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5년 전의 이야기네요.
대학생 신분으로 한창 과외 열심히 해주고 다닐 때 였어요.
그 날은 과외가 2개나 잡혀있던, 유난히 더운 날이었죠.
정말 더운 날이었는데 저는 앞의 2시간 짜리 과외를 끝내고 또 다른 과외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어요.
하필이면 앉을 자리도 없냐...그러고 잠시 에어컨을 즐기고 있었는데
정말 왠 아저씨가, 울그락푸그락한 아저씨가, 40대는 되보이는 아저씨가
베*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콘을 맛나게 드시면서 버스에 타는거에요.
한손에는 아이스크림을 들곤 열심히 잔돈을 찾으시는데...곧 찾아서 내겠지 싶어서 잠시 딴 곳을 보며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근데 굉장히 한참 잔돈을 찾는거에요.
찾다찾다 뒷사람 때문에 잠시 제 옆자리로 와서 잔돈을 찾고 계시더라구요.
한손엔 아이스크림이 녹고있고 그 당황스러움이 여기까지 오는 거 같아서
왜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살면서 한번도 부리지 않은 오지랖을 부렸어요.
제 주머니에 2천원이 있길래 무엇에 홀린듯 그 아저씨한테 그 2천원을 드렸답니다.^0^
그런데 그 아이스크림 아저씨가 보고 엄청 당황하는거에요.
그래서 저는 다시 2천원을 전해주며 순간적으로 고개로 '저기 내고 오세요' 라는 표현으로 한번 까닥 했습니다.
한손엔 아이스크림, 다른 한손엔 제가 준 2천원을 쥔 아저씨는
엄청 당황스러워하시더니
버스에서 갑자기 내렸습니다.
저도 당황, 왜죠. 왜 그냥 내리는 거죠.
그런데 제 앞에 앉아있던 아가씨가 풉!!!! 하고 웃더니
저 아저씨 차비 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잠시 딴곳보던사이 아저씨가 차비를 내고 주머니 정리 하며 제 옆에 서있던 걸 제가 착각하고
차비내라고 2천원을 준거에요.
아저씨는 갑자기 생긴 2천원에 1차 당황, 고개 까닥거리며 버스 앞문을 가르키는 아가씨에게 2차 당황
아마 제가 아이스크림 들고 탈거면 내리라는 걸로 알아들으셨나봐요........
앞의 아가씨는 완전히 빵터지고...저는 그렇게....과외를 갔습니다.
아저씨....제가 일부러 그러려던 건 아니었어요ㅠㅜ
앞으로 오지랖은 안부려야겠다 결심한 사건이었습니다.ㅠㅜㅠ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