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보이는 난 여전히 뚱뚱하고 못생겼다.
고등학교 졸업 당시 거의 80킬로에 육박하던 몸이 기억에 선하다.
등 뒤로 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등가죽이 몇겹씩 겹쳐 아플 정도였다. 몸도 제대로 숙일 수 없었다. 배가 겹쳤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고, 난 그걸 먹는 방식으로밖에 풀 줄 모르는 얼간이었다. 사실 이건 지금도 그렇다..
울면서 먹었다. 그리고 살은 너무나 쪄버렸다.
졸업하고, 미친듯이 뺐다. 오랫동안 아주 지겹도록 뺐다.
근데 우리 엄만 만족하지 않았다. 10킬로 뺐을 때 더 빼야겠다고 했다. 나도 수긍했다.
10킬로 더 뺐을 때 더 빼야겠다고 했다. 나도 수긍했다.
10킬로 더 뺐을때, 더 빼야겠다고 했다. 좀 이해가 안갔지만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너무나 화가 났고, 먹었다. 먹고 후회했다. 아니 후회를 넘어서 역겨워서 다 토했다.
나중엔 음식을 참다참다 먹어버리고, 토하고.... 이걸 반복하니 난 40킬로가 간당간당했다.
내 몸은 다 망가졌다.
생리도 주기를 상실했고, 체질은 너무 많이 변해서 겨울엔 움직일 수도 없을 정도로 추위를 탄다.
손발은 쥐가 나고, 말을 조금만 많이해도 현기증이 난다.
그런데도 우리 엄만 나보고 살찌지 않게 조심해라고 한다. 내가 조금 먹고 있으면 그만 먹으라고 한다.
날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하는데 난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비참하고, 거울 속에 보이는 난 여전히 추한 뚱땡이다.
그냥 이렇게 적당히 살다가 빨리 죽어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