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힘들지만 버텨 왔는데 …. 이럴 바에야 교사 자격증을 찢고 싶습니다.”
2년째 교원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예비 교사’ 공아무개(30·여)씨는 3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문에 너무 속상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외국어대를 나온 공씨는 영어교사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교육대학원을 2년6달 동안 다닌 뒤 임용시험에 대비해 왔다고 했다. 그는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교사가 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학교 현장을 학원처럼 보는 것”이라며 “인수위는 교육의 ‘교’자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영어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 전용 교사’ 선발 자격에 테솔(TESOL) 이수자, 영어권 나라 석사학위 이상 취득자, 전직 외교관·상사 주재원 등을 넣는 안을 발표하자, 임용시험을 준비해 왔던 예비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임용시험 자료를 주고받는 인터넷 블로그에 ‘투쟁 게시판’을 만들어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인수위·언론사 홈페이지 등에 몇천 건씩 의견을 올리고 있다.
사범대를 나와 4년째 임용시험에 도전하고 있다는 서아무개(27)씨는 “영어교육이란 생활·학습·문화수준 등이 다른 아이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르칠지 고민을 해야 하는 전문영역”이라며 “철저한 검증 없이 기능만 뛰어나다고 교사로 뽑을 경우 제대로 구실을 할 수 있을 지 의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