에요. 그런 표현을 쓰는 건 모호함을 위해서야. 흐리게 해야 더 강해지는 걸 아니까. 그 절정이 바로 천황제지. 유신이 왜 일어났느냐? '평화통일'을 위해서라고 했거든.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7·4 남북 공동성명 협상 때문에 북에 가보니, 김일성의 한마디면 나라가 척척 돌아가더라 이거야. 야당도 없어. 국회에서 시비 걸고 찧고 까부는 것, 선거도 허송세월로 보인 거지. 민주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도 '경비'로 보인 거지. 자기가 그냥 하면 돼. 북쪽과 남북 대화를 잘하려면 우리도 북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체제를 가져야 한다, 박정희가 천황이 되고 싶어한 게 유신이에요.



휴가에서 복귀한 대통령이 사초(대화록) 얘기를 했잖아요. 대화록이 어디 있는지 알아? 난 알지. 필요한 놈한테 가 있다, 이거야. 장사한 놈이 가지고 있겠지. 대선 전부터 나온 말이 있고, 들고 읽은 놈이 있잖아. 그놈이 도둑놈인 거지.



내가 역사학자예요. 제발 사초 좀 남기라고 해. 유신은 사초 전혀 없이 사람을 잡아다 죽였으니까.



지나간 일은 대통합해야지. 미래로 나아가야지. 판결은 두 개고, 진실은 모르고, 그 입 닥치고 미래로 가자~! (웃음) 유신의 퍼스트레이디가 사초 얘기를 하고 있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가 만들어놓은 사초 때문에 자기만 당하고 있고.



자신이 있으니까 기록을 남겼는데, 그걸로 되치기를 당하는 거지. 노무현 정부 때 돌았던 농담이 있어요. 이순신과 원균의 차이가 뭐냐는 거지. 정답은? 원균은 일기를 안 썼어요. (웃음) 그래서 이순신이 역사적 인물이 된 거지.


스스로 개혁? 왜 걸렸냐, 앞으로 잘해라?




국민들이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사실 아무 내용도 없고. NLL에 변화가 있었나? 민주당에 하고 싶은 말이, 포기했다는 NLL에 변화가 있느냐고 따져물어야지. 거기에 대해 쫄고 당하고 있는 걸 이해를 못하겠어요. 지금 매 맞을 놈이 누구야. 자기들이 매를 들어야 하는데 왜 읍소를 하는지….



'죄송해요. 도둑놈 잡아서 미안해요' 하고 있는 모양새야. 워터게이트 때와 똑같아. 국민들이 절망하고, 거리로 나오게 되는 과정이 지난번 촛불 때와는 달라요. 지난번에는 '쟤들 왜 저러냐. 잘 좀 해라' 정도였지. 지금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선 민주당을 깨야 한다는 시민들의 분노가 있어요. 노무현 정부가 NLL을 팔아먹은 게 사실이라면, 진상 조사는 북에서 해야 돼요. 남에서 진상을 했는데, 북에서 왜 안 받았는지. 국정원장도 그걸 밝혀내야지.



지난 대담 이후에 제일 기막힌 건, 박 대통령이 국정원을 스스로 개혁하라고 한 거예요. 도둑질에 쓴 칼을 쟁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죠. 스스로 개혁하라는 건 하지 말라는 것, 안 하겠다는 거지. 아니지, 안 하겠다는 정도가 아니라 '왜 걸렸냐, 앞으로 잘해라' 하고 다독이고 칭찬해준 거지.



워터게이트 사건 터진 게 결국 과정의 문제거든. 그에 대해 현직 대통령이 엄정한 태도를 밝히지 않은 것도 큰 문제였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가련한 여직원 인권' 문제로 만들었어요. 워터게이트 사건 때는 도청도 제대로 못했지만, 이번엔 증거도 완벽해요.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안 하는 건 직무유기야. 그 범죄는 현재 진행형이고. 이건 탄핵 사유야. 이번 촛불이 2008년과 다른 것도 이 부분이야. 그때는 쇠고기 수입이란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으라는 것이었다면, 이번엔 현재 진행되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멈추라는 거거든. 침묵이 최악의 범죄야.



후안무치는 악의 승리에 대한 확신에서 나와요. 수많은 친일파가 그래서 나온 거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는 보수가 없다는 게 확실해졌어. 민주주의를 지키는 건 보수거든. 보수가 들고일어나야 하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 그저 악에 동조하고, 떡고물에 동조하는 세력만 존재하는 거지. 전두환이 차라리 착한 거야. 난 원래 재산 많았다고 커밍아웃을 했잖아. 적어도 자기가 나쁜 놈인 건 아는 거지. (웃음) 역사적으로 나라가 망하는 방식은 세 가지야. 외침에 의해 망하는 패망, 정치를 잘못해 민심 때문에 망하는 건 심망, 그리고 민주주의가 망하는 건 민망이다 이거야. 이대로 가면 다음 대선 때는 국정원은 물론 경찰도 '대북 심리전'을 할 판이야. 이걸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게 민망해.

 

염치없는 일, 그 선이 무너진 거지




중세의 재등장이야. '윗분'의 반대말은 아랫것들이지. 아랫것들이 광장에 모였어요. 민주주의는 아랫분들과 윗것들의 싸움이거든. '공복'이란 표현도 그래서 나온 거고.

서 그러니 우선 3만 촛불에 경의를 표해야지. 일당을 줘, 뭘 해. 이 더위에.



역사적 경의지. 징글징글한 민중이야. 갑오농민전쟁 때 20만 명 이상이 죽었는데, 그 다음해 을미의병이 또 일어났어. 120년 전에도 그랬던 거지. 우리가 세~! 김대중·노무현 정부 지내면서 착각을 하곤 하는데, 우리가 0 대 0에서 경기를 시작한 게 아니야. 100 대 0 정도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온 거지. 군대 출신 국정원장, 검찰 출신 내각, 공안검사 중심의 비서실까지. 유신 시절 육법당의 부활이야. 정보와 군을 육사 쪽이 맡고, 검찰과 내각은 법대 쪽이 맡고. 화려하게 부활했어.



촛불이 어디로 갈지 아직은 모르겠어. 쇠고기보다 훨씬 심각한 사태거든. 민주주의의 본질, 민주적 절차와 문민통제 그리고 주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민주주의의 핵심에 관한 거잖아. 수십 년 싸워 물리친 군사독재와 정보정치, 공안세력이 돌아왔어요. 강기훈씨 유서 대필 사건 담당 검사를 민정수석에 앉힌 건 상징적이지.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뭔가가 있어요.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일. 사람이 살다보면 염치없는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안 된다는 게 있잖아요. 그 선이 무너진 거지.

앞선 촛불 때 어청수 경찰청장이 '명박산성'을 쌓아 국민들이 경악했잖아요. 그런 어 청장은 이명박 정부에는 공신이었지.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어씨를 자르고 김석기 청장을 임명했어요. '명박산성' 정도로는 안 된다고 본 거지. 그래서 용산 참사가 나지 않았어요. 김기춘씨가 재등장하고, 유서 대필 사건 검사가 민정수석이 된 게 뭘 의미하느냐? 한국 민주주의의 용산 참사가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명박 정부 때는 그저 '헐' 정도였다면, 지금은 한국 민주주의가 벼랑 끝을 향해 돌진하는 상황인 거지.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야. 대중의 힘, 주권자의 힘이지. 주권자가 자기 주권 회복 투쟁을 벌이는 수밖에 없어요. 촛불집회에 대중이 모이는 것 자체가 지혜예요. 광장의 지혜, 그게 민주주의지. 의회정치는 소멸됐어요. 국정조사를 저렇게 하는데, 주권자가 대의제를 폐기하는 수밖에 없어. 민주당이 광장으로 나온 건, 대의제 자체의 한계성을 자기들이 입증한 거지. 뛰쳐나오는 게 무능한 건 아니야. 싸우고 나왔어야 하는데,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나온 게 문제지.

 

더 뻔뻔하게… 너무 비겁하게




새누리당한테 쫓겨난 거지. 광장에 나와도 국민들은 상대도 안 해주잖아. 한국 야당사에서 대중이 야당에 이 정도로 기대를 안 건 시기도 없어요. 127명 가운데 10여 명만 국회의원 노릇 하는 분위기야. 여당한테 이렇게 능멸을 당하고도, 이렇게 의연하게 '별일 없이' 사는 것도 대단해.



휴가철이니까, 정치권에 책을 한 권씩 권하죠. 청계광장에서 읽으시라고. 새누리, 아니 공화당한테는 '뻔뻔하게, 더욱 뻔뻔하게'를 추천해요. 민주당은 '비겁하게, 너무도 비겁하게'를 권합니다. 각자 써서 보시도록.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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