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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 몸싸움 약세, KBL부터 달라져야 한다
게시물ID : basketball_43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연인
추천 : 3
조회수 : 49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7/03 12:26:41
KBL부터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남자농구대표팀이 최근 진천선수촌서 치른 평가전서 3승2패를 기록했다. 유재학 감독은 내용에 아쉬움이 많았다. 특히 마지막 2경기서 연패했을 때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몸이 풀린 브리검영대학 선수들의 저돌적인 몸싸움에 국내 선수들이 꼬리를 내려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대표팀이 세 차례 맞붙은 브리검영대학 선수들은 대부분 2m 이상 장신에 좋은 체격을 지녔다. 특히 몸 싸움을 터프하게 하는 스타일. 심판 파울 콜에 관계없이 일단 공수에서 적극적으로 몸 싸움을 해서 전술적, 심리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스타일이었다. 유 감독은 대표팀이 브리검영대학과의 1~2차전서 승리한 건 상대적으로 브리검영대학 선수들의 몸이 덜 풀린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표팀은 진천 평가전서 몸싸움 약세란 고질적 병폐를 확인했다. 

▲ 완전히 다른 FIBA와 KBL

동양인의 특성상 한국 농구가 선천적으로 몸싸움에 강하지 않은 조건인 건 틀림없다. 그러나 국제대회에 나가면 중국, 중동팀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는 인상이 강하다. 결정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 중요성이 커진 상황서 국내에도 몸 좋고 탄력 좋은 거구들이 속속 등장했다. 한국도 예년에 비해 체격이 많이 좋아졌다. 그럼에도 몸 싸움 약세는 여전히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FIBA(국제농구연맹)와 KBL(한국농구연맹) 심판들의 몸 싸움에 대처하는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최근 국제무대 추세는 몸싸움에 매우 관대하다. 볼 없는 지역에서의 몸 싸움은 어지간해선 파울콜이 나오지 않고 넘어간다. 공을 갖고 있는 공격수와 수비수의 1대1 상황서도 파울콜은 최소화된다. FIBA가 터프한 몸싸움을 의도적으로 장려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몸 싸움에 하나하나 파울 콜을 불어버릴 경우 경기 흐름이 지나치게 끊겨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 이는 국내 프로농구가 인기가 떨어진 원인 중 하나다. 

KBL은 몸싸움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핸드체킹의 경우 심하다 싶을 정도로 무수하게 파울을 많이 분다. 선수들은 당연히 FIBA 파울 콜이 아닌 KBL 파울 콜에 익숙하다. 국제무대 경험이 많은 선수도 느낌으로는 FIBA 콜을 알고 있지만, 막상 몸은 KBL 콜에 맞춰서 움직인다. 아무리 국제무대 경험이 많아도 국내 프로농구서 뛴 경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비 시즌에 FIBA룰에 최대한 익숙해져도 정작 반년동안 프로농구 시즌을 치르면서 다시 몸이 KBL에 익숙해지고 만다. 

결국 국제무대서 매번 몸 싸움에서 밀려 상대에 주도권을 내준다. 최근 이란을 비롯한 중동 팀들에 기를 펴지 못한 이유도 중동 특유의 저돌적 몸 싸움에 기선을 제압당했기 때문이다. 결국 초반 주도권을 내준 채 쫓아가기만 하다 볼 일 다 보고 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농구는 필연적으로 림 가까이에서 슛을 많이 시도해야 유리하고, 상대가 최대한 림 가까이로 공을 갖고 오지 못하게 해야 유리한 스포츠다.

그러나 일단 몸으로 골밑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 선수들에게 힘과 요령에서 밀리면서 제공권도 내주고 실점 확률도 높아지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최근 브리검영대학전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이 추구하는 변형 지역수비와 풀 코트 프레스 등은 적극적 몸싸움이 기본이다. 이게 여의치 않으면 국제무대서 한국의 승산은 낮다. 하지먄 한국농구의 현실은 제대로 된 몸 싸움을 해본 기억도 없으니 몸 싸움에 대한 요령조차도 떨어진다. 

▲ KBL이 달라져야 한다 

KBL이 그동안 몸싸움을 허용하지 않았던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경기의 지나친 과열을 막기 위해서였다. 특히 포스트시즌의 경우 매 순간이 승부처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파울 콜에 더더욱 민감하다. 때문에 심판들이 상대적으로 더욱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조그마한 접촉에도 파울을 불어 과열된 열기를 식혔다.

하지만, 이런 빡빡한 파울 콜에도 일관성이 떨어지면서 숱한 논란을 낳았다. 오히려 포스트시즌 이 더욱 과열되는 경우도 있었다. KBL 심판들 내부적으로 명확한 판정기준을 정립하지 못하면서 벤치와 심판의 갈등이 심화될 때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경기 분위기만 험악해졌고, 팬들은 등을 돌렸다.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다. 

결국 KBL이 어중간한 스탠스를 유지하기보단 FIBA 파울 콜을 확실하게 따라가야 한다. 한 농구관계자는 “KBL만의 로컬룰을 밀어붙였을 때 재미를 본 기억이 거의 없다. FIBA를 무작정 따라가는 것도 능사는 아니지만, 국제경쟁력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따라가는 게 옳다”라고 했다. 선수들이 국제대회 시즌에만 FIBA룰에 익숙해진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시즌 중에도 FIBA룰에 대한 기억을 유지시켜줄 필요가 있다. 파울 콜뿐 아니라 트레블링, 캐링 더 볼 등 바이얼레이션에 대한 엄격한 적용도 FIBA를 따라가야 한다. 그래야 룰 적용 기준에 대한 논란이 최소화된다. 그게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길이다. 국제경쟁력이 생겨야 KBL도 살 수 있다.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지난 3~4월 포스트시즌 당시 KBL 심판들은 어지간한 몸싸움, 특히 핸드체킹에 거의 파울을 불지 않았다. 갑자기 FIBA룰을 따라간 심판들의 콜에 감독들과 선수들이 오히려 당황했다. 결과적으로 미묘하게 변화한 콜에 잘 적응한 팀이 웃었다. 심판들이 몸싸움에 관대해지다 보니 경기흐름과 전개가 상당히 깔끔했다. 농구 팬들도 지난 봄 포스트시즌은 명승부의 연속으로 기억하고 있다. 

관건은 이런 흐름이 2014-2015시즌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지난 봄 포스트시즌이 터닝포인트였다면 한국농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이다. 지금의 국제무대 몸싸움 약세 혹은 기피증도 장기적으로 치유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지난 봄 포스트시즌에만 국한된 관대한 파울 콜이었다면, 앞으로도 선수들의 혼란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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