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사람들은 다들 이렇게말하곤 한다
여친은 있으면 힘들고 없으면 허전한거라고
나와 그녀는 소개로 만난 사이, 그때 난 모쏠이였고 그녀도 솔로인 상태였다.
처음 봤을땐 꽤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고 두번째는 참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점점 연락하다보니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고 내가 고백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귀고
너무 물흐르듯 아무 돌부리없이 우리 사이는 그렇게 시작했다.
참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
물론 행복한건 당연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주위의 모난 일도 둥글둥글하게까지 보이니깐
그런데 내 감정은 이상하다.
그전에는 남들 다 받아보는 고백도 받아봤고 짝사랑도 해봤다.
그때의 감정은 격동적이었다. 짝사랑한 여자의 말한마디에 왠만큼 내지않던 화도 내보고
진학을 이유로 고향을 떠나기 전날 마지막으로 보고 울기도 해봤다.
그런데 지금은 감정이 너무나 편하다.
마치 감귤 까먹으며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내가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건 아니다.
그녀를 위해 내 자신을 맞추고 다듬어 보고,내가 할수 있는일은 다 해보려 햇다
다만 난 그게 두렵다.
이 여자와 헤어지게 되더라도 아무렇지 않을까봐
그냥 만나기 전에 살던대로 똑같이 혼자 영화보고 혼자 와인을 사고 혼자 밥을 먹고
아무 앙금없이 살아갈까봐 두려워진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쓸데 없는 걱정으로 보일것이다.
'뭐 하러 잘 사귀고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나' 생각도 한다.
그런데 그 두려운 상상이 자꾸 떠오르고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