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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cm / 91kg -> 68kg -> 74kg 다이어트 경험담
게시물ID : diet_424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창살두근
추천 : 17
조회수 : 3900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4/03/25 22:01:02

안녕하세요,


4년째 오유 눈팅만 하다가 요즘에는 다이어트 게시판을 발견하고 여기와 베오베에서 서식하고 있는 32세 유부징어입니다.


제목에도 적었지만 저는 결혼 전 91kg에 육박하는 살덩이였으며, 덴마크 다이어트와 유산소 운동을 통해 68kg의 츄파츕스로 너프됐다가 생전 처음 받아보는 PT와 빌드형 식단으로 74kg 균형형으로 탈태한 경험의 소유자입니다 (다행히도 74kg일때 식장을 밟았습니다).


이 글을 적는 가장 큰 이유는 저같은 사람의 경험담을 통해 이 곳 다이어터들께서 겪으실만한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피해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고, 저 자신도 바쁜 사회 생활로 다시 차오르기 시작한 몸매를 가다듬을 모티베이션을 얻기 위함입니다. 체급별(?) 변화를 살펴보며 제가 배우고 느낀 우리 몸의 신비로움과 교훈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의 : 저는 사무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게임 개발자며 운동이나 영양 쪽 전문가는 아닙니다. "다이어트 = 건강한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 이라고 정의한다면, 마른 체질 분들이 어떻게 게이닝을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니 이 점 참고해 주세요 (애초에 살과 근육이 잘 붙는 체질이고 사춘기 이후로 대퇴부가 특히 발달해 있었습니다).


1. 91kg (돼지) ~2012.2월

  - 사고방식 : 빼도빼도 희망이 없다면 포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 운동능력 (유산소) : 런닝머신 시속 10km 헐떡이며 30초..? ..그리고 땀 뻘뻘...

  - 운동능력 (무산소) : 턱걸이 연속 8~10개, 팔굽혀펴기 연속 30개 정도 ..그리고 땀 뻘뻘...

  - 식단 : 간식은 안 좋아하는데 밥은 매끼 1.5~2공기씩 꼬박꼬박 & 맨날 술이야~

  - 상태 : 운동을 싫어했던 건 아니지만 매일 사무실에 앉아있는 생활과 과다한 탄수화물 식단으로 몸이 많이 망가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빼야지 빼야지 하면서도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았던 건 “관성”이었던 것 같아요. 이 관성을 무너뜨려준 계기가 있었는데 현 내무장관(당시 여친)의 저에 대한 솔직한 조언이었습니다.


  - 당시 짤방 (저 풍만함.. 후..)

pig.jpg

2. 91kg --> 68kg (빅시 패션쇼 나갈 기세) 2012.2월~2012.4월

  - 현 내무장관 왈  “오빠.. 성격이나 능력은 내가 오빠를 의심치 않는데.. 그.. 나한테는 신체적 매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  “(운전석에 앉아 배를 최대한 집어넣으며)..그...그래..?” 분명 저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꺼냈을 그 솔직한 말이 참 고마우면서도 (그래서 더) 너무나 부끄럽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그때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래,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자! 건강한 다이어트고 나발이고 일단 빼야 한다가 목표였습니다.

  - 운동 (유산소) : 아침 저녁으로 런닝머신 시속 6~12km 90분씩

  - 운동 (무산소) : 無 (훗날 무슨 고생을 해야 할지 몰랐던 거죠)

  - 식단 : 엄격한 덴마크 다이어트 (검색해 보시면 살인적인 식단 나옵니다. 술,야식 입에도 안 대고 10주 가까이 실천했습니다)

  - 교훈 : 반쪽짜리 성공이었습니다. 덴마크 다이어트 식단을 살펴보시면 (생명유지가 가능할 정도로) 최소한의 단백질, 무기질, 식이섬유 섭취만 보장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극한으로 줄인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원래 모델들이나 아이돌 멤버들이 데뷔 2,3주전부터 실행해서 잔살을 빼는 데 쓰는 식단으로 알려져있는데 저는 이걸 3달 가까이 실천하며 매일 유산소 운동을 2시간 넘게 했던 것입니다. 건강한 다이어트의 핵심은 신진대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근육을 유지하거나 키우며 지방을 연소시키는 것인데 기본 상식이 없었던 것이죠.


그저 체중을 빼야 한다! 파괴한다! 에만 너무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 6주차에 이미 20kg 감량을 찍었으나 그 결과는 참담한 근손실로 드러났으며 이는 결국 요요현상에 무력한 몸상태를 뜻했습니다. 허리 사이즈는 35 --> 29인치까지 줄었습니다만.. 정말 이런 감량은 비추합니다. 지금도 제 다이어트에서 가장 후회하는 부분은 바로 이 시기의 맹목적인 식단입니다.


3. 68kg (롤리팝) 2012.4월 내내

  - 운동능력 (유산소) : 아디다스 10km 마라톤 51분 15초. 런닝머신 시속 12~13km 40분 런닝 가능

  - 운동능력 (무산소) : 안했으니 알 수가 없지만 왠만큼 운동하신 여자분보다도 못했을 듯

  - 식단 : 아는거라고는 덴마크 다이어트 뿐..

  - 교훈 : 요요에 대한 공포가 엄습한 시기입니다. 덴마크 다이어트만 유지하니까 도대체가 힘이 안 나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여기서 어떻게 식단을 발전해야 할지를 몰랐던 것이죠. 전문가의 트레이닝과 지도를 받는 모델들이나 아이돌도 길어야 2주 유지하는 식단을 3개월 실행했음에도 10km를 저 기록에 끊은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도저히 못 견디겠어서 현미밥이라도 먹었다 하면 다음날 늘어나 있는 400~500g의 체중에 깜짝 놀래서 다시 덴마크 다이어트로 돌아가기를 몇주 반복했습니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3개월의 파괴적인 식단으로 제 몸은 극도의 근손실이 일어나 양분이 들어오는대로 축적해 두려는 굉장히 다급한 상황이었던 겁니다. 나중에 공부하며 알게 됐지만 근육이 없으면 요요는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신진대사 < 섭취량 = 지방축적.  제 멘탈도 이런 그람 단위의 증감에 너무 민감해진 상태였죠.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여기저기 찾아보니 근육을 키워야 신진대사가 왕성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균형! 을 노려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하지만.. 빼는 것보다 건강하게 찌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향후 5개월을 거치며 혹독하게 배웠습니다.


  - 당시 짤방 (어좁대두, 츄빠츕스, 막대사탕. 원근 아닙니다.)

twig.jpg

4. 68kg --> 74kg (일어나세요, 용사여) 2012.5월~2012.9월

  - 계기 : 저를 몇주간 지켜봤던 헬스장 트레이너의 안타까움과 도움의 손길

  - 운동 (유산소) : 1주 1회 10km 런닝으로 대폭 축소

  - 운동 (무산소) : 주 3회 PT x 6주. 자세 숙달 후 나머지 4개월 자체 수련

  - 식단 : 블로그나 갤러리 뒤져가며 자료를 찾고 나름 괜찮은 저녁 식단을 마련했고 점심은 동료들과 먹기 시작했습니다.

  - 보충제 : zero-carb (탄수화물 제로) SRO.

  - 교훈 : 아직도 그 날이 기억납니다. 호크아이로 습득한 (야매)삼두 단련을 텅 빈 헬스장에서 하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팔꿈치를 옆구리에 갖다 붙이고 “회원님.. 이거 팔이 왜이리 흐물흐물하세요?” 묻더군요. “그,그게.. 그냥 살을 빼느라” 하며 우물쭈물하다가 “팔굽혀펴기 잘하세요?” 라는 질문에 “네, 그럼요!” 하고 자신있게 답했습니다. 뭔가 들킨 것 같은 부끄러움에 만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냅다 매트에 엎드려 몸을 내리는 순간! 털썩하고 쳐박혔습니다. 하.. 그때의 당혹감이란.. 팔굽혀펴기 0.. 91kg 살덩이를 30번도 들어올릴 수 있었던 제가.. 여태 그래도 완력은 좀 있다고 자부하던 저였는데 한 5초간 멍해져 있었습니다. 트레이너가 “회원님 지금 근육이 완전 파괴되셨어요. 제가 도와드릴테니 키워봅시다” 하더군요. 지금껏 PT나 보충제, 제대로 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었기에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신진대사가 망가지거나 포풍 요요에 돌입할 것 같아 마지못해 그러기로 했습니다.  

   주 3회 월-가슴,수-어깨,금-등 대근육 순회에 화,목은 자체적으로 복근을 단련했습니다. 워낙 근손실이 큰 상태였던지라 보충제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식단은 고단백, 저열량으로 점차 바꿔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첫 PT때도 생각나네요. “회원님 오시기 전에 바나나 2개 드시고 오세요” “2개요?! 살찌지 않을까요..??” “ㅎㅎㅎㅎ...장담하는데 그거 20분만에 다 소화시켜 드릴게요”  ....(PT 후)....  “배고파 죽겠어요!!” “말씀드렸죠? 살 찌는 거 두려워 마시고 빡시게 웨이트하면서 게이닝 해 봅시다!”


이 때 건강한 신진대사와 근육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배우고 경험한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5개월 동안 체중은 6kg 가량 늘었지만 실제 체지방은 3kg 남짓 더 빠졌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캐삭하고 키우면 막막합니다.ㅎㅎ


  - 당시 짤방 (다행히 저 상태로 웨딩촬영과 신랑 행진을.. TT)

thick.jpg

5. 그리고 2년 후

  - 2012.9월, 태초의 자극을 줬고 옆에서 응원해 주었던 내무장관님과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ASKY컴티에 염장 ㅈㅅ). 하지만 결혼 후 더 바빠진 생활로 운동을 게을리 하고 식단에 신경을 덜 쓴 결과 최근 87kg까지 쪘었는데 3주 전부터 다시 웨이트 중심 운동으로 82kg까지 뺀 상태입니다. 헐.. 돌돼네? 싶으시겠지만 이젠 자신감이 생기고 근력도 점점 붙고 있어서 조바심이 안 드네요. 그런 자신감을 갖기까지 겪은 우여곡절을 바탕으로 몇가지 정리해봤습니다:

  - 절대 몸을 급하게 바꾸려 하지 마세요. --> 급한만큼 대가(근손실, 신진대사 이상, 거식증 등등)를 치르게 됩니다.

  - 남녀 불문하고 근육이 담당하는 연소 능력과 신진대사를 무시하면 장차 체중 관리가 안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메타볼리즘이 중요한가봐요 (흐흐. 여기 무식하게 배운 1人).

  - 제가 최초에 실행했던 덴마크 다이어트도 훌륭한 식단입니다. 죽지 않고 23kg을 감량할 수 있게 해 준 방어선이었죠. 문제는 저의 맹목적이고 과도한 실천이었습니다. 일단 식단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했어요.

    - 편의 : 기존 식단에서 양을 줄인다든가 반찬을 바꾼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식단을 맞춰가시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야 이탈할 가능성도 줄고 이상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균형 : 몸에 필요한 영양군을 꼭 확인하세요. 이것 역시 무시하시면... 차후 큰 댓가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ㅜㅠ. 내 아까운 근육들!! ㅜㅠ

    - 타락 : 1주일에 하루는 마음껏 드세요. 자기 자신을 믿고 마음껏 먹어야 나머지 6일을 졸라맬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 하루하루 체중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칼로리 계산기도 두들기지 마시고) 균형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으로 목표하는 다이어트 성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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