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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연애할 마음의 준비가 된것 같아요.
게시물ID : love_42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필교(40세)
추천 : 11
조회수 : 189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6/04 00:42:00


엊그제 친구와 취준생과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취준생에게 연애가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저를 보면 친구와 너무 닮은 점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비슷한 점이 많아요!ㅋㅋㅋㅋ 둘다 인정했음) 그 친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일하면서 연애를 쉬어본 적이 없는 반면 저는 연애 공백기가 좀 길다는 점과 취준생이라는거?

곰곰히 생각해보면 마지막 연애를 한 4년전과 비교했을 때 그 사이에 남자가 없던 적은 없었어요. 제가 맘에 들어서 번호를 딴 적이 있었고, 일하던 곳에 짝남이 있어서 주변에서 연결해 달라고 했다가 저녁 한번 먹고 제대로 까인적 있었고, 추천채용 면접 1주일 전에 된통 까여서 극복하는 데에만 8개월이 걸리는 등 없진 않았네요 헤헤. 

근데 제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는 스스로 연애할 준비가 안됐던 거에요. 물론 아직도 상황이 변한 건 없어요! 그렇지만 다시 취준을 하는 지금과 취준을 갓 시작한 2년 전과 다르듯이, 4년 전과 지금의 저는 연애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 같아요.

4년 동안 일에 치여보고 스펙도 쌓으면서 느낀 점은 '혼자 있을때 외롭지 않아야 옆에 있는 상대방을 덜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전 제 첫 연애에서 못볼 것만 보고 헤어져서 그 뒤의 연애에서도 사귀었던 남친들을 괴롭혔어요. 사람을 오롯이 믿지 못했던 것도 있었지만 '이 사람이 전에 만났던 놈처럼 내게 상처주는 짓을 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만 해서 괴롭혔거든요.

모든 연애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끝났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어요.

그 뒤의 썸이나 만남, 소개팅도 모두 그런 식으로 끝났죠. 작년엔 번호따기의 극을 달렸어요. 뭔가 괜찮아 보이면 일단 앞뒤 안재고 번호따고 연락부터 해봤으니까요. (왜 그랬니....)

올해 1월부터는 번호따는 일도 없어지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잘해보고 싶은 사람도 생겼고요.

물론 제 취준과 연애가 제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희망을 보는 이유는 4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아주 달라졌고 많이 성장했다는 것이에요.

그때의 저는 '완벽한 여자가 되겠다'는 일념이 가득했고 지금은 'A라는 점은 부족할지 몰라도 나머지 부분에서는 내가 눈에 띌 수 있어!'라는 마인드로 바뀌었달까요

취업 준비와 연애의 공통점은 '나를 알아간다'는 것인데 이번에 제대로 맛보고 있어요.



이제 이런 확신이 생겼으니 제 감정을 너무 의심하지 않으려고요.

이번주 시험보러 가는데 잘해보고 싶은 분에게 먼저 만나자고 했구요 :)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성장한 모습만큼 성숙한 사람이 되어 잘해보고 싶은 분과 함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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