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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연하의 부인과 결혼한 이야기 _ 육아 1
게시물ID : humorstory_4289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성2
추천 : 37
조회수 : 5140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4/12/04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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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odayhumor.com/?bestofbest_188068  김장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88148 임신과 출산
 
 
이제 10개월 된 초보아빠 입니다. 육아 선배님들이 이 글을 보시면 "후훗.. 이제 시작인데" 이러실 수도 있고, 공감하시는 분들도
있을거라 생각 됩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항상 "너도 나중에 애 낳아보면 안다"라고 하셨는데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많이 부좃한 아빠지만 그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삼삼이와 함께 크고 있습니다. 그럼 

 

삼삼이(태명)가 처음 태어나고 산후 조리원에 있을 때가 결혼 후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보낸 때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집에서 혼자 그동안 못 듣던 음악도 듣고,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들도 보고, 위장을 단련시켜주는 인스턴스 식품들도 실컷 먹고    

물론 한동안 끊었던 도쿄의 뜨거움 느꼈다. 근데 품번 900번대 이후로는 도쿄의 뜨거움도 예전같지가 않음. 역시 400번대 이하가 진리인 듯.
하지만 회사에서도 집에 혼자 있을 때도 부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삼삼이가 더 눈에 아른거렸다.
처음 태어나서 몇 일간은 혹시라도 잘못될까봐 겁이나서 안지도 못했지만, 그 작은 놈이 하품하고, 눈뜨고 젖먹는 모습이 항상 눈에 선했다.
  

내가 집에서 그동안 부인이 싫어하던 모든 만행을 저지르며,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만 하는 반항하는 미운 7살 아이처럼 지내고 있을 떄  

조리원에서 부인은 다른 엄마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바로 부인은 타고난 모유수유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인은 삼삼이가 울면 젖을 먹이는 건 당연했고, 내가 보기에 "응애 응애 응~ 억어어..촵촵촵" 이런 식으로 삼삼이와 눈만 마주쳐도 

일단 입에 젖을 갖다 물렸다. 그리고 틈만나면 유축기로 모유를 유축했는데, 쉭쉭 대는 유축기 소리는 마치 다스베이더의 거친 숨소리  

같았다. 부인은 모유수유에 맞는 몸을 선천적으로 타고나기도 했지만, 부인은 모유수유에 좋은 음식들을 엄청 먹었다.  

특히 소다리 (우족)을 고아 낸 육수 (우리는 족쥬스라고 불렀다.)을 시도 때도 없이 마셨다. 나도 한 번 마셔봤는데, 그 맛은 엄청 느끼하고 비릿한
맛이었다.부인은 마실 때마다 "오빠 족쥬스 맛, 정말 X같아" 이런 찰진 라임을 선보이면서 완모 달성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열심히 마셨다.
(지금까지 부인은 조리원 동기 다섯 명을 만나고 있는데, 그 중 유일한 완모 도전자라면서 다섯 명 동기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다.)
 
삼삼이가 집으로 오면서 둘 만의 공간이 삼삼이 하나 만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부인이 결혼 선물로 만들어 준
나만의 공간인 서재= 가끔은 동서양 인체의 신비 관람실(TV에서 보는 화려한 서재는 아니고, 방 하나를 책으로만 가득 채운 방입니다.
저희는 서민이에요...)는 기저귀를 비롯한 아이의 물건으로 가득차기 시작했고, 부인은 집에서 발생하는 아주 작은 소음도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심지어 집에서 방귀를 끼다가 부인에게 혼난 적도 있다. (나는 책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방귀를 낄때도 "북" 이라고 우렁차게 낀다.)
이제는 가끔 삼삼이를 재우고 TV를 보는 데, 100일 전까지는 우리 집 TV는 100일동안 안식 기간이었다.
가련한 냉장고는 처음 우리 집에 온 그날 이후 한 번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데 배은망덕한 TV놈은 100일을 쉬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질 개선도 안되는 기본도 안된 놈이다.
 
어제 베오베에서 봤던 육아게의 아기 센서 글과 댓글을 읽으며 100퍼센트 완전 공감했던 게, 삼삼이도 센서에 이상이 생기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났고
잠도 쉽게 들지 않았다. 초보 부모인 우리는 인터넷의 위대한 선배들이 남긴 역사적 유산들을 읽으며, 삼삼이를 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안고 자장가 도전 100곡은 기본이었으며, 수돗물을 틀어 놓기도 했고, 드라이기를 허공에 발사하기도 했다. 그래도 삼삼이는 쉽게 잠들지 않았다.
나와 부인은 바닥에 뒤통수가 닿으면 즉시 떡실신하는 체질인데 말이다. 물론 100일의 기적이라고 했던가 100일이 지날 때 쯤
삼삼이는 그나마 쉽게 잠들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은 부모를 닮아 뒤통수가 바닥에 닿으면 바로 잠드는 남들이 참 부러워 하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하.. 그래서 그런지 삼삼이 뒤통수가 가끔 아이패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 1편입니다.
 
육아를 도와주면서 느낀 점이 몇 가지 있는데요.
 
1.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 어디가 이런 프로그램은 제발 폐지되어야 합니다.  따라 하기 너무 힘듬. 특히 송일국 씨 삼둥이 데리고 자전거 태워주는
것이 뭔가 확 꽂힌 부인의 지시로 삼삼이가 걷기 시작하면 강제로 자전거 타게 생겼습니다. 덕분에 폐활량 좋아지겠네요. 허허허...
2. NS 처럼 바람은 안펴도, 저도 담배는 피지만, 제발 길빵 좀 안했으면 합니다. 특히 애를 안고 가거나, 어린 애들이 지나갈 때 당당하게 길빵하는
인간들을 보면 피우고 있는 담배를 입에 쑤셔 넣어버리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삼삼이는 요도하열 판정을 받아 12월 16일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다니면서 느낀건데 우리 애는 아니지만
몸이 아프거나 몸이 불편한 애들을 보면 저도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아픈 아이들이 모두 건강해졌으면 합니다.
지금도 육아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부모님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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