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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내하사의 CPO실 털어먹기.
게시물ID : military_122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X-LS7
추천 : 7
조회수 : 157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2/29 16:34:28

2005년 늦가을과 겨울 중간때의 어느 토요일 밤..

2함대 전남함 기관부의 한 영내하사 나부랭이는 영외를 못나가는 것에 대해

존나 씨발씨발 거리며 안전당직을 돌고 있었음.

오늘은 안전당직 키를 몇 분만에 찍어볼까 지난번 천병장은 7분만에 다 찍었는데 나도 간만에

달리기를 해서 마의 5분 영역을 넘겨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순찰을 돌고나서 기관부 일지를 적고 건빵 쪼가리를 처묵처묵 하는데, 누가 인기척없이조용히 MCR(기관조종실)로 오는 것임. 꽁기꽁기한 맘을 뒤로한채 기관부일지 밑의 맥심은 안봤겠지 하며 조용히 뒤를 돌아보니 항상 나와 사고를 같이 쳐주는 고마운 내 동기가 날 보고 있었음ㅋㅋㅋ

꼴통 내기사와 내연사는 서로를 바라보며 뭔 할말이 있나 싶어 눈치를 보는데 먼저 내연 동기가 오늘 소주한잔 할래 하고 물어본것임.

소주... 영내반장과 선임수병들이 위병부사관께 몰래 허락맡고 포대에 숨어서 먹는다는 그 소주.. 휴가나가서 먹으면 너무 달아서 개가 될 때까지 먹는 그 소주..

소주란 말에 내 머릿속의 회로는 이미 헌팅이 되어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었음.

콜을 외치며 그 소주는 어떻게 구한거냐 물어보니 그 친구 대답이 정말 007저리가라였다 .

집에 계시는 큰 누님께 우체국 소포로 소주 댓고리 2병을 넣어 그 위에 빨래 세제를 넣어 보내달라고 한 것이었음. 대구에서 맛본다는 참소주 댓고리는 그렇게 함대 우체국을 지나 전남함 행정병의 수발을 거쳐 온것을 중간에 빼돌려 발전기오일필터 박스에 소주를 넣어서 숨켰다. 배에서 소포 검사를 했을때는 세제만 들어있었고, 소주는 이미 안전하게 발전기 오일필터로 위장한체 MCR 아래 보기실 2층 창고에 숨어있었다. 그 소주를 보자 이친구는 평범한 내연사가 아닌 국정원이나 기무사로 가야될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오늘은 기관부 영내하사중 우리 위로는 아무도 없었다. 다 휴가나 외박을 나갔으니

이 친구는 오늘만을 노려온것 같았다.

아직 당직교대하기 전까지는 한시간이나 남았고 순찰은 한번 더 돌아야했다.

난 순찰을 돌며 부장님이 손대지 말라고 한 냉동기실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털었다.

비엔나 소세지(개인적으로 주부9단이 젤 맛있는듯), 오양맛살, 막대기에 꽂아진 떡갈비, 사과맛 피크닉 한박스 등 찰지게 털고 다운소나실에 있는 커피포트까지 뽀려서 기관실로 내려갔다. 동기는 안주셋팅을 하고 난 마지막 순찰을 돌고 일지정리를 마치고 후임하사에게 당직교대를 하고 기관실로 내려가 죽어라 처묵처묵했다.

장정 셋은 배가 고파 술보다는 안주를 졸라 처묵처묵했고 뜨뜨미지근한 소주도 쭉쭉 들어갔다. 후임은 이제 당직선다고 올라가버리고 술이 남은걸 본 우리는 고민을 했다.

안주만 더 있으면 저 신의 눈물을 다 마셔버릴텐데.

이미 머릿속의 회로는 정상이 아닌것 같아서 아마 내 생각엔 BATTLE OVERRIDE 상태이지 않을까 싶다. 그때 머릿속에 헌팅이 일어났다. 선임조리병이 전역준비할 때 군화를 새로 사줬으니 내가 냉동기실 턴것은 어느정도 무마해줄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번 더 털면 그 친구나 나나 누군가는 얼굴을 구겨야된다. 그건 피하자. 흠 그래 CPO실을 털자.

지금 시간은 새벽2시.. 현창에서 CPO실을 보니 안에는 아무도 없다. 사관실은 이미 가수면상태.. 그래 지금 CPO들은 침실에서 훌라를 치거나 자고 있을거야 하는 생각이 들자 난 몸이 저절로 CPO실로 향했다. 제육볶음을 해먹자. 그때 든 생각이 그거였다. 지금 생각해도 난 참 미친놈이다.

MCR과 CPO실은 복도를 마주한 1M 정도 거리. 렌턴을 들고 CPO실에 들어가 냉장고를 열자 날 기다린듯한 삼겹살과 각종야채 그리고 조리병에게는 신의선물인 깡통 고기양념소스가 있었다. 난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뭉퉁그려 볶기 시작했고 15분후

음식은 완성이 되었다. 동기와 후임은 밖에서 사색이 되어 망을 보고 있었고 난 안주를 들고 다시 기관실에 내려가 마시기 시작했다.

새벽 4시 광란의 술파티는 끝이 났고 문제는 후라이팬과 부르스타였다.

미친척하고 바다로 던져버려 모든 증거를 없애버릴까 하다가 우리에게 배부름과 주님의 은총을 더 느끼게 해준 그들은 다시 깨끗이 씻어 마치 처음부터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하는게 후라이팬과 부르스타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CPO실로 들어갔다. 한참 설거지를 하는데 불이 켜졌다.

씨바 좃됐다. 이게 머릿속에 무한 반복중이다. 아 뭐라 변명하지 암튼 씨발씨발씨발 중인데

불을 켠 사람은 정보장님이었다. 아 저양반 내기장이랑 엄청 친한데 아놔 이거 어떻게 해야되나 영창가려나 아님 기관실 빌지바닥 용골위에 앉아 영원한 자기성찰의 시간을 보내야되나 영내 나부랭이가 CPO실 털었다고 용기가 가상하다고 특작부대로 착출되려나 암튼 머릿속은 복잡복잡 그 상태였다.

그러나 그 양반은 쿨 했다." 어 설거지 깨끗이 하고 물기제거 확실히 해라." 하고 갔다.

물론 첨부터 쿨한것 같지는 않았다. 라마즈호흡을 한 열 번정도 한것 같았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죽일놈입니다.

아.. 맞다 저 양반 밑에 전자전사, 나, 내연사 이 세명이 배 못타겠다고 SSU 간다고 설레발을 한번 쳐놔서 개 또라이들은 상대 안하는게 낫나 싶어 저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암튼 정보장님 감사합니다. 그 날 이후로 냉동기실, CPO실은 쳐다도 안봅니다.

그리고 내연사는 얼마후에 실무에서 SSU로 넘어가 훈련을 이수하고 SSU로 전역해서 지금은 상선기관사로 그리고 한가정의 가장으로 아버지로서 열심히 살고있다.

난 정보장님과 무려 3년동안 같은배를 타야하는 정신적인 고문아닌 고문을 당했다.

암튼 밑도 끝도 없이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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