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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나는 그녀와 영화를 보러갔다.
게시물ID : humorbest_4331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쥐불놀이하자
추천 : 23
조회수 : 6295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1/25 15:16:1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1/24 15:02:21

 

영화는 시시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진 후 그녀를 보며 일어나자고 말하려다가 멈칫했다.

그녀가 울고 있다. 보기 힘든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떨어져 내리고 있다. 비 처럼...

"난 별로 슬프지 않던데..."


"아니...."

"어쩐지 저 남자배우를 보니까...무언가 운명적인 것이 느껴져..나도 모르겠어.

 

눈물이 자꾸 나는 이유를...."

"...."  

2.




"화난거야?"

극장문을 나서는 내 팔을 잡고 말한다.
"..."

"미안해..하지만 어쩔수 없었다고...그건..".

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분명히 운명적인것이라고 말하겠지?

그녀는 내 예상과는 달리 말끝을 흐렸다.

"미안해..."

서글서글한 눈매... 오똑한 코는 아니지만 적당히 고운 선을 지닌 코...

그리고 ...선한 눈방울과 그 만큼이나 착한 여자. 화를 낼수없다.

난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입을 열었다.

"아..아냐..화난거 아냐. 그보다... 빨리 가서 저녁이나 먹자. "

횡단보도 앞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손가락을 만지작 거렸다.

작고 따스한 ...

"손가락 가지고 장난 그만하고 건너가야지".

그녀가 발을 떼며 말한다

"그러지요... 마님. "

"덜컥~!"


하는 소리와 같이 그녀가 내 앞에서 일순 하늘로 날아오른 것 과 끼이익! 하는 파열음이 난 것은 거의

동시였다.

아무렇게나 던져지는 인형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어 그녀는 포물선을 그리며
반대편차선의 자동차 지붕 위에 떨어진 후 다시 바닥에 구르다가 멈추었다.

어디선가 여자의 비명소리와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난 그녀에게 다가갔다.

꾸륵꾸륵 거리는 소리와 같이 눈과 귀 ...코...그리고 입에서 피가 천천히 흘러나와
동그란 원을 그리고 있었다.

어떻게 저 작은 몸에..저렇게 많은 피가....

철컥하는 소리와 같이 그녀를 친 빨간색 스포츠카의 문이 열렸다.
얼굴이 온통 힌색으로 창백해진 운전자가 비틀거리며 내린다.
운전자의 이마에서 흘러 얼굴을 적시고 있다.

불과 10분전에 보고 나온 그 잘생긴 얼굴을....

-"어쩐지 저 남자배우를 보니까...무언가 운명적인 것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겠어.

   눈물이 자꾸 나는 이유를...."-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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