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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트 한지 벌써 12년이 됐는데 그동안 즐겁게 한 적이 없어요.
게시물ID : diet_432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취취
추천 : 12
조회수 : 894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04/03 21:02:03
처음 시작한건 군대에서 였어요.
고무신 거꾸로 신은 여자친구 생각을 좀 덜어보려고.
고참한테 배워서 틈날 때 마다 했었어요.
 
전역하고 학교에 복학했는데 체육과라 틈틈히 했었어요.
운동도 몇가지 밖에 할 줄 몰랐고 명칭 같은건 관심도 없었어요.
그러다가 동기들이 생체 자격증 따자고 해서 그 때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해부학도 공부하고, 운동명칭, 기구명칭 등 이론도 같이 공부했어요.
 
사회에 나오니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헬스장에 취업했어요.
이 때는 그냥 난 트레이너니까 보여주기 위해서 했었어요.
회원들 보기에 그래도 일반인 보단 좋아야 밥줄이 안 끊길테니까요.
 
그렇게 운동 시작한지 12년이 됐는데 돌이켜보면 정말 즐거워서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저 의무감이나 습관적으로 해왔던 것 같아요.
만약 운동 안해도 몸매가 유지된다면 당장 운동 그만뒀을 것 같아요.
TV나 주변에서 운동이 즐겁다 못해 중독까지 걸린 사람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그러다가 2년 전, 운 좋게 관리자가 되니 나태해 지더라고요.
난 현역(트레이너)도 아닌데 뭐..라는 생각에 자꾸 운동을 거르게 되고.
운동을 안하다 보니 생활에서도 움직이는게 좀 귀찮아 지더라고요.
원래 엄청 활발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거 좋아하는 성격이었거든요.
 
그래서 그 때부터 살이 막 찌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사진 찍는다고 운동하고 식단조절 했을 때가 66kg 이었고.
평소에는 70kg~73kg 왔다갔다 했었거든요.
그런데 75kg까지 쉽게 찌더라고요.
그리고 75에서 한 동안 멈추기에 이게 내 몸무게의 한계인가 보다 생각했죠.
 
제 착각이었어요.
75kg을 살짝 넘어가더니 별 신경 안 썼더니 쭉쭉 살이 찌더군요.
그래서 얼마 전에 82kg까지 찍었습니다.
상황이 심각함을 뒤늦게 깨닫고 슬슬 운동을 다시 시작했죠.
 
그런데 예전 생각하면서 중량에 욕심부리고, 가동범위 오바해서 하고, 시간에 쫓겨서 하다보니.
여전히 웨이트는 재미없고, 짜증나고, 중간중간 부상 입고.
그러다보니 또 예전처럼 운동하기 싫을 때마다.
이유같지 않은 이유 대면서 스스로 운동 쉬는 구실을 만들고, 스스로 위안하고, 스스로 정당화 시키고.
하......내 자신이 이정도 열정과 노력밖에 못하나 라는 생각에 한심 하더군요.
 
현재는 78kg-79kg 왔다갔다 합니다.
2주 전 쯤 고질병이 어깨를 또 부상당해서 2주 정도 쉬었다가 며칠 전 부터 다시 시작하는데요.
^-^
요즘 아주 조금 운동이 즐거워 졌습니다.ㅎㅎㅎㅎㅎㅎ
 
왜냐고요?
 
첫째는 몸매에 대한 기대를 버렸습니다.
운동의 첫번째 목표를 몸이 아닌 건강으로 잡았거든요.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친구들과 술도 한 잔 하고.
그러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요.
 
일단 중량 욕심을 버렸습니다.
중량 대신 세트수를 늘려서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동작 하나하나가 크게 힘들지도 않고, 관절에 무리도 안가지만 운동 후에는 꽤 큰 자극이 느껴져요.
 
그리고 시간에 쫓기지 않습니다.
예전엔 시간 딱 정해놓고 그 시간안에 계획한 운동을 빨리 끝내버리자는 생각때문에 시간분배 잘못하면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았거든요.
아마도 운동이 즐겁지 않았기 때문에 빡시게 빨리 끝내 버리려고 그렇게 했었겠죠.
이제는 시간같은거 잘 안보고 그냥 운동하면서 회원들 운동하는 것도 쳐다보고, 지도해 드릴거 있으면 지도도 해드려요.
목표한 만큼 운동량 못 채우면 다음날 더 많이 해도 되고, 시간 더 내서 하고가면 되고.^^
 
예전엔 어떤 강박관념(?) 때문에 제가 하던 기구를 세트 수 다 못 채웠는데 다른 사람이 중간에 하면 엄청 짜증났거든요.
못난이 마냥 운동 흐름 다 깨졌다고 생각하고..ㅠㅠ;;
그냥 다른운동으로 대체하면 되거든요..왜 그렇게 그 운동에만 집착했을까..
이러니 그동안 운동이 재미 없었던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동으로 먹고산다는 놈이 이렇게 멍청하게 살아왔네요.
 
퇴근 전에 짧게 글 쓰고 가려고 했는데, 글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다들 눈치 채셨죠?
 
운동을 학교 과제처럼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미션처럼 생각하시지 마세요.
그냥 편하고 부담없이 즐기시길 바라요.
 
시간에 쫓기지 마시고-
중량에 욕심내지 마시고-
결과에 집착하지 마세요-
 
 
운동의 첫째 목표는 몸과 마음의 건강이어야 하고.
그 건강을 지키려면 즐기는 운동을 평생 하셔야 합니다.
 
오늘도 다게 여러분들의 즐거운 운동시간을 응원하겠습니다-
 
p.s 저는 퇴근 하고서 월드컵경기장 워킹하러 가야겠네요.
야밤에 운동하는 가지각색의 사람들 보면서 시원한 공기 마시면서 걷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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