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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프로젝트]: 아이가 묻는다 "나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게시물ID : sisa_4331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시마을
추천 : 4
조회수 : 44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8/29 14:39:04
<노컷뉴스> 이진욱 기자의 기사입니다. 글이 참 단아하네요.
[천안함 프로젝트]: "의심은 소통의 출발점"
 
 
아이가 묻는다. "아빠, 나 정말 다리 밑에서 주워온 거야?"
아빠가 무심코 대꾸한다. "뭐 그런 쓸 데 없는 걸 물어봐!"
아빠의 반응에 아이가 금세 시무룩해져 말문을 닫고만다.
 
그럴 때 아이의 내면세계는 어떨까?
'아! 그런 건 물어보면 안되는 것이구나!' 하고 깨닫게 될까?
아니면, '아! 나는 정말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될까?
여기서 분명한 것은, 속내를 나눌 상대가 없는 아이로서는 무척이나 혼란을 겪게 되리라는 점이다.
 
말 많고 탈 많은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열고 닫는 철학자 김성환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법한 이러한 풍경에 빗대 한국 사회의 소통 부재 문제를 꼬집는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소통의 출발점은 의심"인 까닭이다. 이는 천안함 사건의 핵심과도 맞닿아 있었다.
 
직접 본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천안함 사건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정면으로 맞서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2010년 3월26일 우리나라 해군 초계함 'PPC-772천안'(천안함)이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사건 직후 정부는 침몰 원인에 대해 계속 다른 발표를 하다가 결국 북한어뢰폭침으로 매듭짓는다.
당시 각계각층에서 수많은 의혹을 제기했지만 소위 종북주의자로 몰아가는 분위기 탓에 사람들은 쉬쉬하게 됐다. 이는 곧 정부 발표는 무조건 믿어야 하고, 합리적 의심은 범죄가 돼 버리는 경직된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그렇게 3년이 훌쩍 지났다.
 
 
최근 천안함 프로젝트의 언론시사회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를 제작한 정지영 감독은 "TV 토론 프로그램을 보다가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천안함 사건을 북한이 저지른 짓이 아니라고 의심하는 종북좌빨들이 있다'는 한 논객의 말과 이에 대해 사회자나 상대 논객이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제작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천안함 사건에 의혹을 가진 나도 이렇게 종북으로 몰릴 수 있구나'라는 섬뜩한 생각이 들어서였단다.
 
천안함 프로젝트를 연출한 백승우 감독도 "우리 영화는 범인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의심이 외압에 의해 어떻게 포기하도록 강요받는지를 보여주는 소통의 문제를 다뤘다"며 "올 4월 전주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뒤 일종의 매카시즘(마녀사냥식의 비이성적 여론몰이)을 당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영화는 개봉을 앞두고 7일 해군과 천안함 사건의 유가족들이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족들도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고인들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장면도, 의도도 없다"는 두 감독의 말은 사실이다. 대신 합리적 의심의 결과에 따라 정부당국의 입장은 다소 난처해질 듯하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극의 내용뿐 아니라 제작 단계에서부터 극장에 걸리기 전까지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경직성을 오롯이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9월5일 개봉(상영시간 75분, 12세 이상 관람가) /./
 
[출처](노컷뉴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598787

*[천안함 프로젝트]가 상식과 이성에 기초한 '국민소통'의 돌파구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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