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직 애니메이터 입니다.
오늘까지 마감 스케쥴인게 있어서 막 끝내놓고 이 글을 씁니다.
제가 요즘 바빠서 이 게시물을 어제서야 봤습니다. 그것도 회사 동생이 링크를 걸어줘서 알았네요. 그 친구는 그 친구 남친이 링크를 걸어줘서 알았고요.
그 남친 왈 " 땡땡아 이거 너희 회사에서 작업 한거 아녀???" 이렇게요.
네.......제가 그 작업을 한 사람입니다.
댓글로 글을 쓸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지나간 게시물이라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아서 새로 글을 써봅니다.
제 이전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그냥 눈팅만 하는 사람이였고 글을 하나도 쓰지 않는 사람이고 적극적으로 활동 하는 사람도 아니여서
로그인 자체를 안하고 둘러만 보는 사람입니다만
제가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제가 알고 있는 부분을 틀리게 아는 분들이 많으신데 그것이 마치 100% 사실인것 처럼 말씀하셔서 이렇게 처음 글을 쓰게 됐
습니다.
저는 1, 2차 영상에 모두 참여한 스텝입니다.
결론 부터 말씀드리면 저 작품은 100% 수작업의 쎌 작화입니다. 동화적인 관점에서 보면요.
여기서 동화라 함은 키애니(원화)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동작을 그려주는 파트를 말합니다.
예전에 일 진행 방식은 원화 -> 동화 -> 제록스-> 선화-> 채색-> 이런 순이였다면
지금의 일 진행 방식은 원화-> 동화-> 스캔 -> 칼라 순서입니다. 여기서 스캔부터는 컴퓨터로 하는 작업이죠.
저희 회사도 콘티, 레이아웃부터 원화까지는 컴퓨터로 작업을 하지만 (물론 일하는 작업자에 따라 작화지에 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컴퓨터로 그린 원화를 컬러 프린터로 뽑아서 동화부에서 작화지에 샤프로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쎌작화라고 하는 겁니다.
작업되어진 동화를 가지고 후반작업 즉 선정리를 해서 칼라를 칠하고 효과를 넣는다거나 3D로 만든 저 바이크(앞에 게시물에 주인공들이 타는 바이크
와 손에 쥐고 있는 음료는 3D 합성입니다) 합성을 한 다음에 촬영을 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작업들은 다들 디지털로 하는데 왜 동화만 작화지에 손으로 그리냐!!! (디지탈로 하는 작업도 사람이 다 손으로 그리는겁니다.)
이렇게 물어보신다면 제가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은 동화를 위한 최적화된 프로그램이 아니여서 동화작업을 정교하게 표현해 내는데는 부족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일부 동화를 디지탈로 할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것은 아주 가끔 있는 일이고 아주 간단한 작업만 그렇게 합니다. (예를 들어 마우스를 고친다거나
하는거요)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동화지에 그림을 그려서 스캔 받아서 디지탈로 선을 다시 따는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디지탈 작업이 쉽고 편하고 이쁘게 나오면 그렇게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냥 손 작화가 빠르고 쉽다는 얘기죠.
댓글중에
아직도 쎌작화 하는곳이 어디있냐????
쎌 작화라 함을 뭘 말씀 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네.... 저희 회사 있습니다. 작화지에 그림 그리고 쎌 별로 나눠서 스캔 받고 하니까요.
그리고 제가 아는 거의 모든 회사가 동화는 아직도 쎌작업입니다.
물론 동화지에 그림을 손으로 그려서 하지 디지털 상에서 바로 동화를 그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결정적으로 움직임을 그리는 작업을 손으로 종이에 작화하고 나머지를 다 디지탈로 한다고
그것을 디지탈 작업했다라고 말 해야 될까요????
여튼 열심히 손 작화 했는데 모두다 디지털작업에 CG로 했다 해서
좀 속상한 마음에 몇자 적어 봤습니다. (사장님이 오유를 안하길 바랄 뿐입니다.)
여기서 인증 사진!!!!!
아래 사진은 CF 끝나고 저 회사에서 보내준 음료 받은 사진을 단톡에 올렸을때 남은 사진입니다.
뒤에 보이는 종이가 큰쎌의 작화지 입니다.
위에 사진은 오늘 스케쥴 끝나고 부은 제 오른손 사진 입니다. 타프와 지저분한 장갑 ㅠㅠ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