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하고 지하철타고 집에 가는길 (2호선) 나이들면 가끔 혈당이 떨어져 손이 떨리고 허기가 짐. 결국 좀 예민해짐. 지하철 승객 대부분은 앉아있었고 서서가는 승객은 대략 10-20명 정도 신도림에서 왕창내려서 좀 한산했음.
대림역쯤 지나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개독교 전도를 하고 다니심. 보통 전도하시는 분들은 그냥 '예수믿고 구원받아 천당가세요~ 예수 안믿으면 지옥불에 빠집니다~' 요정도 떠들면서 지나가니까 별 신경 안쓰는 편임. 어짜피 말을 해도 남의 말을 들을생각이 없기 때문에 말싸움이 성립이 안됨.
그런데 이 아주머니는 앉아있는 사람들 한명한명 눈을 맞추고 삿대질을 하며 염병을 떨고 있음. '교회 다니세요? 예쑤님 믿고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불에 떨어집니다. 예쓔가 아니면 구원받지 못합니다' 하면서 눈에서 레이져을 쏘고 삿대질을 눈앞까지 해대며 사람들에게 피해를 줌.
살짝 짜증이 솟아오름. 기본적으로 이딴식의 선교는 주님에게 이쁨 받고자 하는 본인만족을 위한 짓거리로 '마스터베이션'이라고 생각함. 집에서 또는 취향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염병하는거야 내알바 아니지만 공공장소에서 마스터베이션 하는건 엄연히 민폐이자 불법임.
아주머니가 내 앞에 오자 내 눈앞 10센치에 손가락질을 하며 똑같은 주문을 외움. 일단 반사적으로 손을 쳐냄.
참고로 본인은 큰아버지가 목사님 아버님이 (생전에)장로님 어머님이 권사님 그리고 본인은 모태신앙에 주일학교 교사와 성가대까지 했던 그러나 교회에서 결국 예수를 만나지 못해 20대 중반에 뛰쳐나와 종교와 담을 쌓고 사는 사람임. 엥간한 사이비들보다 성경과 교리에 대해 잘 알고 있음. (성경 자체는 좋은 교리임. 코란이나 불경도 마찬가지지만)
손가락을 쳐내고 아줌마를 똑바로 쳐다봄 일단 정상인의 눈빛이 아님. 약간의 살기와 광기가 흐름. 아줌마는 순간 흠칫 놀란 표정이지만 앵무새처럼 준비한 대사를 침
아줌마 : 오직 예쑤님만이 구원해주실수 있습니다
나 : 예수가 성경에서 이웃들에게 이러라고 하던가요?
아줌마 : 교회다니세요?
나 : 아니요
아줌마 : 예수님께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불에 떨어집니다.
나 : 아줌마가 이러고 다니면 사람들이 더 교회가기 싫어질것 같은데요.
아줌마 : 업...
나 : 공공장소에서 민폐끼치지 말고 꺼지세요. 나 집에가서 기도하고 회개하면 천당갈수 있으니까 더 심한소리 합니다.
아줌마 : 이런.... 저... 지옥불에 떨어질...
나 : 안나가면 나 지금 신고합니다. 신고하고 회개하고 천당 갈게요.
아줌마 : 내가 왜나가. 안나가. 당신 그렇게 예수모르고 살면 대대로 지옥불에 떨어져.
나 : (신고번호로 전화하며)기도하고 회개하면 된다매요. 신고 하고 있으니 좋을대로 하세요.
아줌마 : 저런 {*#*+#]*]^]*+}} 하면서 신림역에서 승객들 사이로 하차하였습니다.
저는 다음역 봉천역에 내려서 집에가서 맛있게 막걸리랑 집밥 먹었습니다.
그날 기도는 안하고 잤습니다. 회개는 죽기전에 몰아서 하죠 뭐. 평생을 봉사하며 살아도 예수 모르면 지옥가고 연쇄살인범도 죽게전에 회개하면 천당간다는데.
참고로 위 교리는 한국 개신교가 세를 확장하기 위해 만들어낸 교리일 뿐 기독교 정론에는 저런 교리가 없습니다.
그 옛날 기독교(현재 천주교)의 비리에 대항하여 떨어져나온 개신교가 한국에서는 오히려 그옛날 천주교 뺨치는 비리와 더러움의 온상이 되고 있죠. 예수를 만나고 싶으신 분은 교회보다는 성당에 가시는게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