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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보이스 피싱 때문에 자존심 상한 썰.
게시물ID : humorstory_4248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림
추천 : 10
조회수 : 920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4/09/22 09:54:36
어이가 음슴으로 음슴체.


월요일 아침 기분 좋게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02-6083-1152 로 전화가 옴.
여자분이 자기는 금융범죄 수사팀 박현주 경위라고 함.
소개 듣자마자 소속도 제대로 안 밝히는 경찰이 어디있나 싶어서 보이스 피싱 눈치챔.


내 계좌가 명의도용 되어 대포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함.
아... 네... 영혼없는 대답으로 맞장구쳐줌.


전라도 40대 김명철이라는 사람을 아냐고 함.
본인은 전혀 모르는 사람임.
본인이 아무리 연상을 좋아해도 40대는 감당 못함.
지금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니
수사를 위해 녹음을 한다고 함.
헉헉 알겠다고 하고 나도 같이 녹음 시작.


뭐 김명철을 아냐. 모른다.
계좌가 뭐뭐 있냐. 어디어디 은행 이용한다.
신용카드 쓰냐. 안 쓴다.
이런 대답을 몇번 하고나서는 사건번호를 알려줌.
0130 김명철 명의도용 사건이라 함.


하... 본인은 아버지 법무일을 도와주는 관계로 사건번호가 저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서 2차 눈치챔.
1월 30일 결혼 기념일도 아니고 0130 사건번호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건지 모르겠음.


슬슬 나 도지사랑 같은 도시 사는 사람인데 거기 연락주신 곳 지부가 어디요, 
묻고 연관광 하려던 차에 내선 전화를 옮겨 수사팀장이라는 사람을 바꿔주겠다고 함.


목소리 낮고 무서운 아저씨가 전화받음.
이제 계좌번호나 보안카드를 알려달라는 건가 하며 나란 닝겐 조금 두근두근 해짐.
뭐 내 메일주소도 말해주고 주민등록번호도 알려주면서 겁을 주었지만
어차피 내 개인정보는 전 인류가 공유하고 있는 홍익정보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함.


이제 하일라이트였음.
대포통장으로 돈이 세탁되었기 때문에 실제 본인 계좌 금액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함.
나님 올해 4월에 취업해서 한푼두푼 모으는 재미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대답함.


a 통장에 70만원이요.
b 통장에 35만원이요.
c 통장에 20만원이요. 헤헤.

-뚝. 띠띠띠

....

images.jpg


한푼 두푼 모은 내 소중한 돈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지같은 놈들 땅을 파봐라 만원짜리 한장 나오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니들보다 훨씬 신성한 노동으로 번 돈인데 왜 무시를 하니 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분짜리 즐거운 녹취록과 나의 자존감에 상처만 남긴채 그들은 떠나갔습니다.
여러분 보이스 피싱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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