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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제작 위키니트러
에버프리 탐험대 1
트와일라잇은 기분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양피지에 글을 적고 있었다. 요새 트와일라잇은 괜시리 가만히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사실 트와일라잇은 공주가 되고, 알리콘이 되고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하루 아침에 찾아온 급격한 변화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혹시나 자기가 공주가 되기 위해 이제껏 자기가 지냈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야하는 건가, 친구들과는 다른 대우를 받고 친구들은 자신을 다른 존재로 여기는건 아닐까 무서웠다.
트와일라잇은 원래 자신의 삶에 만족했다. 친구들과 더이상 만날 수 없다면 공주니, 알리콘이니 하는 것도 부질없었다.
하지만 천만다행이게 셀레스티아 공주는 트와일라잇을 공주라 임명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왕실 업무를 맡기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우정에 대해 배우고, 공주로써의 임무는 때가 되면 가르칠 것이라 말했다.
그래서일까, 요즘 트와일라잇은 전과 다름없이 포니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기분이 한층 좋아졌다. 평소와 같은 일상이었지만 평소와 같기 때문에 트와일라잇은 감사하게 여기고 있었다.
"스파이크! 여기 물좀 갖다줘!"
공부에 집중하다 목이 타들어갔는지 트와일라잇이 소리쳤다. 스파이크는 몇초 지나지 않아 곧바로 2층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알겠습니다, 트와일라잇 공주님! 본부대로 하죠."
스파이크가 트와일라잇 앞에 서서 머리를 조아린뒤 부엌으로 달려갔다. 트와일라잇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공주라는 말 하지 말라니까. 그냥 트와일라잇이라고 불러."
"어찌 공주님께 그런 무례한 행동을 할 수 있겠습니까."
스파이크가 접시에 물이 든 컵을 들며 트와일라잇에게 다가왔다. 트와일라잇은 스파이크가 장난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기분은 썩 좋지않았다. 공주라는 칭호는 아직 자신에게 너무 어색하고 이상했다. 얼마전만 해도 아침에 인사를 나눴던 포니빌 주민들도 이제는 자기들을 낮춰부르고 트와일라잇을 높혀부르고 있는 것도 트와일라잇은 못마땅해했다.
마법으로 물잔을 들어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는 다시 접시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다시 책읽기에 집중했다.
그 때, 입구에서 노크소리가 났다.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가 동시에 문을 쳐다보더니 서로를 쳐다봤다. 서로의 눈빛은 '누구 오기로 한 포니있어?' 라고 묻는것 같았다.
스파이크가 문을 열자 뜻밖의 손님이 도서관으로 들어왔다. 분홍 파마머리에 분홍빛 털, 분홍꼬리에 풍선 큐티마크를 가진 포니였다. 핑키 파이는 스파이크와 트와일라잇에게 인사한 뒤 통통걸음으로 도서관 안으로 들어왔다.
"안녕, 트와일라잇! 안녕, 스파이크!"
핑키는 언제나 변함없는 웃음을 지으며 이리저리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트와일라잇은 책읽기를 중단하고 핑키파이에게 물었다.
"아침부터 무슨일이야, 핑키?"
핑키파이는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한시도 가만히있지 못했다.
"무슨 일이긴! 책을 읽으러 왔지!"
트와일라잇은 약 10초동안 그 말이 무슨 의미인가 생각했다. 책을 읽으러 온다는게 대체 무슨 소릴까. 핑키파이가 하는 말이니 평소처럼 의미없는 말이거니 했으나,
문뜩 자기가 살고 있는 장소의 의미가 생각났다.
"아... 그렇지 여긴 도서관이구나."
한참이나 가만히 있다가 대답을 한 트와일라잇을 보고는 핑키는 깔깔 웃는다.
"아하하! 바보 트와일라잇! 도서관에 살면서 그것도 몰라!"
사실 트와일라잇이 이런 착각을 하는건 당연하다. 포니빌의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오는 포니는 이제껏 레인보우 대쉬말고 단 한마리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트와일라잇이 매일 자기 책장에서 책을 꺼내듯 읽기만 하니 도서관의 의미를 망각할 만하다.
"핑키파이같은 포니가 책을? 대단한데? 무슨 바람이 분거야? 너 진짜 핑키 맞아?"
"하하! 고마워 스파이크!"
"스파이크. 그런말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야. 그리고 핑키! 그건 칭찬이 아냐! 좋아하지마!"
트와일라잇은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게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핑키파이와 같이 있으면 몇분도 안되서 기진맥진 기운이 빠진다. 트와일라잇은 오늘 책읽기를 포기한듯 책을 덮고 책장에 꽂아넣는다.
"그래, 핑키. 무슨 책을 원하는데? 내가 금방 찾아줄게."
스파이크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트와일라잇이 책 이름을 말하면 항상 3초안에 갖고오는 스파이크였다. 책을 찾는 일은 누구보다 자신있었다.
"히히. 고마워, 스파이크. 근데 책 이름은 기억이 잘 안나. 옛날에 할머니께서 읽어주신 동화책이었는데..."
"이봐, 책 이름을 모르면 찾을 수 없어! 저자나 출판사는 기억나?"
"음... 아니. 그래도 내용은 어렴풋이 기억나. 누나가 에버프리 숲에 들어가서 역경을 헤치고 동생을 찾는 내용이었어."
그 말에 트와일라잇이 귀를 쫑긋 세우며 반응했다.
"나 그 책 알아! 초콜릿 남매 맞지?"
핑키파이가 제목을 듣자 소리를 지르며 발굽박수를 쳤다.
"맞아, 맞아, 맞아! 트와일라잇도 아는구나!"
트와일라잇도 반가운 마음에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알지! 케이던스에게 100번은 더 읽어달라고 했는걸!"
스파이크는 그 책을 읽은적이 없어 포니들의 대화에 끼어들 순 없었지만 책의 제목을 안다면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책장으로 뛰어가서 책을 찾아 핑키에게 건냈다.
"고마워, 스파이크."
입으로 책을 건내 받은 핑키는 의자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트와일라잇은 아직도 흥분감에 젖은 목소리로 옛일을 추억하고 있었다.
"진짜 오랜만이다. 그 책을 읽고 에버프리 숲에 대해 궁금해서 에버프리에 관한 모든 책을 다 뒤져보고 찾아봤지."
핑키는 책 한페이지를 채우는 그림에 몇줄없는 문장을 천천히 눈으로 음미하며 책을 읽었다. 핑키는 트와일라잇의 말을 듣다 문득 생각이 나 물었다.
"그러고보니, 에버프리는 정말 어떤 곳이야? 이 책에 나온 내용은 모두 사실이야? 할머니께서 이 책을 읽어주실 때 에버프리는 정말정말 무서운 곳이니 절대 들어가지 말라 하셨는데."
핑키도 에버프리에 몇번 들어가 본 적은 있지만 책에 묘사된 정도의 위험은 없다고 생각했다. 에버프리에 들어서고 나온자가 없다고 하는데 자기는 이렇게 멀쩡히 있으니 말이다.
"사실 그 책이 약간 과장한 면이 있긴 하지만 에버프리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어. 내가 에버프리에 관한 정보를 몽땅 모아봤지만 형편없는 수준이었어. 단순히 뭉뚱그리는 내용만 있을 뿐, 제대로 연구하고 서술하는 책은 하나도 없었어. 아마 공주님이 에버프리에 대한 연구를 금지시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흐음... 그럼 우리는 에버프리를 많이 갔다왔으니 우리가 가장 에버프리에 대해 많이 아는거네? 에버프리학 핑키파이 박사!"
핑키는 언제 꺼냈는지 안경을 얼굴에 쓰고 책을 들며 씨익 웃었다.
"사실 그 책을 낸 목적 중 하나가 어린 아이들에게 에버프리의 무서움을 무의식적으로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지. 알 수 없으니 일단은 경고를 해서 백성들을 지켜야하니까."
트와일라잇은 공주로써 그 목적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위험으로 부터 백성들을 지키는게 최우선이니. 하지만 학자로써 그건 용납될 수 없었다. 아직 밝혀지지 않는 분야는 연구하고 밝혀내야 하는것이 의무이고 도리였다.
"그래도 에버프리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아..."
트와일라잇은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핑키는 여전히 웃으며 책을 천천히 읽고있었다.
스파이크는 대화에 관심이 없었는지 트와일라잇이 읽고 내던진 책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었다. 스파이크가 사다리를 올라타 책장에 책을 꽂으려는 순간 구역질을 했다.
"읍... 우웩!"
스파이크가 입에서 불과 연기를 뿜어냈다. 사다리를 타던 도중이라 중심을 잡지 못하고 사다리에서 떨어지려 했지만 트와일라잇이 마법으로 잡아주었다.
연기는 이내 실체가 선명해지더니 두루마리로 변하였다.
"공주님의 편지? 무슨 일이지."
스파이크를 바닥에 내려놓은 뒤 트와일라잇은 편지를 폈다. 트와일라잇은 빠르게 편지를 눈으로 읽은 뒤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했다.
"공주님이 나 혼자 캔틀롯으로 호출하셨네. 무슨 일 일까?"