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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모친의 촌지
게시물ID : lovestory_430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빵구쟁이
추천 : 3
조회수 : 9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5/15 13:10:27


BGM정보: http://heartbrea.kr/2888231> 때는 바야흐로 BK가 중학교 3학년이 되던 시기, 20년 전이다. 고등학교의 진학을 위해 부모들이 자주 학교를 찾고, 또 선생들이 자주 부모를 부르던 그 시절. 모친께서도 일하시다 말고 어김없이 학교에 오셨다. 담임을 만나기 전 나를 먼저 보시겠다며 우리 반으로 찾아오셨는데, 다른 엄마들은 다들 정장 등을 갖추어 입고 왔던 기억이 나는데, 우리 어무이는 점퍼에 원색 바지에, 운동화가 기억난다. 그리고 손엔 박카스 한 상자가 봉투도 없이 들려 있었다. 아이들이 수군대며 놀리기 시작했다. "BK 전마는 집은 가난해서 돈 대신 박카스 주는 갑따. ㅋㅋㅋㅋ" 내 어린 날의 굴욕이었지. 뭐, 사실 '맞벌이하시며, 밤낮없이 재봉틀 돌리고, 남의 집 전세 살면서 연탄보일러 때던 그 시기에 선생 찾아가 줄 돈이 어디 있었으랴.'라고 생각할 정도로 철이 들진 않았다. 어무이 퇴근 때를 기다렸다가 쏘아붙였던 기억이 난다. 며칠 뒤 모친께선 계속 마음에 걸리셨는지, 당신이 입을 수 있는 최고의 옷을 입은 듯해 보이는 복장으로 다시 학교로 오셨다. 나중에 집에서 들은 이야기다. "아야, 우짜노. 엄마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돈 줬는데, 봉투가 없어서 노란 봉투에 줬다. 다른 엄마들은 흰 봉투에 줬을 건데, 내가 준 건 금방 표시 나겠다. 몇 장 넣지도 못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그때 느끼지 못했던 찡함이 코끝으로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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