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IS) 인기 연재만화 <아색기가>(양영순 작) 5월 24일자에 처음 등장한 '꽁기꽁기'라는 말이 인테넷 최고의 화제 단어로 급부상했다.
최근 포털 사이트, 유머 사이트, 카페, 블로그 등 가릴 것 없이 인터넷 게시물이 있는 곳은 어디나 '꽁기꽁기하다'는 말로 '도배'가 된 상태다. 오프라인에서도 '꽁기꽁기'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심심치 않게 보일 정도다.
'꽁기꽁기하다'는 말은 <아색기가> 24일자에서 '아무 뜻이 없는 단어'로 처음 등장했다.
한 국문과 교수가 동료들과 함께 등산을 간 것이 만화의 설정이다. 교수가 "상황이 꽁기꽁기하게 됐군"(난처하게) "우리의 꽁기꽁기한 기분을…"(좋은) "이렇게 꽁기꽁기할 데가"(고마울) "왜 그렇게 꽁기꽁기해졌나"(속좁아졌냐)라며 횡설수설한다. 동료 중 한 명이 처음에는 '국문과 교수가 쓰는 말이니 맞는 말이겠거니'하고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화를 참지 못한다는 내용. 한국사회에 퍼져 있는 무조건적인 권위주위를 통쾌하게 풍자하는 내용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아색기가>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만화가 IS 홈페이지(http://ilgna.co.kr)에 서비스된 이후 '꽁기꽁기하다'는 말은 곧바로 유행어가 됐고, 현재는 네티즌들의 언어유희에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다.
네이버 지식IN 등 지식검색 사이트에는 '꽁기꽁기가 뭐냐'는 질문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무 뜻이 없는 말" "대충 써도 다 맞는 말로 '거시기' 정도로 이해해라" "불특정한 상황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에 형향을 주어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것을 나타내는 형용사" 등 각양각색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IS <아색기가>를 연재하는 양영순 작가는 '꽁기꽁기'의 뜻에 대해 "봉규봉규한 느낌"이라고 한층 더 '철학적'인 답을 내놨다. 양 작가에 따르면 굳이 처음 듣는 단어의 뜻을 알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양 작가는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난센스의 상황을 표현한 것이며, 뜻을 알려고 하는 순간 그 상황은 해체된다"면서 "말장난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묘한 상황을 표현했던 것"이라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