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운전면허 시험장에 학과시험을 치러 갔다.
학과 시험을 치기 위해선 교통안전교육을 들어야 했고 나는 교통안전교육을 미리 인터넷으로 접수해 두고 갔다.
꽤 일찍 도착했었다. 10시 교육인데 30분 일찍오래서 조금 서둘렀더니 도착해보니 9시 10분 가량이었다.
나 혼자서 안전교육 접수처 근처까지 걸어갔다.
시험을 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당황했다.
그 때 멀리서 아저씨 한 분이 걸어오고 계셨다.
반가운 마음에 그 분을 불렀다.
"저.. 저기요."
그랬더니 아저씨가 나를 쳐다보기에
"저.. 그.. 안전교육.. 인터넷으로.. 접수했..는..데요.."
라고 했다.
나는 낯가림이 꽤 심한 편이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할 상황에 쳐했더니 말을 더듬거렸다.
또 나는 말귀가 별로 좋지 않다.
다른 소린 잘 듣는데 사람 말소린 잘 못알아 들을 때가 많은데 긴장을 했더니 더 이해도 안되고 안 들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예.. 예..? 아.. 어.. 네.."
따위의 대답을 하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물으셨다.
"어디서 왔어요?"
당황했다. "에?" 라고 대답했다.
"어디서 왔냐구요."
나는 이 아저씨가 묻는 질문의 의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질문 그대로로 이해한 상태로 대답을했다.
"xx동에서 왔는데요.."
그랬더니 아저씨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아까는 안보였던 접수처 사람도 웃었다.
아저씨가 말했다.
"아, 난 또 중국 사람인 줄 알았네."
접수처 사람이 또 웃었다.
"말을 그렇게 해서 다른 나라 사람인 줄 알았어."
그제서야 질문의 의도를 이해했다.
어디서 왔냐는 질문은 국적을 묻는 것이었다.
내 열아홉 평생동안 중국사람처럼 생겼단 소린 들은 적 없지만
말 더듬기 하나로 중국사람이 됐다.
슬펐다.
토종 한국인이 한국말을 못하다니.
그렇게 그 분은 떠나가시고 나는 접수를 받았다.
여러모로 힘든 하루였다.
쓰다가 시계를 보니 오전 4시다. 오늘이 아니라 어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