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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차이가 나라를 바꾼다
게시물ID : sisa_424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ranjcar
추천 : 20
조회수 : 482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08/01/22 23:34:28
조금 길지만 꼭좀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핀란드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선정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2002, 200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2003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학교 학생(15)을 대상으로 한 학습능력 평가에선 핀란드 학생들이 독해력과 수학능력, 문제해결능력 등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교육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가진 나라라는 게 알려진 이후 핀란드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교육에 관심이 많은 모든 나라들의‘교육 견학 1순위’나라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3개월의 여름방학 동안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그렇다고 학기 중에도 충실히 하지 않은 것 같은 한누 같은 아이들이 핀란드의 보통 학생이라는데, 왜 핀란드가 세계 최고의 교육경쟁력을 갖춘 나라로 평가받는 것일까? 1등도 꼴찌도 만들지 않는 ‘기회의 평등’ 취재기간 중 만난 교육 관계자들은 세계 1위 교육경쟁력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이유를 들었다. 지역·성별·빈부격차에 관계없이 평등한 교육 기회, 체계화된 지방자치 교육, 무료 교육, 포괄적인 기초 교육, 공부환경 지원, 시험이 없고 서열이 없는 평가, 석사학위 이상의 질 높은 교사 수준…. 그 중에서도 핀란드 교육을 설명하는 말로 자주 등장하는 게‘기회의 평등(equal opportunities)’이다. 성별과 거주지, 나이, 언어, 경제적 지위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들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경쟁으로 우등 학생은 고르고 열등 학생은 탈락시키는 우리의 교육시스템과는 정반대이다. 헬싱키 인근의 아세만 초등학교 교사 시모 꼬이부넨 씨는“핀란드 학생들은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아이들이 모두 낙오자 없이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학교와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교육의 목표가 경쟁의 승리가 아니라 공동체 시민으로서의 성장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핀란드의 거의 모든 학교는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을 대상으로 낙오자를 막기 위한 특별반을 운영한다. 이 덕분에 학생간 성적 격차, 학교간 학업성취도 격차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작다. 기회의 평등 개념은 우리의 특목고나 일반학교 내 우월반처럼 가르치는 수준에 차이를 두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일단 그런 학교나 반이 아예 없다. 7~16세 학생들이 모두 같은 수준의 학교에서 공부한다. 그래서 한 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누가 1등을 하는지를 모른다. 일본‘망가’(만화)에 심취해 2년 전부터 일본어 공부를 독학으로 공부해 현재는 웬만한 일본어 교사보다 일본어를 더 잘한다는 16세 비르뻬 베계 양. 이 학생은 기자에게 “공부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인기가 많기보단 오히려 공부벌레라며 따돌림을 당하고 놀림감이 되기 쉽다. 또 친구들 누구도 학업에 뒤처지거나 앞서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교육 담당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꼴찌를 없애는 일에는 비용과 시간의 모든 공력을 들이지만 반대로 영재를 키우는 데는 별반 관심이 없어 보였다.’“노키아(핀란드에 본사가 있는 휴대폰 세계 1위 기업)가 핀란드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의 나라에서 왜 영재교육에 무관심할까? 헬싱키 인근 휘빈까 시의 교육 담당자는 이에 대해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에서도 충분히 영재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특정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학생들에게는 좀더 심화된 숙제를 내주거나 따로 공부거리를 더 주는 형식이다.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런 과목을 가르치는 학교로 자유롭게 진학할 수도 있다. 비르뻬 양도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일본어 과정이 없는 집 근처 학교 대신 일본어 교사가 있는 멀리 떨어진 고교로 진학했다. 도서관 활용은 전 국민적인 취미 핀란드 학생들이 세계에서 읽고 쓰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은 어릴 때부터 습관화된 독서와 도서관 활용이 큰 몫을 한다. 모든 지역에는 근처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은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이용한다. 각 가정에서도 공부를 다그치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데에는 열성이다. 부모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 아이들에게 매일 그림책을 읽어주는 건 핀란드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학교는 한달에 한 번씩 지역 도서관에 학생들을 데려가서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책을 빌리도록 한다. 지역도서관이 없는 학교에는 이동도서관 차량이 온다. 학생들에게 도서관은 단순히 자료를 찾는 곳이 아니라 수업의 연장이다. 학생들은 책가방 대신 도서관의 책들을 이용해 수업 준비와 과제를 해결한다. 실제 기자가 만난 고교 1학년 라브라 란띠 양의 방에는 책상에 책꽂이가 없었다. 서랍 안에서 꺼낸 몇 권의 책도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라브라는 “수업이 교과서로 진행되지도 않고 대부분의 수업 준비도 도서관을 활용해 이루어져 굳이 참고서 같은 책을 사서 집에 둘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도서관을 생활화한다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사회 구성체의 커뮤니케이션과 통합에 상당한 차이를 낳는다. 기자가 귀국 이후 만난 서울대 교육학과 문용린 교수는“어릴 때나 나이 든 지금이나 도서관을 제집 드나들듯 이용하는 핀란드 사람들은 셰익스피어 소설 하나를 두고도 노동자나 교수가 큰 지적 수준의 차이 없이 토론이 가능하다. 학생 때 이후에는 책을 거의 보지 않고 도서관에도 갈 일이 없는 우리 사회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도서관 활용의 차이에 대해 설명한다. 생활수준, 직업에 따라 끼리끼리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최고 대우받는 최고 수준의 교사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는 핀란드 교육의 경험을 세계 각국과 공유하기 위해 2005년 3월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당시 이 세미나에서 핀란드 교육의 성공 이유로 꼽은 것 중의 하나가 ‘우수한 교사’였다. 핀란드에서 학교 교사의 위치는 상당하다. 대부분 대학원을 졸업한 석사 출신들로 학력이 높고 근무환경이 우수해 상당히 인기 있는 직종이다. 유치원 교사를 하려면 최소한 정규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초·중등학교 교사는 석사학위가 있어야 한다. 더구나 핀란드 대학교에서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경쟁률이 매우 높아 지원자의 10%만 들어갈 수 있다. 교사들은 학교 운영 과정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다. 이들은 의사나 변호사보다도 수입이 더 많다. 자연스레 우수한 학생들이 교사가 되려 하고 교사의 질이 높다 보니 학생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무상교육, 무상케어, 미래 세대는 국가가 책임진다 핀란드의 교육기관은 지식만을 전달하는 단순한 학교가 아니다. 학교가 신체적·심리적·사회적 발달을 모두 체크해주는 종합복지서비스센터 역할도 한다. 학교에는 복지담당관과 심리학자들이 근무하면서 학생들의 학습과 적응상 어려움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이런 케어시스템은 태어날 때부터 적용된다. 모든 어린이들은 태어나자마자‘라스뗀 네우볼라’시스템이라 불리는 어린이 헬스클리닉의 도움을 받는다. 국가기관 소속의 간호사가 프리스쿨(학교 입학 전 유치원 개념의 1년 과정으로 의무교육이다)에 입학하기 전 다섯 살 무렵까지 모든 아이들의 건강 체크와 신체적·정서적 능력을 체크하여 아이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세 살 무렵에는 아이들이 말하고 걷는 능력 등에 장애가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테스트를 한다. 여기서 혹 문제가 발견되면 소아과 전문의, 심리치료사 등 어린이 전문가들이 모두 동원돼 집중치료를 한다. 이런 시스템의 결과로 자폐아나 발달장애자를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의 적용을 받는 게 의무는 아니지만 거의 100%의 부모들이 이용한다. 물론 모든 비용은 국가에서 제공한다. 옆집 아줌마처럼 편한 인상의 50세 간호사 마르요 란타넨 씨도 현재 지역의 400여 명 정도의 어린이를 담당하고 있다. 마르요가 책임지는 아이와 엄마들은 평균 한달에 한 번 정도 그녀를 찾아 건강 체크와 함께 심리 상담을 받는다. 또한 집에서 엄마가 아이를 키우다 궁금한 점이나 갑작스런 일이 생기면 바로 담당 간호사에게 전화를 해 상담을 한다. 성공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핀란드의 교육이 경쟁보다는 기회균등, 공교육 위주 교육 등이 가능한 것은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탕에 있다. 기자의 취재를 도와준 현지 교민 곽수현 씨는 “핀란드는 각 가정의 경제적인 수준 차이가 적고, 큰 부자들도 돈 있는 티를 내지 않는다. 또한 무료교육 덕택에 부모의 사회·경제적 위치는 학생의 성적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미치지 못한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크게 보면 다른 이유도 있다. 성공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출세나 돈을 많이 버는 것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세금을 엄청나게(총수입의 40~60%) 내기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버는 데 목매지 않는다. 워낙 복지가 잘되어 있어 실업자로 살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또 노동력이 귀해 대학을 졸업한 사람보다 노동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돈을 번다. 굳이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까지 대학을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 입학률이 그렇게 높은 것은 무슨 이유인가? 그건 대학교육의 개념이 우리와 약간 다르기 때문이다. 핀란드에서 대학 졸업은 기본적으로 석사까지 포함한 6년을 마치는 걸 의미한다. 4년 과정은 직업을 얻기 위한 전문대학(2년 과정의 전문대학도 있다)이다. 헬싱키 대학의 의과나 건축학과 등 일부 인기 학과를 제외하고는 성공과 출세보다는 자신의 적성과 인생의 목표에 따라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다. 일본만화 원본을 보기 위해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 2년 만에 교사 이상의 수준에까지 오른 학생의 예에서 보듯, 자신이 원해서 하는 공부라면 자연히 학습효과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핀란드의 교육시스템이 우리에게도 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 일부에선 우리의 사교육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한다. 그러나 스스로, 부담 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치열한 입시경쟁과 사교육에 둘러싸여 있는 학생들보다 행복한 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출처 http://www.blog.naver.com/kbos1/60037329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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