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아버지와 저는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곳은 같습니다만 성향은 좀 다르다고 봐야될 듯 합니다.
뭐, 길게 이야기한거 주저리 주저리 다 써봐야 손아프고 읽기도 불편하니 요약하면,
아버지 :
박근혜가 당선된 것에 부정이 있고 현 기득권의 행태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돈과 권력을 가졌다. 따라서 그들의 발언이나 정책에 불만이 있더라도 부정만 하고 혐오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 모두가 현 집권당과 정치인들을 혐오하지 않는다. 그들의 정책에 동조하고 찬성하며 적극적으로 따르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혹은 정치적인 내용 자체에 아예 무관심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 집권당과 대통령을 미워하는 생각을 머릿속에 담고 있으면 사람들과 대화할 때 은연중에 그것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감정에 기인한 언행은 부정적이고 격한 것으로 표현될 여지가 크고 그것이 공감을 얻지 못하면 대화하는 상대방이 너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공산이 매우 크게된다.
그러므로 너무 치우치게 부정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중용적인 태도로 정치적 현상을 받아들이도록 해라.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그것이 너에게 더 많은 득이 될 것이다.
나 :
아버지가 말씀하시는 내용은 모두 이해를 하나, 결국 사람의 본성은 어떤 행위나 사회활동을 통해 손해를 보게 될 경우 그것을 만회하거나 수정을 하려 한다. 이것을 참아 넘기는 것도 한 두번이고, 매번 어쩔수 없다는 태도로 넘어가게 된다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보고 호구라고 생각할 것이다.
정치에 대한 태도도 그렇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정치인, 혹은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할 때,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지 또는 손해가 되는지, 그리고 이익을 줬던 적이 있는지 손해를 끼친 적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최종적으로 투표를 통해 그 의사를 표현하여 개인의 손해를 최소화 하고 이익은 최대화 하려 노력한다. 물론, 그것을 뛰어넘는 대의라는 것이 있겠지만, 넓게보면 그것 또한 장기적으로 개인의 손익에 따라 지지여부가 결정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선과 국정원, 그리고 저번정권부터 지속되어오는 정책의 면면은 결국 나 개인의 손해로 돌아오게 된다고 판단했다.
삼권분립이 부정되고 언론과 통신이 장악되었으며 심지어 공정한 선거를 담보해야할 선관위마저 그 공평성을 강하게 의심받고 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내가 정치적인 결정이나 국가의 정책에 의해 손해를 보게 되었을 때, 투표등을 통한 의사표현으로 그것을 방어하거나 최소한 완화하고자 하더라도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고 또한 고착화될 것이 보인다.
이게 내 자신의 손해로 돌아올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인데, 당연히 현재의 정권을 거부하며 개선을 요구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근본이고 결국 현 집권당은 그것을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비단 내 문제를 떠나 아버지의 손해 또한 있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을 것인데 좋게 받아들일 수 있을리가 없다. 게다가, 아버지나 나보다 뒷 세대들에게 잘못된 역사관과 사회관을 교육을 통해 전달하여 자신들의 지배체제를 영구히 하려 하는 의도가 읽히고 있는 지금이다.
아버지 뜻은 알겠으나 나는 내가 현 정권에 가지고 있는 감정과 태도를 그만둘 수 없다. 물론, 인관관계에 있어 우려하신 말씀을 생각하여 조심 또 조심할 것이나, 그 뿐이다.
뭐.. 이 정도 내용이네요.
아버지도 내 이야기를 듣고 수긍은 하십니다만.. 이런 태도를 가지고 있을때 인간관계에 있을 수 있는 불이익을 여전히 걱정하시네요.
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아무 주장도 못하게 되겠죠..
에효.. 답답하고 답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해 나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