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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경험이 끔찍한 진짜 이유는
게시물ID : gomin_4320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워춥다구
추천 : 5
조회수 : 27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0/10 00:20:52
 언제든지 그 속으로 다시 끌려들어갈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매번 토하고 울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 잊으려고 난리를 치고 피곤에 지치려고 움직이면 악몽으로 나타난다.
내 머린데 왜 내 마음대로가 안 되는지 그럴 거면 뭐하러 내 어깨에 매달려있니, 무겁게. 장식도 안되는게....

어릴 때 날 끌고 가려던 미친놈이 있었다. 그때 남자의 성기를 처음 봤다.
초등학교 2학년 때였나, 10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얼굴이 기억난다. 히죽히죽 웃던 입매며 번들거리던 눈이며 지금도 길에서 만나면 낚아채고 너 그놈이지, 소리 지를 수 있을 것 같다.

 다행히 미수에 그쳤지만.... 그때 내가 그 차에 조금만 더 가까이 있었다면.... 우리 나라 차 핸들이 왼쪽에 달려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건 진짜 바뀌면 안돼. 납치가 엄청 쉬워질거야....

아니 근데 당한 것도 아닌데 왜 못 잊냐고.
세상엔 막말로 더 험한 일 당하고도 털어내고 사는 사람 있는데 왜 나는 그게 안 되냐고.
내가 나한테 묻고 싶다, 이 썩을 년아.

몇 년 지나 초등학교에서 성추행 경험을 묻기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나 말고도 우리 학급에 한 애가 더 있었다. 그땐 그런 교육이나 이런 게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선생님이 교실 앞으러 불러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어봤다.
조용히 물어본다고는 해도 한 교실이라 다 들리고 뭔 일이 벌어지는지 애들이 다 알았을 거다.
천만다행으로 그때 반 아이들 모두 착해서 그런 걸로 놀리고 괴롭히는 일은 없었다.

근데 중학교를 들어갔더니 어떤 썩을 년이 그러는 거다.
여자로서는 큰 흠인데 그걸 왜 말했냐고.
나중에 기억하는 애 있으면 어쩔거냐고.
그러면서 뭐 실지로 당한 것도 아닌데 털어버리라는 둥 하는거다.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해, 싸대기를 한 대 갈겨야 해.

 지금 생각해보면 싸대기만 갈겼겠나, 머리채를 죄 쥐어 뜯어놨겠지 싶은데 이미 서로 갈 길 갈라져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으니 뭐. 제 나름으로는 걱정해서 말한 거겠지, 하고 넘기고.

 암튼 그 일 때문에 아주 괴로워 미치겠다. 그 외에도 많다. 뭐 미친놈이 비오는 날 쫓아온 적도 있고.... 이 사회에서 여자로 태어난 건 천형이나 다름없다.

 항상 우울해질 때면 그 일이 방아쇠가 된다. 우울이 쌓이고 피곤하고 의욕이 사라지면 그런 생각이 자꾸 드는 거다. 그때 끌려갔으면 어땠을까. 나 같은 건 차라리 그때 그 쓰레기한테 붙잡혀가서 오물이나 받아 먹으며 개처럼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 이런 거지 발싸개 같은 생각들. 아 절대 안돼.. 생각하니 또 토쏠리네.
혹시 나 말고 끌려간 애가 있다면.... 

 모르겠다. 벗어나려고 별 짓을 다해봤는데 잘 안 된다. 이젠 누구한테 털어놓기도 아주 어렵고.... 상담도 받아보고 손목도 그어보고 별 오만 기상천외한 짓 막 어디다 말도 못할 막 그런 것도 다 해봐도... 안돼, 그냥. 이건 달라붙어서 떨어지지가 않아.

 엄마 그니까 내가 그때 정신과 가보고 싶다고 했잖아.... 기록이 남고 이게 중요한 게 아니었대두. 그리고 기록 그런 거 남지도 않겠지만 설령 남으면 좀 어때. 내가 멀쩡해보여도 다 썩어 문드러져서 어디다 묻지도 못해 이거. 땅도 같이 썩을라.

 어쨌든 몇 년에 한 번씩 비참함이 정점을 찍을 때면 그 때 그놈의 히죽히죽 웃는 얼굴이 떠오르고 그런다. 그럴 때면 진짜 미칠 것 같다. 평소엔 잘 살다가도 이러니까 뭐라 말도 못하겠다. 비정규적으로 찾아오는 발작 같은 느낌이다. 병 중에 뭐 이런 병 있지 않나?

요즘도 그런다. 미치고 팔짝 뛰겠고 별 생각이 다 든다. 개정된 아청법이 효과가 있을까? 솔직히 말도 안되는 그딴 거 하지 말고 우선 전국에 상담센터나 더 세웠으면 좋겠다.

 이제 나 같은 애가 더는 안 생겼으면 좋겠다. 아직도 우리반 그 친구가 선생님 앞에서 그때 일 증언했던 말들까지 뚜렷하다. 같은 놈 같았는데.... 
 
 암튼 결론은 그거다. 너 내가 어려서 기억 못할 거 같지? 지나가다가 걸리면 그날로 넌 지옥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싶어질거야. 법도 필요 없어 공소시효도 지났을 거고 증인도 없으니까....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칼이 아니라 전기톱을 간다, 내가.
 
 근데 그 전에 내가 먼저 미쳐서 그 톱날로 내 목을 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또 부쩍 든다. 전부터 종종 생각해오던 거긴 한데.... 아, 글쎄 이 생각도 떨어뜨릴 수가 없으니 나 참. 별 게 다 달라붙어서 내 발목을 잡아끄네.
 
 그렇게 되면 어머니 아버지 죄송해요. 동생아 미안하다 누나가 이 더러운 성질머리 땜에 그렇다. 근데 이렇게 타고 나서 어쩔 수가 없어ㅋ 죽으면 불같은 성질, 간직한 울화나 좀 꺼지라고 곱게 갈아서 강이나 바다에 뿌려주렴. 마지막으로 화장터에서 아주 화려하게 불태우고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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