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라는 아주 뭐랄까 빨갛고 졸라 위험해보이는 단어를 들었을때
이야 이거 대박사건이구나. 난리나겠구나 싶었어.
근데 몇시간 지나고 나니까 별 감흥이 없네.
왜 그런고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이게 이상하게 현실성이 없어.
실제로 내란음모가 구라냐 아니냐를 떠나서
상황자체가 뭐랄까 붕 떠 있는 느낌이랄까?
오천피스짜리 퍼즐을 맞추는데 아무거나 집어서 휙 던졌더니 제자리에 가서 딱 꽂히더라.
는 느낌인거야.
김기춘이가 등용됐고
촛불과 시국선언은 점점 늘어가고
국정원이가 정상적인 대공업무다 라고 주장하고 있고
검찰은 속속 국정원 댓글 증거를 발견하고 있고
9월 국정원 개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모든걸 한방에 뒤집을 수 있는 딱 하나의 좋은 카드가
국정원의 소매에서 나왔단 말이지.
이걸로 국정원은 댓글의 정당함을 주장할 수 있고
검찰이 찾아내는 증거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며
촛불과 시국선언 역시 종북으로 매도할 수 있고
국정원 개혁에 대한 요구도 묵살할 수 있어.
근데 말이야.
아무리 국민을 개호구로 알아도 그렇지 이건 너무 성의없는거 아니냔 말이야.
적어도 국정원 말고 다른쪽에서 이 카드를 꺼냈어야지.
적어도 북한하고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이 카드를 꺼냈어야지.
이건 너무 뻔히 보이는거 아니냐고.
엠비는 성실하기라도 했지.
그네는 너무 무성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