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취향과 행복
게시물ID : phil_45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락쉬만
추천 : 4
조회수 : 44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3/01/04 17:22:23

어떤 사람이 "나는 온라인 게임을 하루에 16시간씩하며 지내는 것이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혹자는 이 말을 듣고 "무슨 그런 무의미한 짓을 하고 사느냐, 그 것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일이 있다. 예를 들자면

연애를 한다던지, 순수이성비판을 읽는 다던지, 기술이라도 연마하던지......"

 

그런데 아까 말한 온라인 게임을 숭상하는 자가

 

"그건 당신이 온라인 게임을 해보지 않아서 그렇다. 노력이 100% 결과로 환원되는 세상. 원한다면 날 수도 있고, 영웅이 될 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노력이 결과로 돌아오지도 않고, 권력자들에 의해서 무참하게 이용만 당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다,

순수이성이 어떻게 선험적 종합판단을 하는지 몰라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현실의 여자친구는 사실 늙어 없어질 존재에 불과하며,

기술은 연마해봤자 오년 후면 새로운 기술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

게다가 당신은 취향이라는 것을 모른다.

행복은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돈을 벌어봤자 온라인 게임의 골드를 사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가 '느끼고', '판단하면'

돈을 버느니 게임속에서 몹을 때려잡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라고 말했다.

 

그럼 다른 "혹자"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까.

 

첫 번째 생각해볼 수 있는 반론은 "온라인 게임은 실체가 아니라 망상에 불과하기에, 보다 현실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옳다."이다.

 

그런데 왠걸, 그 온라인 게임 중독자의 뇌내 도파민 분비수치를 보니 게임중일 때가 가장 높았다.

자전거 타기를 시켰더니 도파민 분비수치가 0에 수렴하고, 아드레날린만 분비되었다.

이런.. 현실적인 행복이 통하지 않나보다.

 

두 번째는 "행복이 취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행복은 어떤 절대적인 가치이며, 이에 도달하는 방법이 (잘은 모르지만) 있고, (잘은 모르지만)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은 이 행복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해볼 수 있겠다.

 

이 온라인 게임중독자 왈, "그래서 뭐?"

 

 

물론 다른 반론의 여지도 많다.

 

예를 들자면, 행복이 취향에 따른 것임을 인정하고

"취향에도 고저가 있다."고 주장한다던지.

 

취향의 문제라고 어느 누군가가 생각하는 순간, 이를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이 "취향"에서는 "행복"에 대한 담론이 벗어나기 쉽지 않다.

아무리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해봤자, 설득력 있는 근거를 들이대기 어렵다는 말이다.

 

비유적으로, "스타일"이라는 말이 있다. 스타일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그는 어떤 한 "스타일"로 파악된다.

심지어 스타일을 없앨 생각을 하는 사람도 스스로 스타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것 처럼 행복은 심각하게 "호불호-취향"과 밀접하다.

 

이번엔,

 

온라인게임에서 강제로 로그아웃하게 만들어서 비밀 번호도 바꾸고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게 만들고..

그런 과정을 거쳐서 이 어떤 사람이 "자전거 타기"에 집착하게 되었다.

 

연골이 나갈때 까지 자전거를 타는 거다.

 

그럼 아마 또 다른 "혹자들"은 또 다시 그 집착을 없에려고 할 것이다.

 

무한 루프다.

 

말하자면 이 경우는 자신의 "호불호"를 타인에게 주입하는 것이다.

 

 

아니면, "모든 일에는 정도가 있다." (옳은 길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극단적이지만 않으면 된다는 시각)고 생각하는 사람이 볼때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 일 좀 해서 돈 벌고 남는 시간 게임을 하던 말던 니 자유다. 그런데 현질을 하는 건 좀 그렇다."라고 적정선을 제시하며

타인의 행복을 "판단"해버릴 것이다.

 

사실 이런 말은 항상 "적절히"합리적이다. 상대에게도 자유를 주고, 지켜야할 선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 이 "정도"면 그래도 준수한 편이다. 행복이 취향이라는 점도 존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허나 어쩌나, 이 어떤 사람은 "현실"과 "온라인 게임"의 경계선에서 온라인 게임쪽으로 완전히 넘어가 있다.

이런 "정도"가 있다는 논리는 섬세하지 못하거니와, 상대의 논리를 무너뜨리지 못하므로, 무력하다.

 

아니면 조금은 종합적인 생각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사태를 거시적으로 보려고 할 것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이 텀은 happiness보다 utility 이지만)을 내걸며,

온라인 게임이 사회전체의 행복을 갉아 먹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희생을 종용할 수 있다.

 

이 어떤 사람은 이렇게 답할 것이다. "싫은데."

 

여전히 어떤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회전체적인 취향의 강요"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야기 밖에 안된다.

 

이 온라인게임페인에게 "바른길"이 있다고, 그길로 가야 "진정한 행복(이 어떤 사람의 관점에서는 혹자취향의 행복)"으로 가야한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현실에서 여성가족부는 "온라인 게임"을 비판한다. 우상을 무너뜨려야 한다!!

 

폭력성 도박성 성적행위묘사, 등의 온라인게임의 요소가 현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해악이고, 때문에 사라져야한다.

아니면 그 수위라도 낮추던지, 제도적으로 하루에 몇 시간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꾼다.

 

그래서-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가정하자.

 

그럼 이 어떤 사람은 그의 "페티시즘"에서 벗어났는가?

 

그가 온라인 게임을 두 시간씩만 즐기면서 일어나는 갈증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온라인 게임을 관두고 인터넷 도박을 시작한다면? 아니면 알콜 중독에 바진다면?

 

무조건적인 "금지"로 그의 취향의 성향(집착)을 바꿀 수 있는가?

 

 

앞서 말한대로 그가 이런 금지 조치로 " 사회적으로 합의된 고상한 취향 " 을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뭐, 순수이성비판을 읽고 자전거를 취미로 타며, 기술을 갈고 닦아 사회에 기여하는 그런 보람찬 모습 말이다.

 

이 과정은 바람직한가? 억압당한 그의 심리에 어떤 것이 생겨날까?

 

아마도, 순수이성비판의 페이지 페이지마다 그의 분노의 낙서가 그려져 있을 것이다.

 

빌어먹을 칸트 빌어먹을 칸트. 이렇게. 뭐 내 상상일 뿐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그 페이지 페이지에 새로운 온라인게임의 설계도가 그려질 수도 있겠지.

 

 

여기는 철게니까. 왜 이 어떤 사람이 온라인게임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그 심리를 분석한다던지,

아니면 사회학적이 관점에서 니트층의 온라인게임 내 분포와 그 소득의 차이를 종합해서 그래프를 그려본다던지.

아니면 행복이 취향과 불가분의 관계인지 아닌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허나 확실한건, 이 온라인게임 중독자에게는 언제나 빠져나갈 구석이 있다.

무슨 말이냐면, 논리적으로 입증을 해도, 아무리 아름다운 말로 설득을 해도

"취향"의 문제가 거론되는 순간, 취향이 아니라고 입증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그 말을 들을지 말지부터는

그 사람의 "자유"란 말이다.

 

사실, 여기서 아주 현실적인 문제가 시작된다.

 

이 자유의 책임? 그가 진다. 하지만 때론 우리가 져야할 때가 있다. 사람은 혼자 살지 않으니까.

온라인게임만을 하는 인구가 너무 많아져서 경제 자체가 피폐해지지 말란 법은 없으니.

 

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취향을 강요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너희 때문에 피해보기 싫다!!!"라고 외치고 있지 않은가?

 

사실 이 것도 "호불호"다. 하지만  충분히 그렇게 해도 된다.

 

경제가 피폐해졌다고 가정하고.

 

왜 그들이 무능한 탓에 그들이 현실을 도피하는데, 우리가 세금으로 그들을 먹여살려야하나?

 

랴는 이야기쯤,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말하자면 "ㅅㅂ 이번 선거에서 패한게 다 기독교 때문이다, 관념이나 부여잡고 딸치고 있는 어린애들 때문이다. ㄳㄲ들"

 

이런 말이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고 싶다면 표현을 있는 그대로 해야한다.

괜히 거창하게 철학적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민폐주지 말고 똑바로 살아라. 니 먹을 건 니가 벌어 먹어라 적어도"

라고.

 

 

그런데. 이 온라인게임을 하는 사람이 엄청난 부자여서 여기저기 투자도 많이하고, 재산세도 많이 내서

이 "혹자"보다 더 사회에 기여를 많이하는 상황이라면? 유니세프에 10만원씩 매 월 기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왜 이 온라인게임중독자가, 그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단정하고 이 글을 읽었는가?

 

 

노동을 하지 않아서? 거짓에 빠져있어서? 아니면 자기합리화를 일 삼아서?

 

인간은 마치 질료와 같이, 당구공 같이 정확하게 계산된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은 irregularity를 참을 수가 없어서?

 

뭐가 됐든.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취향인가? 아니면 경험상 일반화해본 "귀납적으로 합리적인" 추론인가?

 

혹은 저 너머 "온라인게이머"라는 이데아에 "쓰레기"라는 속성이 달려있는가?

 

아니면, 그저 그렇게 "확고한 무엇이" 부러운가?

 

뭐 어쨋거나, 죽을 죄를 지은 건 아닌게 분명하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