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론 난 술집에 가기로 함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또 그녀부터는 무슨 말을 할 지 난 솔직히 잊을려고 하고 있었음 손목녀가 학원에서 눈물 뚝 흘리고 나가버린 그 순간부터 군대에 있었던 그 때까지.
난 삶이란 건 소설같이 쉬운게 아니라고, 달기만 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음 즉 그녀랑 다시 만나도 옛날처럼 풋풋한 관계로 돌아가길 바라진 않았음 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된 거임 이루어지 길 바라기보다 잊는 게 낫다고 생각함 그래서 술마시러 여자만나러 다녔던 거고
그런 생각으로 나는 당일 부장형과 손목녀가 기다리고 있는 술집으로 나갔음 하지만 그녀는 안나왔음 그런거지 인생이란 게 내 뜻대로 무슨 소설처럼 될 거 같냐ㅋㅋ 라면서 속으로, 그래도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지고 있던 날 비웃었음 그렇게 난 비웃 던 나, 냉정해진 내가 된 줄 알았는데 부장형과 술 마시던 도중 난 그 이야기를 듣고 술집을 바로 뛰쳐나왔음
부장형이랑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부장형은 거하게 취했고 결국 그 이야기를 꺼냄 미국에서의 이래저래 여러 재밌는 이야기들로 난 폭소하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바로 뛰쳐나온 거임 부장형은 "OO이(손목녀)는 기다리고 있다 아직" "네?" "무슨 말인지 모르겠냐? 아직 너 기다리고 있다고 쨔샤" 난 뒤통수를 쎄게 맞은 것처럼 충격받았음 기다리고 있다니, 나를? 난 그렇게 잊을려고 했었는데 2년간 좋아하지도 않는 술 담배 여자 다 하면서 도망쳤었는데 그랬음 결국 난 도망치고 있었던 것 뿐임 그 쯤 되자 그런거지ㅋㅋ 하고 비웃던 냉정한 나, 현실의 나를 머리 한 켠속에 찌그러져 있던 고등학교 때의 나 , 손목녀를 좋아했던 내가 역으로 이기기 시작했음 난 바로 술집 나와서 달리기 시작했음 허겁지겁 짐 챙기면서 부장형에게 "죄송해요 가볼게요" "그래" 시계를 보니 밤 10시 쯤 난 그녀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있었음 불X친구에게 듣기로 그녀는 학비땜에 전에 우리가 다니던 미술학원 강사가 된 거였음 지금 이 시각이면 아직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급히 달려감
결국 도착해서 건물 들어갈려고 하는데 학생처럼 보이는 남녀애들 2명이 나오더라 여자애가 남자애 손목잡고 끌고 가고 남자앤 뭐라 궁시렁거라면서 따라가는게 딱 어디의 누군가들을 보는 거 같았음
난 바로 학원으로 올라감 예상대로 열려져 있었고 안에는 누군가 있었음
뒷모습을 보니 영락없이 그녀 같았음
그녀는 남아서 그림도구들 정리하고 있었고 나는 그 뒤로 다가가는데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음
그러다가 발소리가 들리니까 그녀가 내 쪽으로 돌아봄
와... 훨씬 예뻐졌더라
불X친구놈이 괜히 손목녀 H대 여신 됬다느니 뭐라느니 한 게 아니였음
생각없이 뛰어온 나였기에 난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랐음
근데 그녀는 나보고 놀라지도 않고 미소지었음 예의 그 청순미소로 "왔어?" 라고 말하는 거임 난 그래서 "응 미안" 몇마디 못했음 하지만 그녀도 나도 아마 알고 있었을 거임 말이 중요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았고 난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그대로 손목녀를 안아버림 그녀도 거부하진 않았고
근데 책상 위를 보니 팽이가... 팽이가 빙...빙글빙글...ㅋㅋ ㅋㅋㅋㅋ훼이크고
그리고 그 뒤 이야기는 뭐 님들 상상하는 그대로임 . . . . . . . . . 죄송합니다 마지막인데 어떻게 끝맺어야 할 지 모르겠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