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8년 1분기 애니 '마법사의 신부' 후기입니다. 이 애니는 2쿨 + ova 3편으로 총 27화를 볼 수 있습니다.
2. 간단한 내용 소개. 주인공 '하토리 치세'는 평범한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체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그녀의 가족들에게 불행한 일이 벌어졌고, 치세는 삶의 희망을 모두 잃은 채 경매장에 팔려나갑니다. 그때 경매장에서 상상 이상의 액수를 부른 정체불명의 한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가시나무의 마법사 '앨리어스 에인즈워드'입니다. 앨리어스는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염소 해골? 비스무레한 걸 머리에 달고 다니는 마법사였습니다.
3. 삶을 거의 자포자기한 채 살아가던 치세는 처음으로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준 마법사 앨리어스와 함께 살아가면서 자신이 '슬레이 베가', 앨리어스의 말로는 '여왕벌'로 불리는 존재임을 자각하게 되고, 앨리어스를 통해 마법을 배워가며 주변 인물들과 관계를 맺고 자신을 치유해갑니다. 앨리어스는 그의 마법 스승이었지만 차츰 서로 '사랑'이란 감정을 키워나갑니다.
4. 저는 작품 분위기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잔잔하면서도 무겁게 흘러가는 스토리는 이 작품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치세'가 스스로의 상처를 주변 인물들을 통해 치유해가는 과정, 다시 말해 '무의미한' 자기 자신이 누군가를 구원해줄 수 있음을 깨닫고 스스로를 구원해나가는 이야기라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5. 하지만 단점도 분명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선악 대립'을 중점으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악역이 나오긴 합니다만, 주된 갈등은 악역과의 갈등 보다는 주변과의 갈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치세 자신의 내적 갈등, 치세와 앨리어스와의 갈등, 치세와 주변 캐릭터 간의 갈등 등이 주된 갈등입니다. 갈등에서 발생하는 인물들의 감정의 폭, 혹은 사건이 불러오는 긴장감의 폭이 옅은 편입니다. 쉽게 말해 '루즈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라는 말이죠.
6. 작품을 보면서 '약간 강철의 연금술사 같다'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설정상 '마법'과 '마술'이 있는데, 마술이 강철의 연금술사에서의 연금술과 살짝 비슷합니다. 설정상으로는 그렇고, 가끔 중간중간 섞여 나오는 개그코드도 약간 하가렌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7. 개그코드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은게 뭐냐면, 제가 이 작품에서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이 바로 개그코드였습니다.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뭔가 타이밍이 참 애매할 때 등장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진지한 장면에서 조금 뜬금없이 나오는 감이 있었습니다. 아마 '너무 진지하지 않게 하기 위함'을 의도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만, 저는 이게 감정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별로 좋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8. 점수를 매긴다면, 별 5개 중 3.5개를 주고 싶습니다. 잔잔한 힐링물 좋아하시거나 판타지 좋아하시는 분들, 작화 예쁜 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하지만 잔잔한 스토리를 지루해 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