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다 하면 막 친구의 친구까지 동원 가족들 다 불러서
누가 더 빨리 많이 보내나 경쟁하듯이 12시 딱 되면 문자 날려서
예전에 기숙사 살 때 보면 정말 열두시에 문자폭탄 오던데
올해는 많은 일이 있었으니 특별할꺼야
한명쯤은 12시 정각에 진심어린 카톡 하나 보내주겠지
나도 많이 보냈으니 그 친구들도 나를 기억하겠지
12시 30분 현재
캐나다 사는 친구와 음악하던 친구가 페북에 글 남겨준거 외에
핸드폰은 매우 조용하네요
여자친구랑은 생일 문제로 실컷 싸웠습니다
기념일 안챙기고 대신 생일만 챙기기로 해서
제가 어린 마음에 생일에 대한 기대가 컸지요
항상 데이트 코스 짜는게 지쳐서
'나 선물대신 하루동안 나 데이트 코스 짜서 데리고 다니면 안돼?'
하니까 체념하면서 '영화나 보자...' 이러덥니다
그래도 생일인데.. 태어나서 처음 맞아보는 여자친구랑 같이 하는 생일인데
4살 연상 누나라 많이 기대했는데... 정성은 커녕 생일날(도 여친이 알바해서 일요일날...)
영화관 박물관 가기로 했습니다...
자기가 다 짜겠다고 하고는 결국 바티칸 특별전 보러 예술에 전당 갔다가
밥먹는거 영화관 위치까지 제가 다 결정했네요...
난 누나 생일날 몇일동안 후보정 작업하고 여행사진 모아다가
없는돈 털어서 포토북 해줬는데...
그것도 너무 싸다고 연신 미안하다고 했는데... 돈없는 학생 남친이라 미안하다고..
오늘은 성당에 가는데
제가 피아노 갈치는 꼬꼬마 아이들은
슬프게 생일축하 노래를 치는 절 보며 누구 생일이냐고 해맑게 웃겠죠
수능때 아무도 지지선언이나 편지 안해줬으니
아마 제가 리얼 소속되어있는 중고등부는 더할테구요
생일은 그냥 평일인가봅니다
성당끝나면 독서실가서 재수준비나 착실히 하는
착한 아들이 되어야지요
오유분들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