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7년 겨울이었습니다. 울 큰 녀석이 첫 돌이 지나지 않았던 때였죠.. 대게 모든 남자분들이 그렇겠지만(?) 아들나면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요!! 저 같은 경우는 1. 조기 축구회에서 축구공과 함께 뒹그는 아들 보기 2. 목욕탕 가서 등 밀어달래기 등등 이었습니다. 이 녀석 아직 첫돌이 안지나 모두 하기 힘들지만 목욕탕을 함께 갈 수는 있게구나'라는 엽기적인 생각으로 목욕탕으로 녀석을 끌고 같습니다. 당시에는 장사를 하던때라 평일하고도 대낮이었죠. 동네 목욕탕이 그렇듯 손님이라고는 저, 아덜, 어떤 아저씨, 그 아저씨의 4살정도 되보이는 아덜.. 이렇게 있었습니다. 당시에 아들녀석은 아장아장 걸음마와 일어서서 안쓰러 지고 오래버티기 따위의 필살기를 이미 익혀논 상태라서 저는 아무 생각없이 녀석을 욕조안으로 데리고 가 높은(탕안에 둘레를 따라서 엉덩이를 걸칠 수 있는 의자 같은)곳에 세워놓고 장난을 치고 있었습니다. 녀석이 혼자 설 수 있게끔 모든 손을 띄고 한 5초도 있어보고 하다가 시간이 점점 길어졌죠.. 그러다 보니 머리속에는 "아 이놈이 물속에서도 혼자 서 있을 수 있구나!' 라는 강한 암시가 새겨 지더군요. 그러다 문득, 수건을 놓고 들어온 것이 생각나서 망설임 없이 녀석을 세워놓고-물속에요- 수건을 가지려 밖으러 나갔습니다. 수건을 가지고 목욕탕안으로 들어오니 탕안에서 누군가 수영을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당연히 아까 있던 그 아저씨의 아들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찰나에 지 아빠의 등을 밀고 있는 녀석이 보였던 겁니다. 자, 그럼 이제 탕안에서 수영을 하는 놈은 누굴까요?
그렇습니다. 제 돌도 지나지 않은 아들놈이었습니다. 흠, 수영이라고 하니 안 믿으실 분들도 있지만 그건 정확히 수영이었습니다. 녀석을 세워둔 곳에서 정확히 반대편 벽에 머리가 닿은 채 열심히 팔을 휘두르는 녀석을 보며 므흣*^^*한 생각을 할리가 없겠죠!!
저는 정신없이 탕안으로 뛰어들어가 첨벙첨벙 반대편까지 가서 녀석을 안아올렸습니다. 녀석의 얼굴은 무슨 마라톤을 뛰고 난 선수의 얼굴 같더군요.
그 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제가 목욕탕에 데리고 간 적이 없습니다. 물론, 이 얘기를 집 식구 누구한테도 한적이 없구요. 저도 목욕탕에 가면 수건, 칫솔, 기타등등 가져가야 하는 모든 것을 문앞에서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아! 이제는 아들에게 떳떳이 말하겠습니다. 널, 영재 교육을 시켜 훌륭한 수영선수로 만들어 주겠다구요..^^; 제가 영 글 재주가 없어서 재미가 없어보이더라도(사실은, 재미있는 상황은 아니지만서도) 욕은 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꼬릿말 사진속의 머스마가 주인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