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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1038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국토수호★
추천 : 13
조회수 : 37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5/08/22 20:30:13
몇년간 육사지망생으로 살면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올해 고3인 저는 육군사관학교 66기 생도선발 시험에서 낙방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떨어진게 뭐가 잘났냐고 하시겠지만 그래도 오유분들이 보내주시는 용기를 받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정말 육사가 만만한 곳이 아니더군요. 저의 위치로는 감히 넘볼수 없는 곳입니다.
사실 육사 시험 보기 전부터 주위에서 주제를 알라는 눈치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중학교때 부터 공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중3담임선생님께서 인문계진학이 어렵다고
하셨지만 저는 끝까지 우겨서 인문계왔습니다.제가 고입선발시험도 꼴찌로 들어왔던것 같습니다.
고1때도 공부를 못했습니다만 고2때 이대로 가다간 육사진학은 커녕 어느 대학도 쉽지 않을꺼라고
느끼고 수업시간에 충실하여 성적이 아주 많이 올랐습니다. 난생 처음 수학 '수'도 맞아보구요.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용기도 생겼구요. 물론 올해 시험은 낙방했지만요.
담임선생님은 같이 시험 보고온 다른 애한테만
교무실로 따로 불러 시험결과를 물어보시고 저한테는 단 한마디도 없으십니다.
저는 합격할 확률이 없다고 보신거라고 자꾸 나쁜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보란듯이 합격해서 나같은 사람도 해낼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만...ㅜ
육사 수학시험을 보다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인문계학생이지만 수학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
기초가 부족했었더니 만큼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문제를 보니 어느 한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시험 잘보라고 절에가서 기도하시는 할머니 얼굴이 떠올랐고
그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엄마없이 할머니 밑에서 자랐거든요.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저는 꿈을 이대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해서 내년엔 꼭 붙기로요. 누가 뭐라고 해도..
얼마전 군대를 제대한 친척오빠가 저한테 장교가 되는 것이 너무 힘들거라고 하지말라고 했습니다.
일반 사병들도 견디기 힘든 훈련과 행군을 견뎌야하는데 여자인 제가 더군다나 사병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하는 장교는 오죽 힘들겠냐면서..
저도 물론 압니다. 군인이 얼마나 힘든가를.. 하지만 제가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뭔가 꼭 공헌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방법을 국토를 수호하는 것으로 택했기 때문에 이 길을
걷고 싶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꿈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시 새로 시작하겠습니다. 학업에 정진하여 꼭 합격하겠습니다.
오유 여러분들 용기를 주십시요. 제가 오늘 받은 오유분들의 용기가 나중에
제가 군인으로 성장해서 많은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꼭 육사출신 군인이 아니더라도요..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제 의지력을 쌓아주십시요.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오유분들 중에 육사 1차 합격하신 분들 꼭 66기 생도가 되셔서 '위국헌신 군인정신'을
실천하는 군인으로 성장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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