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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2628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도꼬마
추천 : 1
조회수 : 12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7/10/29 23:55:15
 권 서장은 라디오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똑같은 내용만 되풀이하고 있는 보도를 그대로 놓고 보자면, 전쟁은 북쪽에서 먼저 도발한 것이고, 그 양상은 전면적이고, 상황은 이쪽이 불리하다는 인상이었다. 그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대통령이 멸공통일·북진통일을 당당하게 내세운 것이 언제부터였으며, 대통령의 그 힘찬 주장에 발맞추어 국방장관이고 참모총장이 입을 모아, 하시라도 명령만 내리시면 점심밥은 평양에서 먹고 저녁밥은 신의주에서 먹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다 갖추어져 있다는 호언장담은 그 얼마나 자주 했던 것인가. 그런데 북족한테 먼저 공격을 당하는 것은 뭐며, 상황이 불리해진 것은 또 뭐란 말인가, 국방장관이고 참모총장이고 정작 별다른 실속도 없으면서 대통령이 듣기 좋도록 허풍만 떨어댔단 말인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더 이해가 안되는 것은 북쪽의 행위를 놓고'불법남침'운운하는 점이었다. 주의를 달리하는 두 정권사이에 상호협약한 무슨 법이라고 있었던 것인가. 그런 법이란 애초에 없었던 상태로 이쪽에서는 멸공북진통일을 내세우며 남쪽의 빨갱이들을 소탕해왔고, 저쪽에서는 공산혁명통일을 내세우며 남쪽의 자기편을 지원하는 상태로 싸움은 벌써 몇 년 동안이나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아닌까. 그런데 이제와서 '불법'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소린가. 상황이 불리해지니까 다급해서 그런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되는 것인가. 아니면, 이쪽 이쪽의 멸공북진통일은 '합법'이고 저쪽의 공산혁명통일은 '불법'이라는 것인가. 도대체가 모를 소리다. 불법을 따지자면 이차대전 때 일본이 선전포고 없이 진주만을 폭격한 경우 같은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쪽에서는 저쪽 공산정권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한 일이 없지 않은가. 그러면서 무엇을 근거로 해서 따지고 있는 불법인가.이쪽의 정권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저쪽에서도 이쪽이 북진통일을 감행하는 경우 불법을 따질 근거가 없기는 매일반 아닌가. 그 동안 공산혁명을 하겠다고 태백산맥을 통해 지속적으로 남파시킨 빨치산과 이번의 도발과는 뭐가 다른가. 수의 많고 적음이 다를 뿐이 아닌가. 싸움의 규모가 크고 작음이 다를 뿐이 아닌가. 그런데 왜 그때는 불법이라고 하지않고 이제와서는 불법이라고 하는 것인가. 도대체 앞뒤가 안 맞는 소리다. 싸움이 크게 벌어졌으면 그에 맞서 싸우는 일뿐이 없지 않은가. 잠꼬대 같은 엉뚱한 소리 지껼여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가. 싸움은 총으로 하는 것이지 말로 하는 것이 아니잖은가. 빌어먹을……

-소설 태백산맥 中-

여기서 권서장의 인간상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장문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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