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졸라게 못쓰는 공대 찌질이지만 오유에서 이 논의는 올라오지 않는 것 같아서 짧은 식견으로 총대를 매 봅니다.
지금 교육과정 개편으로 다시 시끌벅적 합니다. 영어 ab형 도입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폐지하고, 문이과 구분도 폐지한다던데
이 쪽은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문이과 구분 폐지는 어느정도 찬성하지만 이게 수능에서 폐지한다고 원하는 효과가 나올지도 의문이고..
공대생의 실리콘냄새나는 대가리로는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주목하고있는 것은 바로 국사과목을 수능 필수과목화 한다는 것입니다.
주제를 일단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국사 필수과목화를 반대합니다.
'수능' 은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입니다.
'대학'교에서 '수학受學'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것이 바로 이 시험의 의의라는 게 이름만 보면 잘 나와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수능은 국어, 영어, 수학, 선택 네 과목으로 이루어져있지요. 개인적으로 이렇게 나눠놓은 것 만큼은 참 잘 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국어가 왜 필수과목일까요. 굳이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말을 통해 배웁니다.
대학교를 갔는데 기본적인 독해능력이 없다면 교과서를 읽을 수도 없고 청해능력이 없다면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어가 필수과목인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영어는 왜 필수과목일까요. 지금 우리가 대학교에서 배우는 대부분의 지식은 원래는 영어로 씌어져있습니다.
좀 더 많은 지식을 '배우고' 좀 더 넓은 정보의 바다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영어라는 언어매체가 필수적입니다.
수학은 왜 필수과목일까요. 수학은 기본적으로 엄밀한 논리 위에서 쌓여왔습니다.
수학능력이 좋다는 것은 누가누가 계산을 빨리하느냐가 아닙니다.
수학을 배운다는 것은 수학이라는 학문이 기반한 엄밀한 체계적 논리를 배운다는 것이죠.
탐구 네 과목은 왜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이 네 과목은 대학교에서 배우기 전에 4과목 분량의 배경지식은 갖추어야 편하게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국사가 필수과목화 된다는 의미는 바로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위상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국사를 모르면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힘들어진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수학을 모르면 물리학과에 가는 것은 미친짓입니다. 물리학의 언어인 수학을 모르고 어떻게 f=ma를 이해할까요
국사를 모르면 법학과에 가는 것은 미친짓입니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판결을 할까요.
...는 미친소리죠. 네. 대동여지도랑 성범죄자 감방보내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그렇다고 저는 국사과목이 국어 영어 수학보다 중요치 않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국사의 필수교육화는 수능이라는 시험의 의의에 이보다 완벽할 수 없을 정도로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국사교육 중요하죠.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독립운동자의 활동과 이름조차 모른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이겠습니까.
솔직히 이 정도는 우리나라 국민으로서는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네. 국사교육은 이 쪽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의무적으로 '의무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이 정도는 배워야 하니까 나라에서 의무적으로 가르치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사 평균 지식이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면
바로 이 '의무교육'을 손봐야 하는 겁니다.
이 쪽은 교육을 전공하는 분이나 역사를 전공하는 분들이 더 잘 알겠지요.
어떻게 가르치는 방법을 바꿀 것인지, 시수는 어느정도가 적당한지 등은 그 분들께 맏기고 저는 반도체 공부나 하겠습니다.
이야기의 방향을 좀 바꾸어서
.... 아 근데 좀 힘드네요. 피곤하니까 다음 이야기는 짧게 쓰렵니다. 절대 공돌이라 글쓰는 능력이 딸려서 그런 게 맞습니다.
대체 왜 유쾌한(자기에게만) 역사인식을 가진 공주님과 그의 유쾌한 일당분들께서 국사과목을 수능필수화하려고 하는 걸까요?
지금까지의 공주님의 행보를 보면 유아퇴행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건 시사게 분들이 더 잘 아시겠지요
마치 네오지온.. 이 아니라 네오유신을 보는 것 같달까요.
기렌 자비.. 가 아니라.. 흠흠.. 박정희의 유지를 이어받은 공주님은 이 역사교육까지 이어받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1972년 '10월 유신'을 앞두고 박정희 정권은 1973학년도 대학예비고사부터 국사를 국민윤리·사회과목에서 분리해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국사 교과서도 사실상 정권이 만들고 감수하는 국정 체제로 전환했다. "교육에 국적을 찾는다"며 대대적인 국사교육 강화의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유신 독재를 합리화하고 반공 이데올로기를 퍼뜨리기 위한 '국정사관'의 일방적 강요였다는 게 역사학계의 일관된 평가이다."
이런 독제정권의 움직임은 거의 독제자급인 푸틴도 러시아에서 하고있는 일이죠..
이 정권과 뉴라이트에서 지금의 국사 근현대사 교과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별의별 기상천외한 일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굳이 말씀드릴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야 하니 마지막으로 칼럼 하나만 링크걸고 가겠습니다. 정말로 배고파서 그런 것이니 오해하지 마시져
경향신문에 올라온 역사학자분의 기고글입니다.
"다문화 시대에 역사 교육의 나아갈 바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하는 시대적 당위에도 불구하고 역사 교육이 유독 자민족·자국가 정체성 강화에만 매달려야 하는 학문적·교육적 이유는 분명치 않다."
p.s.
마지막으로 반대만 주지 마시고 뫠 반대하는지 알려주세요. 맘 여린 중생이랍니다 는 표면적 이유고 왜 반대하시는 지 알아야 제 생각의 문제점도 알 수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