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간부들 사과상자 車떼기로 돈 받아
박영준 前차관 추가 소환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30828121107883?RIGHT_REPLY=R11 "와인, 생수, 사과상자에서 차떼기, 허위 컨설팅 계약, 현금 없이 채무·투자금 대납 변제까지…."
3개월 동안의 검찰 원전비리 수사로 구속자만 30명이 나온 가운데 이들의 뇌물수수 기법도 각양각색이어서 요지경 속을 드러냈다. 28일 검찰 기소 내용에 따르면 김종신(67) 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은 지난 2009년 7월∼2012년 1월 원전 용수처리 전문업체인 한국정수공업 이모(75) 대표로부터 5차례 1억3000만 원의 현금을 받았다. 이 대표는 서울 성동구의 단골 음식점에서 5만 원권을 담은 2종류의 작은 상자를 이용했다. 김 전 사장은 선물 및 인사치레의 500만 원 단위는 작은 와인상자, 원전 납품수주 편의 대가용의 2000만∼5000만 원 단위는 생수상자를 통해 돈을 건네받았다.
금액이 많은 것은 운반하기 편리하게 좀 더 큰 상자를 이용해 차떼기 형식으로 이뤄졌다. 여당 고위당직자 출신인 이윤영(51) 씨는 2009년 2월 속칭 '영포라인' 원전 브로커 및 업체대표 오희택(55) 씨를 서울 모 사찰 주차장에서 차량끼리 서로 만나 오 씨로부터 사과상자에 3억 원을 받아 트렁크에 옮겨 실었다. 거액은 회사끼리 입금을 가장하는 수법도 동원됐다. 오 씨는 2010년 8∼11월 지인명의로 미국에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한국정수공업과 이 컨설팅 업체 간에 허위 용역계약을 체결해 용역대금을 가장해 달러로 13억 원을 입금받는 형태로 돈을 받았다. 돈의 성격은 한국정수공업이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에 960억 원대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전 납품 관련 편의에 대한 정치권 등의 로비자금 명목이었다.
한수원에서 김 전 사장 아래 2인자로 국내 23기 원전 운영을 맡은 박기철(61) 전 한수원 발전본부장(전무)은 현금이 직접 오가지 않는 형태로도 1억3000만 원을 받았다. 2009년 4∼5월 원전 정비용역 업체로부터 자신의 골프리조트 회원권 투자금을 대신 납부토록 해 1억 원을 받았다. 또 모 전기·기계설비 업체로부터는 자신이 부하 직원 송모(48·구속 중) 부장에게 빌린 돈 3000만 원을 대신 갚게 하는 수법도 사용했다. 원전 검수기관인 한전기술 전 내환경 및 내진 검증팀장 등 간부 3명이 골프여행 접대를 받는 방식도 교묘했다. 이들은 검증업체 새한티이피 대표 오모(50) 씨부터 6회에 걸쳐 1인당 722만∼934만 원씩 모두 2400만 원의 해외골프여행 접대를 받았다. 각자의 골프비용을 자신들의 신용카드로 일단 결제한 뒤 귀국해 공항에서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