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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동창회.
게시물ID : bestofbest_425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닉네임1Ω
추천 : 247
조회수 : 25466회
댓글수 : 1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0/11/12 01:09:39
원본글 작성시간 : 2010/11/11 21:48:01
몇일전 동창회 다녀왔었습니다.

전 요즘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빵셔틀이었습니다
학창시절 집안이 넉넉치 않아 고등학교때 비싼 교복 살 돈이 없어 선배들 교복 물려 입은죄로 
3년을 죄인처럼 아니 병신처럼 지냈습니다. 더군다나 남녀공학학교에 어린 사춘기시절 또래 여자아이들에게
비웃음 당하는게 죽을정도로 힘들었었죠.

그렇게 전 고등학교 3년이란 시간을 제 이름 대신 누더기란 이름으로 지냈고 졸업하고 
대학진학은 꿈도 못꾼채 서울로 올라가 개같이 벌어 개같이 모은결과 홍대에 작은 호프집을 냈고
또 다른곳에 분점을 낼 만큼 작은 성공을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올해도 어김없이 동창회 참석하라는 우편이 오고해서 참석했었습니다.
사실 니들이 돈 없다고 놀리던 내가 이렇게 변했다고 보여주고 싶어 갔다고 하는게 맞겠네요

고등학교 친구는 평생간다는 어르신들 말씀과는 다르게 저는 낯선 이방인일뿐 
참석했다는 자체에 용기있단 말을 들을 정도로 친한 친구가 없었습니다
그저 꿀먹은 병아리일뿐. 낯선곳에 얼굴 들이대니 누구냐는 물음에 내입으로 누더기다란 말에 
신기하게도 알아보더군요
많이 멋내고 갔고 일부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
내봐라 이렇게 성공했다.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역시 돈이 무서움과 동시에 돈이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돈 있으니 나를 보는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지고
돈 있으니 나를 다르게 보고
돈 있으니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니들보다 잘 살고 있는 모습 보여주면 통쾌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제가 더 비참해 집디다..

왜 그런지 알면서도 인정하기가 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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