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동안 5.18당시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부상자…빈곤에 시달리다 음지로 추락한 채 아버지의 삶을 모르는 딸'5.18민중항쟁 기간 화물운전사 이남종씨(가명. 사망당시 43세)는 시민군에게 부식 등을 나르며 일을 도왔다.
이씨는 같은 해 5월27일 친구와 함께 집에 숨어있다 계엄군이 쏜 총에 친구는 숨지고 이씨는 곧바로 연행됐다.
그는 다른 구속자들과 함께 하루 20~120분 동안 무차별적인 폭력 등에 계속 시달렸고 죽음이라는 극한 공포를 6개월 간 경험했다.
그는 석방된 뒤 거동이 힘들 정도인데다 심각한 스트레스 장애를 보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5.18참가자라는 사회적 홀대와 후유증, 고문 악몽 등으로 인한 잦은 음주로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는 태어난 딸(81년생)을 먹이기 위해 일하던 식료품점에서 쌀을 훔치기도 했고 피를 팔아 쌀을 사기도 했다.
가난과 홀대로 지친 이씨의 부인은 몇 년 뒤 집을 나갔고 딸은 외가에 맡겨져 가정은 해체됐다.
90년대 중반 이씨는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로 인정돼 보상금을 받았고 다시 가정을 꾸렸으나 후유증 등에 시달리다 지난 2004년 11월 광주서 음독자살을 했다.
더욱이 이씨의 딸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유흥업소를 떠도는 생활을 하고 있고 아버지가 5.18피해자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생명인권운동본부의 조사결과<뉴시스 2007년 10월25일 보도> 드러났다.
이씨의 딸은 아버지의 고통을 모르는 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성장기 추억, 빈곤의 반복, 음지로 떨어진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조용범 생명인권운동본부 공동대표(41)는 "고문 후유증 등으로 시달리는 5.18부상자들이 연쇄적으로 자살을 하고 있다"며 "더욱이 5.18피해자 자녀들이 빈곤 대물림으로 처참한 삶을 살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 "한국은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후손들이 항상 고통만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외국처럼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그 후손들에게 특별한 대책을 수립해주는 갱생. 자립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5.18기념재단이 생명인권운동본부에 의뢰해 조사된 이씨의 심리학적 부검 및 의학적 검증 보고서는 29일 오후 5.18기념문화관에서 개최되는 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가족의 자살피해 현황에 대한 토론회에서 발표된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 중 이미 숨진 376명의 자살율은 10.4%로 국내 평균 자살률 4.4%에 두 배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형주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없나요.......
법안 만들기 서명운동이라든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