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미한 습도에도 늘어나고 줄어드는 머리칼 한 올
당신의 손길이 닿아
아주 작은 진동에도
깨져버리는
악기
목소리는 금세
음계를 벗어나므로
나는 가끔 나를 조율해야만 한다
소리굽쇠에 나를 얹어
고요한 '시간'의 조율사에게
몸을 맡긴다
물 밑바닥에서 모음을 늘려 가는 나는
바람에 조율되고
드디어 물을 조율한다
세상이 언젠가
어두운 질서로부터 풀려나기를
나는 꿈꾼다
사람의 고동이 모여
음악이 되는 시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