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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패러다임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차이는 같은 잣대로 평가될 수 없다는 것을 ‘공약불가능성’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아리스토텔레스 패러다임과 뉴턴 패러다임 사이에, 혹은 뉴턴 역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간에 합리적인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공약불가능성’이 있다.
과학의 발전은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이것과 공약불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건너뛰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렇지만 오래된 패러다임과 새로운 패러다임 사이에는 공약불가능성이라는 간극이 존재하고, 이 간극은 실험 데이터에 의해서 좁혀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정상과학과 과학혁명의 연속적 과정을 보면 과학이 누적적으로 진보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과학은 궁극적인 진리를 향해서 꾸준히 진보하는 인간의 활동이 아니라, 마치 그때그때의 우연적인 상황에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 생물종의 진화와 닮은 발전의 모습을 보인다. 생물종의 진화를 진보라고 평가하기 힘들 듯이, 과학의 발전도 진보라고 평가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